주간동아 340

2002.06.27

‘삼바 군단’ 우승후보 1순위

브라질, 호나우두 부활에 조직력까지 급상승 … 잉글랜드, 스페인도 유력

  •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 kisports@hanmail.net

    입력2004-10-14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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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바 군단’ 우승후보 1순위
    역시 브라질이다. 조 예선 48경기를 치른 결과 우승후보였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탈락한 반면, 당초 전문가들로부터 우승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브라질이 급부상했다. 이번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브라질은 프랑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는 물론 스페인보다도 우승확률이 적은 팀이었다. 남미 예선에서 6패나 기록하는 등 동네북으로 전락했고, 지난해 한국과 일본에서 벌어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질은 예선 경기를 치르며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브라질과 같은 C조에 속해 있던 터키 코스타리카 중국 등 세 팀이 약하기도 했지만 3전 전승으로 여유 있게 통과했다. 터키와의 경기에서는 브라질 특유의 현란한 개인기를 보여주었지만, 아직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아서인지 고전 끝에 2대 1로 이겼다. 그러나 중국(4대 0), 코스타리카(5대 2)는 시종일관 경기를 압도하며 여유 있게 이겼다.

    브라질이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90년대 말부터 브라질의 성적은 호나우두의 컨디션에 따라 극과 극을 달려오고 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0대 3으로 완패한 것은 호나우두가 경기를 뛰지 못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그 후 세계 최강다운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호나우두가 부상으로 2년여를 뛰지 못한 탓이다.

    브라질은 히바우두, 카를루스, 카프, 주닝요, 에메르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이들도 브라질을 일으켜 세우지는 못했다. 팀의 에이스는 동료들의 플레이를 살려주면서 자신도 빛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하는데, 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오로지 호나우두만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호나우두는 최소한 2명의 수비수를 끌고 다닌다. 따라서 호나우두와 히바우두, 에메르손, 주닝요 등 누가 콤비를 이루든 이들은 호나우두와 반대쪽으로 움직이면 찬스가 생긴다. 이들이 상대 수비진영을 흔들어놓는 동안 세계 최고의 오른쪽 윙백 카를루스와 카프가 치고 올라와 지원 사격을 하면 상대 수비진영은 이내 초토화된다. 더구나 카를루스의 프리킥은 상대 골키퍼가 공포를 느낄 정도로 강하고 정확하게 골 네트를 가른다.



    브라질을 위협할 팀으로는 지난 6월15일 8강 진출전에서 덴마크를 3대 0으로 완파한 잉글랜드와 파라과이를 격침시킨 독일, 그리고 스페인이다. 잉글랜드는 조 예선에서 부진했던 ‘쌕쌕이’ 마이클 오언이 살아났고 오언과 투톱을 이루는 에밀 헤스키도 컨디션이 좋아졌다. 오언은 빠르고 헤스키는 파워가 있어, 이들의 전혀 다른 스타일이 서로 보완작용을 할 경우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다. 따라서 21일 일본의 시즈오카에서 맞붙을 잉글랜드 대 브라질(벨기에전에서 이길 경우)의 경기는 이번 대회 전체 판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일전이 될 것이다.

    독일은 파라과이를 제압함으로써 이제 우승까지 바라보게 되었다. E조 예선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8대 0으로 대파하고도 바켄바워로부터 “8강에 그칠 것”이라는 혹평을 들었던 독일은 떠오르는 스트라이커 발락이 매우 좋아지고 있다. 독일은 21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멕시코와 미국 전에서 이긴 팀과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되는데 대진표도 매우 유리하다. 또한 B조 예선에서 3승을 올린 스페인도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잘 맞는 팀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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