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0

2002.06.27

그해 6월 우리는 축구로 행복했네

  • < 사진 / 김성남 기자 > photo7@donga.com < 글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입력2004-10-14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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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해 6월 우리는 축구로 행복했네
    그해 6월 우리는 축구로 행복했네2002년 6월, 한반도는 붉은색의 거대한 용광로였다. 우리는 선수들과 함께 뛰고 넘어지며, 천둥 같은 응원으로 승리를 염원했다. 작은 축구공은 전국을 해방구로, 잔치마당으로 만들었다. 시민들의 열정과 환희는 축구 독립에 대한 헌사였고 민족적 에너지의 표출이었다.

    외신들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 ‘광란’에 당혹해하면서도 그 순수함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이 6월이 가면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 있을 것이다. 거대한 용광로는 다시 분열의 편린으로 되돌아갈지 모른다. 하나 된 민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절정의 환희는 일상의 허탈함으로 변해 있을지도 모른다. 온몸을 휘감았던 카타르시스는 고단한 삶에 다시 자리를 내줄지도 모른다. 마치 언제 우리가 어깨를 겯고 하나가 됐었느냐는 듯….

    그 6월의 용광로는 오래된 LP 음반처럼 우리들의 가슴속에 진하게 또 소중하게 새겨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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