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9

2002.06.20

한국 바둑, 우승전선 이상 무!

유창혁 9단(흑) : 콩지에 6단(백)

  • < 정용진 / 바둑평론가>

    입력2004-10-14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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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바둑, 우승전선 이상 무!
    ‘후지쓰(富士通)배 우승전선 이상 없다!’

    그라운드의 랭킹 1위 프랑스는 비틀거렸지만 ‘반상(盤上) 랭킹 1위’ 한국 바둑의 우승 행보는 거침없다. 제주에서 열린 제15회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 8강전에서 4명의 기사가 출전한 한국은 이창호 9단, 유창혁 9단, 이세돌 3단으로 이어지는 트리오 라인업이 예상대로 준결승에 진출함으로써 5년 연속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LG배에 이어 한국은 또 한 번 ‘4강 싹쓸이’를 기대했으나 신예 박영훈 3단이 일본 혼인보(本因坊) 왕밍완(王銘琬) 9단에게 아깝게 물러서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겼다. 지금까지 한국은 후지쓰배 14회 중 7회를 우승했으며 98년 이래 연패(連覇) 행진을 펼치고 있다.

    중국의 ‘3신성(新星)’으로 불리는 콩지에(孔杰·20) 6단은 앞선 16강전에서 이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조훈현 9단을 꺾어 기염을 토했으며, 일찍이 춘란배에서 이창호 9단도 잡은 바 있는 다크호스. 그러나 98년과 99년 두 번에 걸쳐 후지쓰배를 안은 바 있는 유창혁 9단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별명에 걸맞게 어린애 손목 비틀 듯 대륙의 샛별을 무력화했다.

    한국 바둑, 우승전선 이상 무!
    는 공이 울리자마자 우상귀 정석과정에서 백이 혼쭐나고 있는 장면. 백쫔에 붙였을 때 흑1로 끼운 수가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은 결정타였다. 처럼 백2로 응할 수 없다. 흑5까지 실리는 실리대로 내주고 흑A에 붙이는 수, B로 머리를 내미는 약점이 여전히 남아 곤란하기 때문. 따라서 백6까지는 어쩔 수 없는 수순인데, 다음 흑7·9의 연타에 그로기 상태. 흑13 다음 백‘가’로 붙여 겨우 목숨은 구했으나 그 대가로 흑에 도배를 당해 우하변 흑 세력이 엄청나게 커졌으며 여전히 흑‘나’에 집어넣는 패맛이 남아 있어 생불여사(生不如死)나 다름없다. 225수 끝, 흑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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