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9

2002.06.20

“한국 8강도 가능하다”

16강 진출 예언한 ‘도사’들이 본 축구운… 한반도에 기운 집중 좋은 경기 보여줄 것

  • < 안영배 기자 > ojong@donga.com

    입력2004-10-13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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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8강도 가능하다”
    지난 5월 말 월드컵대회 개막식이 열리기 직전, 한국 대표팀의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각 선수들 앞으로 한 권씩의 책이 선물로 전달됐다. 대한축구협회 월드컵지원단을 통해 대표팀 전원에게 전달된 책은 ‘3천년의 약속’(아름드리미디어)이라는 미래 비전서. 한국팀이 16강은 물론 8강에 진출한다는 예언이 수록돼 있는 이 책을 읽고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라는 배려에서였다.

    이 책은 국내 명상수련단체인 해피타오 인터내셔널의 리더 ‘한바다’가 2001년 초반 제자들에게 구술한 미래 예언을 엮어 놓은 것으로 지난 3월 출간됐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과 함께 8강 진출 예언이 무려 1년6개월 전에 예고됐다는 것(이 예언은 월간지 ‘신동아’ 2002년 1월호에 자세히 소개된 바 있음). 그러나 올 3월 이 책이 정식 출간되기 전까지만 해도 한바다의 예언은 8강은커녕 16강도 불가능하다는 자조적인 비난 속에 묻히고 말았다.

    1년6개월 전에 벌써 예고

    심지어 역술인들도 한국의 16강 진출에 대해서는 비관적으로 예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3월이 지나면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하자 비로소 16강 진출을 ‘당당하게’ 예언하는 ‘얌체족 역술인’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났던 것. 아무튼 ‘주간동아’는 한국의 16강 진출을 일찌감치 공개적으로 예언한 책의 주인공인 한바다를 만나보기로 했다. 인터뷰 시점은 미국과의 경기를 이틀 앞둔 6월8일 오후.

    -책의 내용처럼 한국이 2승1무의 성적으로 16강에 진출한다는 예언은 여전히 유효한가.



    “책을 낸 후 미래에 대한 리딩(reading)을 하지 않아 더 세밀하게 관찰해 보지 않았지만, 폴란드에 이어 미국과의 경기에서도 우리가 이길 것으로 본다.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는 비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결과가 어찌 됐든 16강에는 무난히 진출할 것이다.” (6월10일 미국전에서는 1대 1 무승부로 나타났음)

    한바다는 축구라는 게임에서는 누가 그 기운, 즉 기세를 주도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려 있다고 말한다. 개인기는 그 다음이라는 것. 이를테면 미국과 포르투갈의 게임에서 미국은 한반도의 기운을 자신의 기세로 이용해 개인기가 뛰어난 포르투갈을 몰아붙여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팀은 지금 한반도의 기운을 타고 계속 상승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한국 8강도 가능하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16강에 진출만 하면 8강도 가능하다고 말하지 않는가. 나는 8강 진출을 70% 이상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런 자신감이 무형의 에너지로 작용해 대표팀에 기운을 보태줄 것이다.”

    -히딩크 감독에 대해 평가한다면?

    “그의 에너지를 (마음으로) 느껴본다면 한마디로 균형감각이 뛰어난 사람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인들로부터 ‘오대영’이라는 수모를 당했을 때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한국팀이 상승 분위기로 흥분했을 때는 사람들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줄 아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한바다는 이 밖에도 이번 월드컵 경기에서는 이변이 속출해 시청자들이 재미있는 월드컵을 구경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그는 월드컵보다는 그 이후의 한국과 세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그의 말을 요약하면 월드컵은 평화와 문화의 한마당 축제이며, 이를 계기로 한국은 지구촌의 중심무대로 떠오르게 되고, 연이어 세계를 놀라게 할 일들이 한국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한다.

    명상수련이 아닌 천기(天氣)로 이미 16강 진출을 예언한 이도 있다. 역학에 조예가 깊은 김영학씨는 올 초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1승1무1패 혹은 2승1패로 한국팀이 어렵사리 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활약을 일찌감치 짚어냈다.

    “하늘의 기운이 한반도에 집중적으로 모이는 좋은 시기에, 그것도 홈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하게 되므로 한국팀이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다. 한국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질과 정신력이 향상되고, 특히 나이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이다.”

    구체적으로 김영학씨는 올 초 예언에서 폴란드와의 시합에서는 2대 1로 한국팀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경기 결과는 한국이 2대 0으로 이겼다. 그리고 6월10일 미국과의 시합에서 한국팀이 무승부를 기록했으므로, 그의 예언대로라면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는 한국이 질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어찌 됐든 한국팀은 16강 진출이 확정적이라는 게 김씨의 예언이다.

    한편 기문둔갑의 고수로 꼽히는 손혜림씨는 한국과 폴란드전이 열리는 시기(6월4일 오후 8시30분)를 기문둔갑으로 풀어 한국팀의 승리를 이렇게 예언한 바 있다.

    “기문둔갑에서는 아군을 ‘손’(孫)으로 보고 적군을 ‘관’(官)으로 설정해 전투의 우열을 점치는데, 운동경기 같은 시합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한국과 폴란드전에서는 아군인 손의 세력이 힘이 있는 상황이므로 한국팀이 매우 유리한 경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전과 포르투갈전에 대해 이어지는 손씨의 기문둔갑 풀이.

    “미국과의 시합에서는 시간이 흘러갈수록 적군인 관의 세력이 힘을 얻는 형국이므로, 적군이 허약한 세를 보이는 전반전에 한국팀이 공격 위주의 전술을 펼쳐 득점하고 후반전에는 수비 위주로 가야 승산 있는 게임이 된다. 또 포르투갈전에서는 아군인 손이 세력이 약한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형상인 반면, 상대팀인 관은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데다 응원군까지 갖고 있어 한국팀이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아 매우 힘겨운 경기가 예상된다.”

    손씨는 한국이 16강 진출에 성공한 다음, 8강 진출과 관련해 상대팀이 결정될 경우 역시 기문둔갑으로 그 승패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무튼 이들의 예언대로 된다면 6월 한 달 내내 월드컵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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