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4

2002.05.16

“빠지긴 빠졌는데 성에 안 차네!”

  • < 도움말 : 여에스더/ 가정의학 전문의 >

    입력2004-09-30 1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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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지긴 빠졌는데 성에 안 차네!”
    “나도 혹시 다이어트 강박증이 있는 것 아닐까.”

    최기자가 송찬휘 교수의 다이어트 강박증 체크리스트를 점검한 결과 정확히 여섯 가지가 일치했다. ‘강박증에 걸리면서까지 살을 빼야 하나’고 생각하던 최기자, 이번에도 주치의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듣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최기자는 다이어트 강박증이 아니라 식탐이 심한 거예요.” 좌고우면하는 최기자에게 찬물을 끼얹는 말이었다. “공개 다이어트의 피곤함을 동정해 달라고 말을 꺼낸 내가 잘못이지….” 최기자는 갈수록 의지가 박약해지는 자신을 다시 한번 다독거린다.

    하지만 다이어트 슬럼프에 빠져 있던 최기자의 심사를 달래주는 일도 있었다. 독자 중 일부가 다이어트기에 관심을 가지고 비만 탈출기에 동참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 이중에는 최기자가 아는 의사도 있었고, 전혀 일면식도 없는 독자도 있었다. 무척 고마운 사람들이다.

    어쨌든 최기자는 슬럼프를 극복하고 지난 일주일(4월24일~5월1일) 동안 체중이 1kg 줄어 77kg이 됐다. 운동은 못했지만 세 끼 식사량을 조절했고, 그렇게 좋아하던 밤참도 끊었다. 또한 운동만으로 살을 빼겠다는 객기도 버렸다. 술 먹은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찾았던 콩나물해장국도 반 그릇만 먹고 숟가락을 놓을 정도로 독하게 마음먹었다.



    문제는 운동을 이틀밖에 못했다는 점. 그 때문인지 허리 사이즈는 전혀 줄지 않았다. 팔과 다리에서 집중적으로 살이 빠진 느낌이다.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줄여야 할 체중이 ‘아직 12kg이나 남았다’가 아니라 ‘이제 12kg밖에 안 남았다’로….

    그리고 최기자는 또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아래층 사람에게 고발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러닝머신에서 뛰고 걷는 운동을 하겠다’는 것. 최기자는 출근 전에 운동을 하면 하루종일 피곤하고 졸려 주로 퇴근 후 저녁시간을 이용해 운동을 해왔다. 이 때문에 밤 취재가 많은 주(지난 주 같은 경우)는 운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그래서 최기자는 얼굴에 ‘철판’을 깔기로 한 것이다.

    “만약 아래층 사람이 시끄럽다고 찾아 올라오면 이 눈물겨운 다이어트 도전기를 보여주며 몇 달만 참아달라고 해야지.”

    한편 이기자는 어떻게 됐을까. 지난 주 피자 몇 조각 때문에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속상해했던 이기자는 체중이 1.2kg(55.1kg) 줄었다. 하지만 주치의가 매긴 지난 주 다이어트 점수는 0점. 체지방은 단 1g도 안 빠졌는데 수분과 근육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지난 주 대학 동창의 전시회에 갔다가 대취한 후 단기간의 성과를 보이기 위해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먹지 않는’ 다이어트를 했기 때문. 운동 없는 다이어트는 무용지물이라는 주치의의 말이 더욱 부담스런 이기자. 요즘 그녀는 속으로 외마디 비명을 계속 지르고 있다.

    “운동을 하고 근육을 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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