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5

2002.03.14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 ‘먹구름’

  • < 성기영 기자 > sky3203@donga.com

    입력2004-10-19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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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 ‘먹구름’
    한국-칠레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김대중 정부 임기 내 타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월21∼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양국간 실무협의에서 우리측 수정제안에 대해 칠레측은 자국의 대외무역협상 일정상 오는 6월경 검토 의견을 회신해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의 이번 수정 제안에는 사과, 배 등 일부 품목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민감한 현안이 담겨 있어 칠레측이 이를 선뜻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협상팀의 한 관계자는 “칠레가 한국산 자동차 등 일부 공산품의 추가 제외 등 또 다른 요구조건을 내걸지 않고 사과, 배 제외 방안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칠레의 대외협상 스케줄 역시 한-칠레 간 FTA 협상 타결을 어둡게 하는 요인 중 하나. 당초 칠레는 지난해까지 우리와의 FTA 협상을 마무리짓고 미국,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와의 FTA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칠레 FTA 협상이 최종 단계에서 교착상태에 빠짐에 따라 칠레측은 이미 미국 EU 등과 협상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상태. 상반기에는 이들 나라와의 협상 스케줄만도 빡빡한 상태다. 한국과의 협상이 우선 순위에서 밀린 것은 당연한 일.

    농민단체들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두고 ‘칠레는 별로 아쉬울 것이 없는 모양인데 정부가 구걸하듯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 역시 “칠레측 스케줄도 중요하다”고 말해 조기 타결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농림부와 외교통상부 사이에도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되고 있다. 농림부는 지난달 양국간 협의가 재개되기 이전 장관이 직접 나서 “사과와 배를 제외하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외통부측은 농림부 장관이 우리측 협상안을 공개하면서 기자간담회까지 연 데 대해 불만스런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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