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9

2001.06.21

“코냑은 나의 약혼자”

  • < 성기영 기자 > sky3203@donga.com

    입력2005-02-04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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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냑은 나의 약혼자”
    “자, 우선 잔을 들어 코 앞 5cm까지만 가져가시고요, 살짝 냄새를 맡아보세요. 자스민이나 아이리스 같은 꽃 향기가 나지요? 그 다음에는 좀더 가까이…. 이번에는 향긋한 호두 냄새가 나지 않아요?” 한 모금의 적갈색 코냑을 담은 잔을 잡은 그녀의 손이 코 앞에서 한 번씩 흔들릴 때마다 취할 듯한 향기가 몰려온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코냑 제조회사인 레미 마르탱(REMY MARTIN)의 홍보대사인 치안 메이 건(34)이 열심히 코냑 시음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 신상품 홍보차 한국을 찾은 치안 메이 건의 전공은 국제경영이다. 그러나 그가 적포도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르도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프랑스 중부의 코냑 지역에 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가 와인이나 코냑과 어떤 인연을 맺고 있는지 대강 짐작할 만하다.

    치안 메이 건이 코냑에 빠져든 것은 순수하게 취미로 와인이나 향수 등을 테스팅하거나 사모으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고. 레미 마르탱에 입사해 처음에는 세계 각 지역에서 코냑 지방을 찾아오는 바이어들을 위해 제품을 설명하다가 아예 아시아 지역 순회 홍보대사로 나섰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인 그의 ‘출입처’는 중국·대만·홍콩 등 아시아 9개국. 매달 한번도 거르지 않고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는 말에 ‘남편이나 애인 보고 싶어서 어쩌느냐’고 걱정했더니 그녀는 “아직은 싱글이라 걱정없지만 애인이 생기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빨을 드러내고 웃었다. 그러나 “지금은 코냑과 약혼했기 때문에 아무 걱정 없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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