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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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거르면 뇌 기능 뚝!

포도당 공급 끊겨 두뇌활동 최적화 차질… 점심에 폭식하기 쉬워 비만·소화장애도 우려

  • < 조 영/ 자생한방병원 진료과장 www.jaseng.co.kr >

    입력2005-01-28 1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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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밥 거르면 뇌 기능 뚝!
    스트레스를 먹고 사는 샐러리맨들에게 건강은 중요한 화두다. 바쁜 와중에서도 알토란 같은 새벽잠과 사투(?)를 벌여 조깅을 한다든지, 점심시간에 ‘오수(午睡) 삼매경’에 빠지는 대신 헬스클럽이나 수영장으로 발길을 재촉한다든지, 저녁 술자리를 피해 일찍 귀가하려는 노력 등은 이를 방증한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침밥을 챙겨먹는 직장인들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것. 러시아워를 피해 일찍 출근한다거나 다이어트를 한다는 이유로 아침밥을 거르기 일쑤다. 게다가 요즘처럼 나른해지기 쉬운 때엔 더욱 수저가 무겁게만 느껴진다.

    실제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아침밥을 챙겨먹는 직장인은 전체 응답자의 43.3%에 지나지 않았다. 20, 30대의 젊은 층, 특히 여성들이 아침식사에 인색하다고 한다.

    그러나 아침밥을 거르면 뇌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전날 저녁식사를 한 뒤 다음날 점심까지 약 17시간동안 몸에 아무런 영양도 공급되지 않은 상태다. 뇌 활동에 필수적인 포도당은 식후 12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소모하므로 전날 식사에서 얻은 영양분만으로는 두뇌활동을 최적화할 수 없다. 또 아침 나절 빈 속으로 있다가 점심을 폭식하는 나쁜 습관이 몸에 배기 쉽다. 이는 소화장애를 유발하거나 심한 춘곤증에 시달리게 하는 한 요인이다.

    한방에서는 봄을 ‘간장(肝腸)의 계절’이라고 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봄을 맞아 한껏 기지개를 켜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도 봄철에 간장의 기능이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한다는 것이다. 간의 기운이 활발해지면 상대적으로 비장과 위장의 기능을 억제하여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식욕이 떨어진다. 입이 짧은(?) 사람들에게 아침식사는 더욱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는 기름진 음식이나 과식을 피하고, 기운의 순환을 돕는 나물이나 위장에 부담이 없는 채소를 골라먹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동안 붐이 일던 선식, 즉 건강에 좋은 곡물을 체질에 맞게 선택해서 아침밥 대용으로 끼니를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정에서는 우유 한 잔에 수삼 한 뿌리를 갈아 먹거나 한약재 ‘공사인’ 4g을 넣고 찹쌀로 죽을 쑤어 먹으면 몸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인삼과 구기자로 끓인 죽 역시 아침밥을 대신할 영양식으로 가치가 높다.

    아침밥을 거르면 아무래도 점심식사를 빨리 하거나 과식을 하기 쉬운데, 이는 그만큼 지방이나 탄수화물 등 영양소를 축적해 비만을 초래한다. 따라서 공복감을 해소하면서도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채소-과일-우유 등으로 아침 식단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봄나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떨어진 입맛을 돋우고 비타민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특히 냉이는 채소 중 단백질이 가장 많고 칼슘과 철분도 듬뿍 들어 있다. 또 간장과 소화기관의 기능을 돕는 역할을 한다. 달래 역시 비타민 A-B-C가 골고루 들어 있으며, 칼슘이 풍부해 빈혈을 예방하고 간장 기능을 개선한다.

    내일 아침 냉잇국과 함께 두릅나물을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건 어떨까. 아침부터 어금니 저작운동을 하면 이는 뇌신경을 타고 올라가 두뇌 활동을 자극한다. 아침밥은 곧 성공 비즈니스의 시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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