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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포스트 게놈

게놈 프로젝트, 축복인가 재앙인가

10년 만에 인간게놈 연구지도 완성 … 달 착륙 능가하는 ‘혁명적 사건’

게놈 프로젝트, 축복인가 재앙인가

게놈 프로젝트, 축복인가 재앙인가
“판도라 상자의 뚜껑이 마침내 열렸다.” 2월11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인간 게놈(생물체의 총 유전정보-유전자의 총체) 지도 완성’ 발표에 대해 세계 언론들은 일제히 경외심 어린 찬사를 던졌다.

1990년 8월 인류 최대의 프로젝트라는 인간게놈 연구계획이 발표된 지 10년. ‘인간게놈 국제합동연구팀’(HGP·Human Genome Project)과 미국 생명공학 벤처 ‘셀레라 지노믹스’사의 이번 분석 결과는 과학자들 사이에 인간의 달 착륙을 능가하는 ‘혁명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란 ‘책’의 해독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인간 유전 자 수가 당초 관련학계가 추산했던 10만개에 훨씬 못 미치 는 3만5000개 안팎이라는 발표는 가히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는 각종 실험에 흔히 쓰이는 초파리 유전자의 2배를 조금 웃도는 수준. 이젠 모든 과학-의학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할 판이다. 인간게놈 연구는 유전자 속에 포함된 약 30억쌍의 DNA 염기서열을 밝히고 개별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인간게놈 지도가 완성됨에 따라 멀지 않아 선천성 기형 예방이나 유전자 이상에 따른 암 등 난치병 극복은 물론 환자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신약’ 개발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커지고 있다.

각종 교과서 새로 써야 할 판 … 유전자 비밀은 여전한 수수께끼

게놈 프로젝트, 축복인가 재앙인가
그러나 인간 생로병사의 모든 의문이 풀렸다고 해석하기엔 때가 이르다. 체내에서 특정 단백질을 생산해내는 방법으로 그 기능을 수행하는 유전자의 비밀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현재까진 일부 유전자의 기능만 극히 제한적으로 밝혀졌을 뿐이다. 이제 과학자들은 완성된 인간게놈 지도를 바탕으로 유전자의 비밀을 파헤치는 어렵고 힘든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아직은 낙관론이 우세하지만, 양면성을 지닌 게놈연구의 ‘그늘’을 우려하는 생태학자들도 적잖다. 게놈연구가 인류를 우열로 나누는 ‘21세기판 우생학’으로 둔갑하거나, 연구 결과의 상업적 이용에 따라 파생될― ‘디지털 디바이드’에 빗대 ‘바이오 디바이드’ 쯤으로 불릴지 모를―빈부격차의 문제, 에너지 개발을 위한 핵 연구가 핵무기 제조로 이어졌듯 게놈연구의 성과물이 치명적인 생물 무기로 둔갑하지나 않을까 하는 의혹들이 그것이다.

게놈지도 완성은 포스트-게놈 연구를 향한 또 하나의 시작이다. 시작은 언제나 남다른 수고를 필요로 하고 세계 각국은 이런 수고를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게놈연구의 지배자가 미래를 지배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 있다.

인간 스스로 자신의 생물학적 운명을 통제하고 변경할 ‘전지전능’을 얻기 위해 급속히 현대 지식-기술체계를 재편해 가고 있는 게놈프로젝트의 파장과 문제점을 살펴본다.



주간동아 2001.03.01 273호 (p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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