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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무선 인터넷, 거품인가 혁명인가

‘주머니 안의 웹’ 빠른 속도로 보급…느린 속도, 작은 화면, 불편한 조작 등이 ‘걸림돌’

무선 인터넷, 거품인가 혁명인가

무선 인터넷, 거품인가 혁명인가
그것은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물결이 세계를 사람들의 손끝에 둘 것이다. 주가 조회, e-메일 주고받기, 쇼핑 등이 단지 몇 번의 버튼 조작으로 가능해질 것이다. 어디서 많이 들은 얘기 같지 않은가. 1995년 인터넷 상업화의 도도한 물결이 밀려올 당시를 연상시키지 않는가.

그러나 이런 얘기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 그것도 진행형이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www(월드와이드웹)가 아니라 wwww, 다시 말해 ‘월드와이드와이어리스(Wireless)웹’이다. 휴대전화나 PDA(개인용 디지털 단말기), 기타 무선단말기를 통해 전달되는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 혹은 새로운 세대의 서비스를 가리킨다(그래서 IMT 2000을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3세대’라는 뜻의 ‘3G’라고 부른다).

어떤 면에서 ‘무선’ 인터넷은 종전의 유선 인터넷이 퍼졌던 것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대중에게 보급되고 있다. 특히 NTT 도코모 열풍이 한창인 일본이나 ‘1인 1 휴대전화’를 머잖아 실현할 것처럼 보이는 한국의 경우, 무선 인터넷은 엄청난 황금시장으로 여겨진다. 이들 휴대전화에 표준화된 웹브라우저만 심어준다면 크게 추가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막대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종전의 유선 인터넷은 전세계 수천만명의 사람들에게 e-메일이나 채팅 등을 통해 전자적으로 교신하는 습관을 들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e-메일을 열어보거나 몇 시간씩 채팅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습관성’ 네티즌들에게 무선 인터넷은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무선 인터넷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언뜻 보기에 유선 인터넷과의 유사성, 연관성으로 인해 무선 인터넷은 곧바로 막대한 이용자층을 형성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미국 ‘뉴욕타임스’지는 지난 7월10일자 보도에서 느린 속도, 손바닥보다도 작은 화면, 문자를 입력하거나 주문하는 데 따른 복잡하고 불편한 조작 등이 무선 인터넷의 걸림돌로 지적된다고 밝혔다. 이것은 비유하자면, 한 번에 죽 펴서 보던 신문을 한 번에 한 줄씩 입력된 띠로 보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내 손 안의 디지털 세상’을 강조하는 국내 휴대전화의 경우에도 보통 10단계 이상의 불편한 조작을 거쳐야 필요한 기능을 맛볼 수 있다. 무선으로 영화표 한 장 예매하는 데 5분 이상 걸리고, 100번 이상 클릭해야 한다면 과연 누가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려 하겠는가. 한마디로 경쟁력이 없다는 뜻이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비용 문제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브라우저 소프트웨어에는 별도 비용이 포함되지 않지만, 대다수 전화회사들은 시간당 혹은 보내고 받는 데이터량에 따라 추가 비용을 물리고 있다. 미국에서 일부 쓰이는 쌍방향 호출기나 PDA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휴대전화보다 훨씬 더 넓은 화면과 더 편리한 기능이 사람들을 유혹하지만 하드웨어의 값이나 매달 내야 하는 비용을 따져보면 때때로 휴대전화보다 더 비경제적이다.



시장분석 기관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스의 분석가 시머스 매커티어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내 주머니 안의 웹’이란 식으로 마케팅하는 것은 현실을 지나치게 과장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도리어 시장 전체에도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웹(유선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정보 중 무선단말기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실상 많지 않다. 초등학교 학생이 학교 숙제에 필요한 자료를 휴대전화에서 찾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무선 인터넷 옹호론자들은 그러나 사람들의 ‘인내심’에 기대를 건다. 사람들은 무선의 편리함에 이끌려, 비싼 데다 이용하기도 어려운 데이터 서비스를 잘 활용하리라는 것이다. 마치 지금도 정적(靜的)이고 값비싼 휴대전화를 ‘휴대’의 편리함 때문에 잘 쓰고 있는 것처럼. 그들은 또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채팅은 물론 연애편지(엄지손가락으로 일일이 입력한)까지 주고받는 일본과 핀란드의 10대를 예로 든다.

세계 최대의 부가통신 서비스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의 ‘용감한’ 시도도 무선 옹호론자들에게 힘을 더해주는 사례다. AOL은 통신 이용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두 가지 서비스인 친구들 목록(Buddy Lists)과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를 무선전화에 제공키로 했다.

무선 옹호론자들은 또한 하루가 다르게 급발전하는 첨단기술에 기댄다. 이들은 머지않아 더 크고 선명한 화면, 더 빠른 데이터 송수신, 더 편리한 텍스트 입력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 종전의 PC와 휴대전화, PDA는 상호 보완적으로 쓰여 PC는 좀더 상세하고 방대한 정보를 찾는 데, 휴대전화나 PDA는 즉각적인 업데이트나 정보 송수신 등에 활용되리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휴대용 단말기를 활용하는 방식은 종전의 웹을 이용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인포스페이스의 나빈 제인 회장은 전망한다. 인포스페이스는 AT&T, 베리존 와이어리스 같은 회사들이 제공하는 휴대용 데이터 서비스를 가공하고 관리하는 회사다. “사람들은 웹에서보다 훨씬 더 개인화되고 역동적인 정보를 휴대용 단말기로부터 얻으려 할 것이다.”

부분적이고 실험적으로 쓰이던 무선 인터넷은 스리콤(3Com)의 베스트셀러인 팜Ⅶ에 와서 비교적 대규모의 실험을 받게 됐다. 지난해 스리콤은 팜Ⅶ에 무선 모뎀을 달아 뉴욕시민을 대상으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펼쳤다. 현재 팜Ⅶ은 10만명 안팎의 무선 고객을 끌어들였다. 그 규모만 따져서는 당장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팜과 같은 휴대용 단말기들이 결국 휴대전화의 물결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의 주요 전화회사 중 하나인 스프린트PCS사는 지난해 11월 ‘무선 웹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프린트에 따르면 자사 고객들이 가진 700여만개의 PCS 중 3분의 1 정도가 무선 웹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종이다. 그만큼 호응이 컸다는 얘기다. 지난 6월에는 AT&T가 스프린트와 비슷한 서비스를 발표했고, 7월에는 벨 애틀랜틱 에어터치와 GTE가 연합해 출범한 베리존도 똑같은 내용의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무선 인터넷 시장의 경쟁이 격화될 것은 불 보듯 뻔한 마당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내세우는 비즈니스 모델은 서비스의 유사성과 달리 서로 엇갈린다. 스프린트와 베리존은 무선 데이터를 새로운 매출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은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이용료를 월 7∼10달러 선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AT&T는 그와 전혀 다른 모델을 세웠다. 자사의 새로운 웹 기능 전화기를 산 고객들에게는 40개의 정보 및 상거래 사이트에 대한 무제한 공짜 접속권을 줄 계획이다. 스프린트나 베리존이 내세운 것과 같은 ‘분당 접속료’는 없다. 광고료로 운영되는 여느 웹사이트들처럼 AT&T도 그러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의 계획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무선 인터넷 환경이 점점 더 무르익어 간다는 사실만은 분명한 것 같다. 일반 웹사이트들도 무선 인터넷에 대한 적극 대응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예컨대 여행사이트인 트래블로시티의 경우 예약 및 변경 서비스를 무선 전화기로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ZD넷은 무선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뉴스나 기사 안에 문자 광고를 넣을 계획이다.



주간동아 2000.08.31 249호 (p7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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