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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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받지 말고 인생 자체를 즐겨라!

인간은 20대부터 노화 시작… 평생 ‘젊음 유지’ 당신 마음먹기 나름

  • 입력2006-01-2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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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받지 말고 인생 자체를 즐겨라!
    인간은 누구나 늙지 않고 젊은이처럼 살기를 바라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인은 이러한 욕망이 더욱더 강해 큰돈을 들여 보약을 먹거나 의학적으로 효과가 증명되지도 않은 건강식품, 시술 등에 속아서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인간이 집착하는 불로장생은 무엇이며, 노화는 과연 어떻게 진행되는 것일까. 우선 노화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보편성:노화는 장기에 따라 발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생체 내 모든 장기에 발생한다.

    내인성 노화는 연령 증가에 따라 반드시 발생하며 외부환경과 관계없이 불가피하게 이루어진다.

    점진성 노화는 서서히, 항상 진행되는 기능 저하다.

    쇠퇴성 노화는 여러 질병의 합병을 초래하며 궁극적으로는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다. 그러나 바꿔 생각하면 피할 수는 없어도 예측할 수 있는 노화를 인간의 힘으로 어느 정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과학적인 노화 예방은 결국 노화를 촉진시키는 원인을 찾아내 해결하는 것이다. 흔히 비타민C나 E가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모두 이런 이론을 근거로 한다.

    노화의 원인을 찾아 나선 최초의 연구자는 히포크라테스로 알려져 있다. 그는 체내에서 열이 감소하여 노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했으며, 메치니코프는 자가중독(autointoxication) 이론을 전개했다.

    그동안 노화에 대해 수많은 학설이 제시됐지만 생물학적 노화현상이 왜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또, 한 가지 학설만으로 노화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충분치 않다. 대표적인 노화학설로는 다음 7가지를 꼽을 수 있다.

    ●노화예정론:생물체의 수명은 세포의 유전자에 존재하는 유전시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는 설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수명은 고정돼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장수할 수 없다. 인간에게서 최대수명은 약 110년에서 120년 사이. 헤이플릭이라는 사람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우리 몸의 세포는 약 50회 분열하면 더 이상 증식할 힘을 잃고 세포가 사망하게 된다고 한다. 세포가 증식할 힘을 잃으면 자연히 인간은 쇠약해지고 죽음을 맞이한다.

    ●체세포 돌연변이와 과오학설:돌연변이라는 것은 세포의 증식과정에서 부정확한 유전인자가 복사돼 세대가 거듭될수록 세포의 기능에 손상이 오는 것이다. 노화와 사망은 세포학적 수준에서 발생하고 전달되는 과오의 결과라는 학설이다.

    ●소모학설:신체의 반복적인 사용으로 마멸되거나 손상된다는 가정에 근거를 두는 학설이다. 또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겨나는 인체에 유해한 부산물이 축적돼 노화와 사망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다.

    ●축적학설:나이가 듦에 따라 체세포 내에 어떤 물질들이 축적돼 세포의 효율성을 감소시켜 세포가 작용 불능 상태에 빠져 사망하게 된다. 체세포에 축적되는 대표적인 물질이 지방갈색소(lipofusin)다.

    ●유리기학설:유리기란 세포의 화학적인 성분으로 산소의 작용을 포함하는 정상적인 세포작용에 의한 부산물이다. 이 유리기들은 1초 이내의 매우 짧은 기간 지속하지만 다른 물질들, 특히 불포화지방과 화학적으로 아주 잘 반응한다. 세포막의 불포화지방산이 유리기에 의해서 손상돼 결과적으로 노화와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학설이다. 비타민C와 E는 유리기의 생산을 감소시키거나 억제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킨다고 이 이론의 옹호자들은 주장한다.

    ●교차결합학설:신체기관과 구조의 효과적인 기능은 어느 정도 지지조직의 탄력성에 의존하고, 교원질(콜라겐)은 체내 단백질의 약 3분의 1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신체의 운동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탄력소(엘라스틴)와 교원질은 나이가 듦에 따라 교차결합을 형성하여 결합조직의 탄력성을 감소시킨다는 학설이다.

    ●면역학적학설: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면역기능이 손상되고 체내의 정상세포들이 외적인 것으로 잘못 인지되어 면역계에 의해 공격을 당하거나 파괴된다(자가면역반응).

    이러한 학설들 중 어느 하나가 옳다고 할 수 없고, 서로 얽히고 연관된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인간은 늙고 병들고 사망한다. 지금까지 현대의학으로 발견된 어떠한 약도 인간의 노화를 멈춰 준다고 확실하게 증명된 바 없다. 최근에 알려진 DHEA나 멜라토닌은 아직 확실한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의학적으로 인간의 노화는 성인기 초기인 20대부터 시작된다. 달이 차면 기운다는 말이 있듯 성숙해지는 순간부터 노화는 벌써 시작된다. 그러나 모든 인간에게 찾아오는 노화라는 현상은 ‘개인차’가 있다. 그리고 이 개인차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커진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대하다 보면 전혀 실제 나이처럼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어떤 환자는 나이가 쉰 살이라는데 마치 회갑을 넘긴 사람처럼 늙어 보이는가 하면, 또 어떤 환자는 일흔 살이라는데 꼭 40대처럼 보인다. 또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어떤 친구는 아직 젊은이처럼 생활하는가 하면, 어떤 친구는 자기 나이보다 훨씬 늙은 티를 내기도 한다.

    즉 부모한테서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고 평소 건강관리를 잘해온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노화의 정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같은 나이라도 어떤 사람은 상당히 젊어 보이고, 어떤 사람은 자기 나이보다도 훨씬 늙어 보이는 것도 바로 이 ‘개인차’ 때문이다. 그밖에 인생관이나 습관이나 생활환경도 개인차의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생물학적 나이를 젊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최근 마이클 로이젠이라는 미국 의사가 쓴 ‘리얼 에이지’(Real Age)라는 책에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젊어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놓았다

    이를테면 흡연을 하지 않으면 8년 젊어지고, 혈압관리를 잘하면 고혈압 환자보다 25년, 운동을 꾸준히 하면 9년, 하루 20분씩만 걸어도 5년, 건강 상태를 규칙적으로 점검하면 12년, 폐경기 여성이 호르몬을 투여받으면 8년 젊어지고, 운전할 때 항상 안전벨트를 매면 생명이 3~4년 연장되고, 평생 공부하는 자세로 살면 2∼4년 젊어진다고 한다.

    이 외에도 과음을 삼가고 예방주사와 백신을 접종하며 규칙적인 수면을 취하고 약물을 오-남용하지 않는 것도 생물학적 나이를 젊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모든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일생일대의 스트레스는 인간을 무려 30년이나 늙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젊게 사는 방법 매우 쉬워요”

    매일 밤 이빨 닦기 등 일상에서 실천 가능


    저자는 시카고 대학에서 노년학을 전공하고 현재 내과의사이자 마취과 전문의로 활동중이다. 1991년부터 7년 동안 ‘미국 최고의 의사’로 선정됐다.

    최근 펴낸 ‘당신 몸의 진짜 나이는 몇 살인가’(문학사상사)에서 저자는 생년월일로 따지는 나이가 아니라 몸의 노화 정도에 따른 생물학적 나이(Real Ag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나이는 바꿀 수 없지만, 리얼 에이지는 젊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가 이 책에서 제시한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은 비교적 쉽고 고통도 없다. 그는 “육체의 노화 속도를 늦춰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걸 뻔히 알면서도 그저 늙어만 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 방법이란 매일 밤 칫솔로 이를 청소하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저자는 우리 모두 10대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더라도 50대부터 60대 중반 정도의 사람이 리얼 에이지를 5∼8년 줄이는 것은 의외로 쉬운 일이라고 말한다. www.realage. com에 접속하면 자신의 리얼 에이지를 컴퓨터로 계산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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