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9

2000.06.22

절반 이상이 “큰게 좋아”

2천만~3천만원대 ‘다이너스티’ 14명 최다…외제차 이용은 한명도 없어

  • 입력2006-01-10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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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반 이상이 “큰게 좋아”
    이번 16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원 111명의 승용차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대형 차량인 다이너스티로 밝혀졌다. 본지가 6월9일과 10일 이틀 동안 초선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체어맨, 에쿠스, 다이너스티, 엔터프라이즈, 그랜저 XG 등 고가의 대형 승용차를 소유하거나 이용하는 사람이 모두 42명으로 전체의 37.8%를 차지했다. 뉴 그랜저와 구형 그랜저까지 합치면 2500cc 이상의 대형 승용차 이용자가 초선의원 전체의 54%로 절반이 넘는다. 반면 외제차를 이용하는 의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가장 고가 차량에 해당하는 에쿠스의 경우 한나라당에서는 손희정의원(비례대표·경북도의원 출신·신고 재산 110억2300만원)이 유일했다. 민주당에서는 서영훈대표(당에서 제공·7억7800만원), 장영신(애경 회장·255억8300만원) 곽치영(데이콤 사장 출신·17억5900만원) 김덕배(경기 부지사 출신·39억6200만원) 의원 등 4명이 에쿠스를 보유했다. 자민련의 비례대표 의원인 조희욱(MG테크 대표이사·87억4000만원) 안대륜(동진그룹 회장·200억6400만원) 의원 역시 에쿠스를 보유, 성공한 기업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에쿠스는 선택 사양을 제외하고 기본 사양만을 장착한 속칭 ‘누드 가격’이 차 등급에 따라 최저 3700만원에서 최고 795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선택 사양을 추가할 경우 기본이 4000만원을 훌쩍 넘는 최고가 차량.

    ‘누드 가격’이 3500만원에서 4662만원인 체어맨 이용자는 모두 5명. 한나라당 현승일의원(국민대 총장 출신·2억6000만원), 민주당 김운용(비례대표·IOC 부위원장·2억5500만원) 이원성(대검 차장 출신·25억3600만원) 이정일(전남일보 발행인·144억5800만원) 정철기(평통자문위원 출신·5900만원) 의원 등이다. 재산 신고액이 적은 정의원의 경우가 이채로운데 정의원측은 “국회에 들어오기 전 보좌관이 광양에서 대우자동차 대리점을 운영했는데, 그 당시 클레임이 들어온 차를 30% 싸게 샀고, 그 차를 국회에 등록해 의원이 타고 다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이너스티는 14명의 의원이 이용해 가장 ‘사랑받는’ 차종으로 기록됐다. ‘누드 가격’은 2674만원에서 3415만원까지. 한나라당에서 김만제(전 포철회장·35억4300만원) 김학송(전 도의원·23억7000만원) 이방호(전 삼천포수협조합장·5억4800만원) 의원이, 민주당에서 김경천(전 광주 YWCA 사무총장·2억4800만원) 김방림(비례대표·정당인·12억4100만원) 김효석(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57억6100만원) 문석호(변호사·4억2000만원) 박병석(전 서울시 정무부시장·18억5100만원) 박병윤(전 한국일보 사장·14억1900만원) 박주선(전 청와대 법무비서관·13억8200만원) 배기운(전 보훈복지공단 사장·4억3400만원) 이근진(유한전자 대표·60억6000만원) 이낙연(전 동아일보 부장·5억4200만원) 조재환(전 국민회의 사무부총장·2억6300만원) 의원 등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이 다이너스티를 ‘애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누드 가격’이 2524만원에서 4147만원까지 다양한 등급의 엔터프라이즈는 모두 6명. 한나라당의 김용학(전 농민후계자연합회 고문·5억1600만원) 이병석(전 청와대 정무비서관·8100만원) 의원, 민주당의 강운태(전 내무부 장관·12억9600만원) 김윤식(전 무역협회 이사·55억2100만원) 유재규(전 홍천군수·4억9500만원) 의원 등이다.

    15대 국회의원의 인기 차종(당시 100여 명이 보유)이었던 그랜저는 16대 초선의원들도 역시 많이 애용하고 있는데 가장 신형인 그랜저 XG가 10명, 뉴 그랜저가 7명, 구형 그랜저가 11명이었다. 이중 신형인 그랜저 XG(‘누드 가격’이 1890만원에서 2780만원까지)만 살펴보면 한나라당에서 강신성일(영화배우·9억원) 이연숙(전 정무2장관·6억600만원) 임태희(전 재경부 과장·15억9800만원) 최병국(전 대검중수부장·4억7200만원) 의원, 민주당에서 김희선(여성운동가·5억8800만원) 유삼남(비례대표·전 해군참모총장·5억3800만원) 장정언(전 제주도의회 의장·36억8400만원) 전용학(전 SBS 기자·8억4000만원) 허운나(비례대표·전 한양대 교수·7억8400만원) 의원, 자민련에서 원철희(전 농협중앙회장·12억9000만원) 의원 등이 가지고 있다.

    이같이 많은 의원들이 배기량 2500cc 이상의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반면, 아예 차가 없거나 승용차 구입을 거부하는 의원들도 있다. 국회의원이라고 빈부 격차가 없을 리 없다. 지역구가 경기 군포시인 한나라당 김부겸의원(정당인·3억1200만원)은 전철과 택시로 등원하면서 일종의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집에 구형 쏘나타가 있기는 하지만 부인의 사업(컴퓨터 판매)에 사용하기 때문에 무용지물. 앞으로도 차를 구입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민주당 박인상의원(비례대표·4억8200만원)은 현재 지인의 도움으로 그랜저 XG를 빌려 타면서 어떤 차를 구입할지 목하 고민중. 노총 동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인기(변호사·11억5500만원) 도종이(전 부산시의회 의장·93억4000만원) 안경율(정당인·4300만원) 의원, 민주당의 전갑길(전 광주시의원·9200만원) 심규섭 (안성발전연구소 자문위원·15억7200만원) 함승희(변호사·19억7600만원) 의원 등은 차 구입을 미루면서 보좌관이나 비서관, 혹은 지인들의 차를 빌려 타고 있는 중. 한편 민주당 박상희의원(전 중소기업중앙회장·3억3100만원)측은 “중소기업중앙회 차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차종 밝히기를 거부했다.

    386 의원들은 역시 실용적인 RV 차량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한나라당 박종희(전 동아일보 기자·5억4600만원) 오세훈(변호사·22억7400만원) 원희룡(변호사·2억8300만원) 의원은 카니발을, 민주당 장성민(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5억2600만원)의원과 386은 아니지만 개혁 성향의 이종걸(변호사·4억7300만원) 의원은 트라제 XG를 이용한다. 최연소인 임종석(전 전대협의장·5억6500만원) 의원은 EF 쏘나타를 최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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