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5

2000.05.25

‘세리의 허벅지’가 아름다운 까닭

  • 입력2005-12-02 12: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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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리의 허벅지’가 아름다운 까닭
    5월6일 아스트라컵 제1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가 열릴 예정인 레이크사이드CC. ‘괴력의 장타자’ 로라 데이비스, ‘90년대 최고의 여자골퍼’ 애니카 소렌스탐이 있었지만 갤러리들의 눈길은 역시 박세리에게 가장 많이 모였다.

    IMF 경제위기로 어려웠던 시절 양말을 벗고 샷을 치는 감동적인 장면으로 세계제패의 신화를 이뤄 ‘한국의 최고 수출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박세리의 인기는 여전했다.

    이날 박세리의 플레이를 처음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처음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역시 대단해”였다. 이 말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실력이고, 다른 하나는 ‘엄청난 허벅지’다. 박세리를 몇 홀 정도 따라다니다 보면 어디선가 “저 허벅지 좀 봐”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골프여왕의 허벅지는 ‘쭉쭉빵빵’으로 통하는 요즘 각선미의 기준으로 보면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 보통 여자들의 두 배가 넘는 근육질에 피부색도 구릿빛으로 그을려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아버지 박준철씨의 반응이 흥미롭다. “잘 보세요. 미스코리아 각선미보다 예쁘지 않습니까? 저 튼튼하고 강한 하체에서 세계 제패의 샷이 나오는 겁니다.”

    골퍼에게 든든한 하체는 샷 동작시 미세한 흔들림마저 방지해 줘 정확하고 강한 샷의 원동력이 된다. 또한 박세리는 유난히 걸음걸이가 당당하다. 경기 중 보폭이 넓고 양팔을 앞뒤로 힘차게 저으며 걷는다. ‘자신감’마저 담고 있는 박세리의 워킹이 보기 좋다는 평을 듣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박세리의 허벅지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는 기자도 1년쯤 걸린 것 같다. 처음에는 자신도 모르게 “대단한 허벅지군”이라며 중얼거렸으나, 요즘엔 그렇게 말하는 신참기자들을 볼 때마다 빙긋이 웃는다.

    얼마 전 육상연맹 홍보부장으로부터 ‘철녀’로 불리는 아시아 여자투포환 1인자 이명선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명선이 그렇게 예쁘게 보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쭉 찢어진 작은 눈, 160cm를 조금 넘는 키에 80kg이 넘는 몸무게의 여자 투포환선수가 아름답다니 “좀 심하지 않느냐”는 말도 나올 법하다.

    지난 4월 이명선은 자신의 여덟번째 한국기록을 세우며 드디어 올 시즌 여자투포환 세계랭킹 1위의 기록을 작성했다. 육상 필드종목 올림픽 첫 메달의 꿈에 청신호를 밝힌 쾌거가 아닐 수 없었다. 육상연맹 홍보부장은 “선수가 경기종목에 딱 맞는 체격조건을 가꾸어 훌륭한 플레이를 펼칠 때 그 육체도 정말 아름답다”고 말한다.

    골프여왕의 두꺼운 허벅지와 철녀의 우람한 몸매. 그녀들의 몸매에서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미’를 찾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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