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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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진실과 허구 사이

  • 입력2006-04-28 1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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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진실과 허구 사이
    심은하와 이정재의 ‘인터랙티브 러브스토리’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 ‘인터뷰’(감독 변혁)가 4월1일 개봉된다.

    그러나 ‘인터뷰’는 러브스토리라기보다 ‘러브’(사랑)가 무엇인지에 대한 영화이며, 또 영화란 무엇인지에 대한 영화다.

    영화의 첫장면은 영화의 기획회의다. “말많은 영화 잘되는 것 못봤어” “타이타닉 같은 걸 만들어야지” “근데 우리 감독은 뭘 이야기하려는 거야?”라는 스태프들의 말은 ‘인터뷰’(영화 속의 영화)의 감독 은석이 반(反) 할리우드적인 영화를 만들고 있음을 암시한다. 게다가 그는 러시아의 거장 타르코프스키의 숭배자다. 프랑스 유학을 마친 그는 한국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그것이 진실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인터뷰 대상인 이영희라는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그는 카메라를 통해 보는 여자를 진실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그는 그녀가 말한 모든 것이 거짓이었으며 그가 가장 통속적이고 전형적이라고 생각했던 삶이 진실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그는 ‘인터뷰’라는 영화를 완성한다.

    영화에는 실제로 10여명의 비 영화배우들이 등장해 인터뷰를 한다. 그 중 연극배우 박용과 박청화의 만남에서 결혼식에 이르는 과정은 실제 상황으로, 영화만큼 흥미롭다.

    감독은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보는 것이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영화배우 권민중이 실제 이름으로 출연해 변혁 감독의 카메라와 영화 속 영화감독의 카메라로 시선을 바꿔갈 때 경계는 허물어진다기보다 혼란스러워진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영희가 밝히는 진실’ 역시 변혁 감독이 만든 픽션 아닌가. 그야말로 그것은 현실일 수는 있지만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사랑’에 관한 다큐멘터리란 과연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그들은 진짜 눈물을 흘리고, 정말로 괴로워하는 것일까. 그래서 ‘사랑과 진실’이라는 드라마도 생겼나보다.

    영화 ‘인터뷰’의 심은하

    “사랑은 고통스럽고 인내하고 희생하는 것 아닌가요?”


    전작 ‘텔미썸딩’ 개봉시 모든 언론과의 인터뷰를 사양했기 때문인지 ‘인터뷰’의 시사회에서 모든 사람의 시선은 심은하씨에게 맞춰졌다. 단정한 모습에 또박또박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말투는 여전했다.

    “은석(이정재)과 영희(심은하)의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 영화로 엮이면 어떻게 보일까 생각했어요. 생동감도 있고 진실하게 주제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서 영화에 출연했지요.”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안겨준 ‘아찌아빠’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 ‘미술관 옆 동물원’ ‘이재수의 난’을 거쳐 ‘인터뷰’까지 그녀의 출연작은 그녀가 점점 더 ‘어려운 영화’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건 아니고요. 영화가 아주 어려운 주제를 다루더라도 보기에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처음 생각보다 꽤 쉽게 전달된 영화”고 “관객들도 쉽게 봐주었으면”하는 것이 그녀의 희망이다. 심은하씨는 ‘인터뷰’가 결국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고통스럽고 인내하고 희생하는 게 사랑이라고 믿고 있어요. 제가 그런 사랑만 보고, 해봤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2, 3년간 너무나 바쁘게 살았다는 그녀는 “한동안 외국에 머물며 작품 출연이나 유학 일정을 세우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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