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8

2000.04.06

“우리 ‘왕과 비’ 됐어요”

  • 입력2006-04-28 10:5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우리 ‘왕과 비’ 됐어요”
    KBS 대하사극 ‘왕과 비’가 지난 3월26일 186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98년 6월 방영을 시작한 ‘왕과 비’는 당초 ‘용의 눈물’의 그늘에 가려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중반 이후 인수대비와 폐비 윤씨, 인수대비와 연산군의 대결 구도로 30%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왕과 비’의 일등 공신은 ‘인수대비’로 출연했던 채시라. 그녀의 진가는 ‘왕과 비’가 수양대군(임동진분)을 내세웠던 초반에 비해 인수대비를 전면에 내세운 중반 이후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는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극중에서 그녀가 눈을 부라리며 ‘고얀 놈’을 외칠 때는 보는 사람들마저도 섬뜩할 정도였다.

    “몇몇 분들은 그 모습이 너무 과장돼 보인다고 하셨지만 제게는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녹화를 위해 분장을 마치고 자리에 앉으면 마치 인수대비 혼이 제게 들어온 것 같았으니까요. 인수대비가 제 입을 빌려서 말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정말 1년 9개월 동안을 인수대비에 푹 빠져서 살았어요. 그래서였는지 마지막 녹화를 하고 나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왕과 비’에서는 당당한 인수대비였지만 실제의 그녀는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60대의 인수대비가 너무 젊어보인다는 지적에 속앓이를 했다는 것. 그럴 때마다 그녀에게 큰 힘이 되었던 것은 남자친구 김태욱의 위로. ‘왕과 비’의 촬영을 끝낸 마지막 날도 김태욱으로부터 장미꽃을 선물받았다고 한다.

    채시라에게 ‘왕과 비’는 결혼 전 마지막으로 출연한 작품. ‘왕과 비’가 끝난 다음날인 27일 오후 2시22분 롯데호텔에서 가수 김태욱과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디자이너 서정기가 만든 심플한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와 김태욱의 결혼식에는 김희애 전인화 최명길 이재룡 류시원 노사연 이무송 등의 연예인과 아나운서 이금희, 야구선수 양준혁 등의 인기 스타를 비롯한 700여명의 하객이 찾았다.



    “든든한 내 편이 생긴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저를 ‘예술가’라고까지 표현해주는 고마운 사람이죠. 원래 저는 남에게 기대는 성격이 아닌데 김태욱씨 옆에만 있으면 기대고 싶고 어리광도 부리고 싶어져요. 이제부터는 헤어져 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좋아요.”

    그녀와 김태욱은 유럽으로 한 달간 신혼여행을 다녀와 친정인 청담동 근처에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할 예정. 결혼과 함께 잠시 활동 중단을 선언한 그녀는 가을쯤 연기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 사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