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드가 朴 대통령 콘크리트 지지율 무너뜨리나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6-07-22 16: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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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띈다. 집권 초에는 모두가 50%를 상회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임기 후반기에 들어서면 너나 할 것 없이 지지율 하락을 경험했다는 것. 예외라면 이명박 전 대통령 정도를 꼽을 수 있다. 2008년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으로 ‘광우병’ 논란이 거세게 일면서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지지율 반등에 성공해 임기 중반 40%대를 한동안 유지했다. 가장 다이내믹한 국정수행 지지율을 받은 이는 김영삼 전 대통령. 취임 초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전격 실시’ 등 국민이 환호하는 개혁을 선보인 김 전 대통령 지지율은 집권 초 두 분기 동안 평균 83%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기 5년 차에는 한보, 기아 등 굵직한 기업의 부도에 따른 경제위기가 심화하고 차남 현철 씨가 구속되는 등 악재가 겹쳐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져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3년 차에 남북정상회담을 성사해 임기 중반 반짝 50%를 넘기는 지지율 반등을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하면 취임 초 지지율이 가장 낮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밀봉, 불통인사 여파로 취임 첫해인 2013년 1분기 긍정 평가가 42%로 5년 단임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취임 초 지지율이 높았던 이는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71%로 가장 높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61%, 이명박 전 대통령 52%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이후 2분기부터 직무수행 평가를 실시했는데, 이때 지지율이 57%로 절반을 넘겼다.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취임 첫 분기는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취임 1년 차 2분기부터 취임 2년 차 2분기까지 1년 동안 50%를 상회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콘크리트 지지율’이란 얘기가 나온 것도 이 시점부터다.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던 박 대통령 지지율은 4월 총선을 거치면서 3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지지율이 43%였고 올해 1분기 지지율이 40%였지만, 2분기 지지율은 33%로 크게 떨어졌다.

    최정묵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은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친박(친박근혜)계가 공천을 주도한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과 관련 있다”며 “2014년 세월호 사고와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견고하게 박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내던 핵심 지지기반층이 이번 총선에서 상당 부분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에 당분간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총선 여파로 지지율 하락을 경험한 박 대통령은 최근 경북 성주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후보지로 결정되면서 또다시 핵심 지지기반층에 균열이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성주 한 노인정 벽에 붙어 있던 박 대통령 사진이 떼어진 것은 ‘콘크리트 지지율’을 만들어낸 핵심 지지기반층이 등을 돌렸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기 때문. 여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계층은 지역별로는 TK(대구·경북),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성별로는 여성이었다”며 “TK지역인 성주에서 65세 이상 여성이 많이 모인 노인정 벽에 붙어 있던 박 대통령 사진이 떼어진 것은 소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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