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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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집 ‘후쿠시마의 고양이’

“어떤 것도 죽게 내버려둘 순 없어”

  • 김현미 기자 kimzinp@donga.com

    입력2016-05-10 11: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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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원전)로부터 20km 이내 지역은 경계구역으로 지정돼 사람의 출입이 금지됐다. 하지만 원전으로부터 10km쯤 떨어진 도미오카 마을의 마쓰무라 씨는 모두가 떠난 마을에 남아 버려진 동물들을 돌본다. 마쓰무라 씨는 2013년 7월 보건소에서 안락사될 처지에 놓인 새끼 고양이들을 집으로 데려와 시로와 사비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후쿠시마 한 귀퉁이에 있는 마쓰무라 씨의 농장에는 시로와 사비 자매 외 이시마쓰라는 이름의 개, 타조, 멧돼지, 망아지 그리고 소 30마리가 한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진작가 오오타 야스스케 씨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 유출로 유령마을이 된 지역으로 들어가 사람이 떠난 집을 지키는 충견, 가족을 기다리는 고양이, 축사에서 굶어 죽어가는 가축들의 모습을 찍어 사진집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2013)을 출간했다. 그리고 다시 그의 카메라에 잡힌 이가 ‘후쿠시마의 마지막 사람’ 마쓰무라 씨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동물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는 따뜻한 사람’과 고양이 시로, 사비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두 번째 사진집 ‘후쿠시마의 고양이’(2016)는 무척이나 평화로워 오히려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에 대해 아무 일도 없었던 초기 상태로 되돌리고 싶어 한다. 한마디로 ‘리셋(reset·초기화)’하고 싶은 것이다. 단번에 모든 동물을 깨끗하게 없애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복원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중략) 하지만 오랜 세월 인간과 함께 살아온 개, 고양이, 가축을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무자비하게 없앨 수는 없다. 그래서 마쓰무라 씨는 행동에 나선 것이다.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동물들도 후쿠시마의 주민이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을 없애 버리는 것이 진정한 복구일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후쿠시마의 고양이’ 중에서)

    마쓰무라 씨는 말한다. “그래, 비록 방사능으로 오염된 곳이지만 함께 살아보자.”







    후쿠시마의 고양이 오오타 야스스케 지음 | 하상련 옮김 | 책공장더불어 | 104쪽 |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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