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인터뷰

“100% 사전제작으로 콘텐츠 본질에 집중”

‘태양의 후예’ 제작 김우택 NEW 대표

“100% 사전제작으로 콘텐츠 본질에 집중”

“저는 창작 아이디어가 뛰어난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창작자들이 다른 걱정 안 하고 창작에 ‘올인’하게끔 환경을 잘 만드는 사람입니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를 만든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의 김우택(52) 총괄대표. 그의 말에 ‘태후’ 속 유시진(송중기 분)의 “나 일 잘하는 남자입니다”라는 말이 ‘오버랩’된다.   

영화 투자배급사로 잘 알려진 NEW가 처음 드라마에 도전, 그것도 ‘100% 사전제작’이라는 ‘큰일’을 해냈다. 시청률까지 ‘대박’을 터뜨리며 여러모로 업계 관계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고 있는 김 대표. 하지만 그는 ‘태후’의 눈부신 성과에도 “이미 제작이 다 끝난 드라마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몸을 낮춘다. 그동안 영화를 제작하면서 숱하게 고저(高低)를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그를 서울 강남구 NEW 사무실에서 만났다.



‘태후’ 수익금은 NEW와 KBS가 6 대 4로 배분  

“100% 사전제작으로 콘텐츠 본질에 집중”

변영욱 기자

▼‘태후’가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났다. 이 정도 성공을 예상했나.



“많은 분이 ‘태후’를 사랑해줘 감사할 따름이다. 드라마를 처음 기획, 제작할 때만 해도 이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태후’의 성공은 여러모로 의미 있다. 작게는 우리 회사가 종합 미디어콘텐츠회사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큰 기폭제가 됐다는 점이고, 좀 더 나아가면 이번 100% 사전제작 드라마가 성공해 콘텐츠 제작 환경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작품 계약서에 ‘100% 사전제작’ 관련 내용이 선택 항목으로 들어가지 않겠나. 우리나라에서 국내외로 사랑받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점 또한 기분 좋다.”

▼ ‘태후’는 처음 어떻게 기획됐나.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김원석 작가의 ‘국경 없는 의사회’가 원작이다. 당시 이 작품은 재난 현장 의사들의 얘기였고, 유시진 대위도 원래는 의사였다. 작품에 욕심은 있었지만 드라마를 제작할 여건이 안 돼 시간만 보내다 지난해 초 서우식 전 바른손 대표가 이 대본으로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제작을 결심했다. 더욱이 김은숙 작가가 참여하면서 대중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색 과정에서 역동성을 살리고자 파병군인을 등장시키고 해외 로케 비중을 늘리는 등 전체적인 작품 스케일을 키웠다. 처음에는 도전할 엄두가 안 났지만 최고의 작가,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투자 배급하며 경험을 축적해온 우리의 인력, 드라마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KBS 스태프 등 구성이 정말 좋아 포기할 수 없었다.”

▼ 드라마 제작에 130억 원이 투입됐는데 자금 면에서 부담은 없었나.

“영화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즉 성공하면 크게 성공하고 망하면 크게 망하지만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그 폭이 좁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시장 조사를 해본 결과 드라마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선배들의 노고 덕에 오히려 영화보다 드라마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여력이 더욱 커졌다. 구조만 잘 짜놓으면 제작비 조달은 문제없을뿐더러 수익 또한 (영화보다) 크게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상대로 해외 여러 국가에 판권을 판매하고 간접광고(PPL) 등을 통해 제작비 상당 부분을 확보했다. 앞으로도 부가 판권 등 다른 수익모델을 찾아낼 생각이다.”  

▼ 영화 투자 배급을 하다 드라마 제작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하다.

“NEW에서 영화 투자 배급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콘텐츠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드라마를 이 시기에 해야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시기와 여건이 잘 맞아떨어지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해왔다. 처음 ‘태후’를 하겠다고 하자 주변인들로부터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그 말에도 물론 동감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 회사는 대기업이 아니다. 한 분야가 어려워지면 다른 분야가 메워주는 안정적인 구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창작자들이 돈 걱정 않고 창작에만 ‘올인’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감한 도전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도전이 없으면 성공도 실패도 없다.”



M&A 전문가에서 영화 제작자로 변신

▼ 앞으로 100% 사전제작 드라마만 만들 건가.

“나는 틀이 없는 사람이다. 꼭 100% 사전제작이 정답이라고 보지도 않는다. 제작하는 드라마에 따라 최적 모델을 찾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제작 모델이 나올 수도 있다. ‘태후’는 해외 촬영이 많았고 중국시장을 겨냥한 드라마였기에 100% 사전제작이 맞는 프로젝트였다. 처음 제작하는 만큼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은 우리의 바람과도 맞아떨어졌다. 다만 ‘쪽대본’ 제작은 하고 싶지 않다. 아무리 우수한 인재라도 짧은 기간 내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기는 힘들다.”

▼ 중국 자본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태후’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소문이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2014년 중국 화처미디어에서 535억 원을 투자했고 그 돈으로 ‘태후’가 제작된 건 맞다. 하지만 회사 주식을 사들인 것이지, 드라마에 직접 투자한 게 아니다. 투자금은 영화 투자 배급, 공연 제작, 스포츠 등 여러 콘텐츠 분야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쓰였다. ‘태후’ 제작비는 약 6 대 4 비율로 우리와 KBS가 투자했다. 드라마 방영으로 생긴 수익 또한 비슷한 비율로 가져간다. ‘태후’가 잘돼 NEW 주가가 오르면 화처미디어가 이득을 볼 거다. 이건 어느 주식회사든 마찬가지다. 하지만 드라마와 관련된 직접적인 수익은 우리 몫이다.”

▼ 영화계에 발을 들인 계기는 무엇인가.  

“삼성물산에서 인수합병(M&A) 관련 일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오리온그룹에 들어가 영화 분야 일을 시작했는데, 이게 그야말로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더라. 나는 소통을 무척 좋아한다. 여러 사람과 소통하면서 옥석(콘텐츠)을 고르고, 작품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여겨졌다. 마흔 넘어 진짜 꿈을 찾은 기분이었다. 앞으로 이 분야에서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

▼ NEW의 성장과정도 한 편의 드라마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약 20명의 직원이 모두 자기 일처럼 열심히 달려온 덕분이다. 물론 행운도 따랐다. 2013년에는 나 역시 놀랄 정도로 많은 히트작이 나왔으니까. 하지만 영화 ‘대호’의 흥행 실패로 슬럼프가 찾아왔고 이를 통해 다시 ‘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 최근 들어 회사 규모가 커지는 등 여러모로 도약의 전환기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영화에서 드라마로 확장했는데, 앞으로 NEW가 어떤 회사로 나아간다고 보면 되나.  

“콘텐츠 관련 분야는 뭐든 관심 있다. 드라마도 그중 하나였기에 ‘태후’를 제작했다. 스포츠 분야도 고려하고 있는데 아직 그 부서 직원이 단둘이다(웃음). 만들고 싶은 콘텐츠가 무척 많다. 회사의 성장 속도에 발맞춰 하나하나 개척 중이다. 뉴미디어, 채널사업, 멀티채널네트워크(MCN) 모두가 관심사다. 여러 사람과 소통하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소재들로 콘텐츠를 만들겠다.” 






주간동아 2016.04.13 1033호 (p70~71)

  • 김배중 동아일보 기자 wanted@donga.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