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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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즐거움

비거리 200야드면 6000야드도 과하다

아마추어용 코스의 이상적 길이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입력2016-03-04 16: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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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 미국 프로골프협회(PGA)투어 최장타자 댄 폴의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74.3야드(약 250m)였다. 그해 최단타자는 238.7야드였으며 선수들의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56.8야드였다. 물론 당시 선수들은 감나무 재질의 퍼시몬 헤드에 체적 250CC 미만의 드라이버를 썼고 공도 오늘날처럼 3, 4피스가 아니라 안에 야구공처럼 실이 감긴 와운드 공을 썼다.
    선수들의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이후 10년마다 10야드(약 9m) 정도씩 늘어났고 2000년대 후반에는 정점에 이르렀다. 그새 클럽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공과 클럽 제작에 우주선에 쓰이는 첨단소재까지 이용되면서 용품 사용 규제 한계점에 도달했다. 프로골퍼들은 트랙맨 같은 다양한 측정기기의 도움으로 피팅까지 받으며 비거리를 최대로 늘렸다.
    올해 PGA투어의 드라이버샷 최장타자는 평균 318.1야드(약 290m)를 치고 있는 토니 피나우다. PGA투어 선수 가운데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300야드를 넘는 선수만 38명이다. 지난해 선수들의 드라이버샷을 조사해보니 평균 비거리는 289야드, 7번 아이언은 평균 172야드로 측정됐다. 그들이 시합했던 PGA투어 코스의 평균 전장은 7251야드(약 6630m)였다.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의 경우 선수들의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46야드, 7번 아이언은 평균 141야드, 그리고 LPGA투어 코스 전장은 평균 6400야드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국내 아마추어골퍼들의 현실은 어떨까. 프로선수들과 달리 대부분 주말 골퍼인 아마추어의 비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은 지난해 ‘스크린골프에서 평균 비거리는 남자 209야드, 여자 154야드’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GC)이 10년 전인 2007년 내장객 2만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도 남자 215야드, 여자 178야드였다. 스크린골프방에서 무뎌진 공을 많이 쓴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남자 아마추어골퍼의 평균 비거리는 209~215야드 내외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평범한 주말 골퍼는 어느 티에서 라운드하는 게 적당할까. 타이트라이스라는 페어웨이우드를 발명한 미국 용품 전문가 바니 애덤스가 드라이버샷 비거리와 코스 전장과의 이상적 상관성을 밝혀냈다(표 참조). 애덤스는 평균 비거리 230야드 미만인 아마추어가 7300야드에서 시합하는 프로의 느낌을 받으려면 전장이 6000야드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드라이버샷을 치고 나서 짧은 아이언도 잡고, 심지어 웨지로 ‘쪼이는’ 맛도 난다는 것. 애덤스가 주장한 이래 미국골프협회(USGA)와 PGA가 호응하며 캠페인까지 전개됐다. ‘앞으로 나가서 치자(Tee it Forward)’ 캠페인이 바로 그것이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가능할까. 천만에. 남자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블루티에서 라운드하는 골퍼는 화이트티에서 치는 골퍼를 한 수 아래로 보고, 시니어골퍼라도 그린티보다 화이트티에서 치기를 고집하는 경향이있

    다. ‘남자는 뭐니 뭐니 해도 비거리’라는 근거 없는 신념이 자꾸 뒤에서 치라고 부추긴다. 이제 봄이 되면 자신의 비거리를 감안해서 스코어카드를 한 번 살펴본 뒤 가장 즐겁게 라운드할 티잉그라운드를 용기 있게 찾아가 사용하시라. 그린티건, 실버티건 심지어 레이디티라 부르는 레드티면 뭐 어떤가. 어디서 치건 버디를 더 잡고 즐거워야 골프를 할 맛이 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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