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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민국 발효문화대전

김치  된장  젓갈 식초…

우리나라 식품문화 명맥 잇는 발효식품

김치  된장  젓갈 식초…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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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해외에서도 발효식품을 건강식으로 첫손에 꼽는다. 2008년 미국 건강 전문잡지 ‘헬스’에서 세계 5대 건강식품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발효식품만 3개가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 올리브유, 인도 렌틸콩에 이어 선정된 일본 낫토, 그리스 요구르트, 대한민국 김치가 그 주인공이다. 

일본 낫토는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익균이 장 기능 강화를 돕는 것은 물론 항암작용, 골다공증 예방 같은 효과가 있으며, 그리스 요구르트는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산균 함유량이 일반 요구르트에 비해 높아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고 뼈 기능도 강화한다. 대한민국 김치 역시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산균과 배추의 식이섬유가 소화기관을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 세계적으로 효능을 인정받았다. 

발효식품은 곰팡이, 세균, 효모 등 미생물이 작용해 유기물을 분해하고 새로운 성분을 합성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식품을 통칭한다. 발효식품은 과거 수확한 곡물이나 생선 등 식재료를 땅속 장독에 넣어 보관하는 과정에서 발견돼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발효식품으로는 김치를 비롯해 전통장류인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과 수산물 발효식품인 젓갈, 발효주와 발효식초 등이 있다. 발효 원리를 정확히 알지 못했던 전통사회에서는 발효식품의 맛이 변하는 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장맛이 변하면 고을에 변고가 생긴다’ ‘장맛이 변하면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 같은 미신이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 그만큼 발효식품의 맛을 잡아내고 유지하는 발효 과정을 선조들은 대대로 중요하게 여겼다.


보관 과정에서 탄생한 발효식품

1 김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효식품으로, 특유의 유산균이 체내에서 유익한 기능을 해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다. 2 우리나라의 대표적 발효식품인 된장은 콩으로 만든 메주로 담그고 발효시키는 1년여 동안 유익한 물질이 생성돼 항암, 항비만, 항산화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발효식품 중 하나인 젓갈이 발달해 150여 종에 이른다. 4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일본 낫토.
[shutterstock]

1 김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효식품으로, 특유의 유산균이 체내에서 유익한 기능을 해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다. 2 우리나라의 대표적 발효식품인 된장은 콩으로 만든 메주로 담그고 발효시키는 1년여 동안 유익한 물질이 생성돼 항암, 항비만, 항산화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발효식품 중 하나인 젓갈이 발달해 150여 종에 이른다. 4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일본 낫토. [shutterstock]

어떤 재료를 넣어 발효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다양한 식재료에 소금, 술 등 발효를 돕는 재료를 넣으면 복잡한 반응의 결과로 원료에 없던 성분이 생겨나 영양가, 기호성, 저장성이 향상된다. 알코올발효, 젖산발효, 초산발효, 아미노산발효 등 발효균 종류와 발효 조건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 소젖이나 염소젖을 풍부하게 구할 수 있는 낙농업국가에서는 치즈, 요구르트, 버터 같은 발효 유제품이 많이 나오고, 우리나라 같은 농업국가에서는 콩발효식품이나 채소 절임류가 발달했으며, 어업이 활성화된 국가에서는 각종 젓갈류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농업과 어업이 발달해 밥상에 오른 음식이 대부분 곡물과 생선 같은 식재료를 발효시켜 나온 것들이었다.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도 각종 발효식품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특히 장류나 젓갈, 술 같은 발효식품에 관한 내용은 ‘삼국지’의 ‘위지’ 고구려조와 ‘삼국사기’의 ‘신라본기’ 신문왕 3년 기록에 첫 등장한 이래 여러 고서에 자주 등장한다. 

우리나라의 발효식품 가운데 으뜸은 김치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가장 큰 이유는 김치만의 유익한 유산균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김치는 배추를 염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섬유질 구멍으로 소금이 들어가면서 엄청난 양의 유산균이 만들어지고, 더불어 아미노산과 젖산이 생기면서 고유의 발효 맛이 나게 된다. 이때 생성된 김치 유산균은 소화를 증진하고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균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콜레스테롤 분해와 성인병 예방, 체중 감량, 위궤양 완화 같은 다양한 작용을 한다. 

김치와 더불어 발효식품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된장이다. 된장은 청국장, 쌈장, 고추장 등과 더불어 콩을 발효시켜 만든 전통식품이다. 곡류 단백질에서 부족하기 쉬운 필수아미노산, 지방산, 유기산, 미네랄, 비타민 등을 보충해줘 영양학적으로도 우수성이 입증된 바 있다. 또한 항비만, 고혈압 예방, 항암, 항산화, 간 기능 강화, 치매 및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적어도 1년 동안 콩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생성된 여러 유익한 물질 덕분이다. 책 ‘전통 속에 살아 숨 쉬는 첨단 과학 이야기’에 따르면 콩에서 유래한 사포닌, 피드산, 렉틴, 이소플라본 등이 발효 과정에서 전환되는데, 특히 이소플라본은 장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아글리콘/글리코시드로 전환돼 생체 흡수율을 높인다고 한다. 된장의 다양한 건강 증진 효과는 국내 논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젓갈도 우수성이 입증된 발효식품이다. 젓갈은 수산물이 많이 날 때 염장하는 과정에서 발달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젓갈의 원료가 되는 생선 근육이나 생식소 등 조직에 함유된 자가소화효소와 내장에 들어 있는 효소가 작용하면서 발효 과정을 거쳐 젓갈이 만들어진다. 여러 종류의 효소가 발효를 일으키는데, 각 효소의 특성에 따라 단백질, 아미노산 등이 분해되고 특유의 점조성을 띠면서 독특한 풍미가 난다. 농한기 다른 반찬 없이 젓갈만 있어도 한 끼 뚝딱 해결할 수 있어 예로부터 요긴한 발효식품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에 접해 있어 지역별로 다양한 젓갈이 생산된다. 종류를 살펴보면 생선류 80여 종, 생선 내장류 50여 종, 갑각류 20여 종 등 전체적으로 150여 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현재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젓갈류는 새우젓, 멸치젓, 조기젓이다. 찌개, 국의 간을 맞출 때나 김장할 때는 새우젓, 나물을 무칠 때는 멸치젓 등을 넣으면 감칠맛이 살아난다. 

최근 들어 김치, 장류와 더불어 발효식초도 각광받고 있다. 한국전통식초협회 자료에 따르면 식초는 초산균이 알코올을 먹고 초산을 내면서 만들어지는 식품이다. 보통 주정이 알코올 기능을 해 식초에 많이 들어가는데, 자연발효식초의 경우 과일농축액이나 곡물농축액으로 발효시켜 알코올을 만들기 때문에 주정을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양조식초는 에탄올에 초산균을 넣어 속성 발효시킨 것이지만, 천연발효식초는 대부분 쌀이나 현미, 술지게미를 원료로 해 자연에서 오랜 시간 발효시킨다. 최근에는 건강은 물론, 미용까지 생각해 포도, 사과, 감 등 과실을 원료로 하는 과실식초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


발효식품 건강 증진 효과 탁월

최근 들어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각종 천연발효식초가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김도균]

최근 들어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각종 천연발효식초가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김도균]

발효식초에는 몸에 좋은 유기산들이 함유돼 있다. 이 다양한 유기산은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비타민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가 체내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다. 따라서 채소나 과일 샐러드를 먹을 때 식초를 두세 방울 첨가하면 흡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발효식초는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의 생성을 막아주기 때문에 천연 피로 해소제 기능도 한다. 야근이 잦은 사람은 소주 반잔 분량의 발효식초를 물 한 컵(120~150㎖)에 희석해 마시면 좋다. 또한 발효식초는 칼슘의 흡착력을 높여 성장기 아이나 뼈 건강에 관심이 많은 노년층의 골격 형성에 도움이 된다. 간 대사를 원활하게 해 회식이 잦은 중·장년층의 숙취 해소에도 그만이다. 

김치, 된장, 젓갈, 식초 같은 전통 발효식품은 입맛이 서구화된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아무리 파스타, 피자, 치킨, 돈가스 같은 서양식 음식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도 김치, 된장, 고추장 같은 전통 발효음식을 외면하기는 힘들다. 특히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건강에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지금, 발효식품 산업은 미래가치를 더욱 인정받으며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간동아 2019.03.01 1178호 (p11~13)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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