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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의 가성비 항공권

30만 원대 미국 왕복, 60만 원대 중남미 왕복, 70만 원대 미국 일주+칸쿤

유나이티드항공으로 미국, 캐나다, 중남미를 정말 싸게 다녀오는 법

30만 원대 미국 왕복, 60만 원대 중남미 왕복, 70만 원대 미국 일주+칸쿤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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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제목을 무엇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30만 원대 미국 왕복!’ ‘60만 원대 중남미 왕복!’ ‘70만 원대 미국 일주+칸쿤!’. 하나같이 자극적인 제목입니다. 이런 가격은 항공사 측 실수로 잠시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는 에러 요금도, 마케팅 차원에서 손해를 무릅쓰고 초저가에 판매하는 것도 아닙니다. ‘왜 이런 가격이 가능한지’ ‘어느 곳을 어떤 경로로 갈 수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검색해야 하는지’가 궁금하다면 같이 탐색해봅시다.


213만 원 항공권을 52만 원에 살 수 있다면

[구글플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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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여행 관련 가격비교 사이트 ‘카약’에서 기간에 상관없이 목적지 도시별 왕복 최저가를 찾아봅니다. 미국 보스턴은 89만 원이고, 바로 위에 있는 맨체스터(뉴햄프셔주)는 213만 원입니다. 몬트리올은 92만 원, 그 아래 벌링턴(버몬트주)은 아예 없네요. 이 가격들은 지난 48시간 동안 검색된 왕복 항공권 중 최저가입니다. 날짜, 항공사, 경유 횟수에 상관없이 카약에 들어와 있는 여행사·항공사가 내놓은 가격 가운데 최근 48시간 동안 검색된 최저가라는 뜻입니다. 

당연히 내가 원하는 날짜에는 더 비쌀 확률이 높습니다. 또 2회 이상 경유해야 하는 스케줄인 경우가 많아 가격이 제법 올라가기도 하죠. 이마저도 나중에 다시 검색해보면 같은 가격의 항공권을 아예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가격들은 비수기 최저가가 어느 정도인지, 최저가 항공권을 팔고 있는 항공사가 어디인지 등의 정보를 줍니다. 

사실 최저가라는 것도 그리 믿을 만하지 않습니다. 벌링턴이 아예 검색되지 않는 건 한국에서 아무도 찾아보지 않았기 때문이거든요. 자주 검색되지 않는 도시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스턴은 검색된 횟수가 충분할 테니 신뢰할 만한 가격일까요. 보통은 그렇지만, 가끔은 아닙니다. 항공권 검색은 풀서치를 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검색엔진이 대부분 검색하지 않은 경로에서 최저가가 가능하기도 하거든요. 

꽤 많은 날짜에 52만 원으로 서울-보스턴을 왕복할 수 있습니다. 카약에서 최저가라고 보여준 가격보다 37만 원이나 쌉니다. 게다가 이 항공권은 신용카드 할인을 받은 가격이 아니라 그냥 정상적으로 샀을 때 가격입니다. 




[구글플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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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약에서 213만 원이던 맨체스터와 가격이 없던 벌링턴 역시 왕복 52만 원입니다. 구글플라이트에선 어떻게 이런 항공권을 찾을 수 있을까요. 구글플라이트의 검색엔진은 빠르기도 하지만 몇 가지 조건을 걸고 검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뛰어납니다. 특정 항공사 또는 특정 도시를 경유하는 조건으로 검색할 수 있는 거죠. 핵심은 어디를 뒤져야 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뭘 알아야 구글플라이트한테 어디를 뒤지라고 조건을 걸 수 있겠죠. 이번엔 유나이티드항공을 주인공으로 모셔 마법의 항공권을 알아보겠습니다. 

서울-미국 왕복 항공권을 먼저 보죠. 최저가 기준으로 로스앤젤레스 왕복이 79만 원입니다. 로스앤젤레스 주변 도시인 버뱅크/온타리오/산타아나는 109만 원, 샌타바버라/팜스프링스는 114만 원, 베이커스필드/샌루이스오비스포는 120만 원입니다. 동부 보스턴은 115만 원, 보스턴 주변의 벌링턴/하트퍼드/맨체스터/프로비던스는 130만 원입니다. 

이번에는 중국-미국 왕복 항공권입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른 미국, 중국 항공사들과 함께 상하이-로스앤젤레스 구간과 베이징-로스앤젤레스 구간을 33만 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며 전쟁을 벌였습니다. 지금은 다들 한 발씩 물러섰지만 그래도 여전히 매우 싼값입니다.
그래서 중국을 경유해 미국을 가면 마법처럼 항공권 가격이 싸집니다. 참고로 이 항공권들의 여정과 가격 산출은 다음과 같이 이뤄지는데요. 


30만 원대 미국 왕복, 60만 원대 중남미 왕복, 70만 원대 미국 일주+칸쿤
①서울-(아시아나항공)-상하이/베이징-(유나이티드항공)-미국
‘서울-상하이/베이징’ 왕복 운임(26만~27만 원)+‘상하이/베이징-미국’ 왕복 운임+유류할증료+공항세. 

②제주-(준야오항공)-상하이-(유나이티드항공)-미국
‘제주-(준야오항공)-상하이’ 왕복 운임(13만9000원)+‘상하이-미국’ 왕복 운임+유류할증료+공항세. 

한국-중국 왕복 운임과 한국 공항세가 추가로 듭니다. 최저가 기준으로 제주 출발은 약 16만 원, 서울 출발은 29만~30만 원이 더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항공권 총액은 (로스앤젤레스를 제외하고는) 중국-미국 왕복 항공권보다 훨씬 쌉니다. 예를 들어 서울-보스턴 왕복 항공권 최저가가 52만 원인데 이 중 26만 원은 서울-베이징 왕복 운임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줘야 하고, 2만8000원은 인천국제공항 공항세입니다. 추가로 중국과 미국의 공항세를 제하면 유나이티드항공은 베이징-보스턴 왕복 운임과 유류할증료 명목으로 겨우 13만 원 남짓을 받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한국 출발로 중국을 경유해 미국을 가는 것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검색되지 않지만, 마법처럼 싼 항공권을 찾을 수 있습니다. 

뭐, 이런 경우는 꽤 많습니다. 항공사는 대부분 각 국가마다 다른 가격 전략을 펼치는데, 이게 조금 특이한 여정과 복잡한 가격 체계가 맞물리다 보면 가격이 싸진다는 것을 기억해두십시오. 이제 현상을 알았으니 몇 가지 사례를 보겠습니다. 


[ITA 매트릭스]

[ITA 매트릭스]

제주 출발-벌링턴 도착, 맨체스터 출발-제주 도착 여정으로 다녀오는 39만 원짜리 항공권입니다. 그것도 장거리 항공편은 존재할 수 없는, 작은 공항들을 거치는 항공권입니다. 

매트릭스 ITA 소프트웨어(matrix-ITA Software·ITA 매트릭스)에서 검색한 결과인데요.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구글플라이트에서는 제주 출발 준야오항공+유나이티드항공 조합의 항공권을 검색하지 못합니다. 구글플라이트 역시 가끔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도 내가 원하는 조합의 항공편(분명히 그 항공권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을 검색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구글플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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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서울 출발입니다.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와 샌타바버라를 출·도착 다른 여정으로 다녀옵니다. 갈 때는 베이징을, 올 때는 상하이를 스톱오버합니다. 사실 이 경우는 스톱오버가 아닙니다. 이 항공권은 서울-상하이(베이징) 운임과 상하이(베이징)-베이커스필드(샌타바버라) 운임을 결합해 사용하는데, 상하이와 베이징은 서로 다른 운임이 결합되는 곳에 위치한 도시거든요. 이럴 때는 24시간 이내로 머무나 24시간 초과로 머무나 상관없습니다. 양쪽 운임이 모두 스톱오버가 불가한 운임이라 해도 상관없다는 뜻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항공권 모두 동일합니다. 상하이든, 베이징이든 경유하면 얼마든지 머물러도 좋습니다. 

한 가지 더, 상하이와 베이징 모두 144시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도시고, 중국을 들고 나는 항공편이 모두 논스톱이니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습니다. 말도 안 되게 싼값에 미국을 다녀오면서, 덤으로 비자 없이 상하이나 베이징을 여행할 수 있다니! 항공권과 비자에 들어가는 비용만 따지면 중국 여행 한번 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구글플라이트]

[구글플라이트]

이제는 좀 더 확장해보겠습니다. 보스턴과 벌링턴을 출·도착 다른 여정으로 다녀오는 항공권에 뉴욕-칸쿤-시카고 항공권을 추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스턴-뉴욕 구간과 시카고-벌링턴 구간이 오픈 구간이 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두 번의 오픈 구간 여행을 통해 미국 동부를 여행하고, 멕시코 휴양지 칸쿤도 다녀오는 항공권이 만들어지는 거죠. 물론 아시아나항공권을 타고 베이징을 경유해 미국으로 가는 것은 동일합니다. 

‘서울-보스턴//뉴욕-서울’ 여정 최저가는 52만 원이고, ‘뉴욕-칸쿤-시카고’ 여정의 최저가는 28만 원입니다. 합치면 80만 원인데 77만 원이니 3만 원 더 저렴합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뉴욕-칸쿤-시카고’ 여정의 28만 원짜리 최저가 항공권은 무료 위탁수하물이 없고 부킹 클래스도 가장 저렴한 클래스인지라 마일리지 적립률도 낮습니다. 하지만 이 항공권에 결합된 ‘뉴욕-칸쿤-시카고’ 여정은 위탁수하물도 2개까지 무료이고, 마일리지 적립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됩니다. 따로 사는 것보다 꽤 많은 이득이 있다는 거죠. 


30만 원대 미국 왕복, 60만 원대 중남미 왕복, 70만 원대 미국 일주+칸쿤

이번에는 아예 미국을 통째로 횡단하는 여행을 위한 항공권입니다. 중간에 올랜도에서 잠시 파나마를 다녀옵니다. 왜 파나마냐고요. 그냥 파나마를 가고 싶다고 가정했고, 파나마 가는 항공권은 올랜도가 가장 싸거든요. 결국 74만 원에 모든 여정이 가능합니다.
 


[유나이티드항공 홈페이지]

[유나이티드항공 홈페이지]


59만 원에 남미 콜롬비아 보고타를 다녀오는 항공권입니다. 50만 원대에 남미라니! 사실 지난주에 검색한 항공권이고 지금은 이 가격이 아닙니다. 상하이-로스앤젤레스 운임도 올랐고, 로스앤젤레스-보고타 운임도 올랐거든요. 하지만 50만 원대 남미 항공권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잠깐 구경이라도 하시죠. 참고로 중남미 도시 가운데 칸쿤, 멕시코시티, 파나마시티, 보고타, 키토 등이 유사한 방법으로 싸게 다녀올 수 있는 곳들입니다. 


[구글플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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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캐나다입니다. 캐나다는 조금 다른 마법이 작동합니다. 갈 때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베이징을 경유하는 것은 앞의 항공권들과 같지만, 돌아올 때는 중국을 경유하지 않고 바로 옵니다. 캐나다는 이 조합이 더 쌉니다. 몬트리올에 갈 때 중국을 한 번 경유하면 바로 가는 것보다 40만 원가량 쌉니다. 이 마법은 캐나다 모든 도시에 공통으로 적용됩니다. 


[구글플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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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캐나다 도시들에 동작하는 마법을 이렇게 응용할 수도 있습니다. 앞에 소개했던 ‘서울-보스턴//뉴욕-칸쿤-시카고//벌링턴-서울’ 여정의 77만 원짜리 항공권에서 벌링턴만 토론토로 바꿔본 것입니다. 가격은 약 14만 원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오픈 구간이 짧아졌으며, 토론토에서 귀국하는 여정 중에 중국을 경유하지 않고 바로 귀국할 수도 있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 마일리지런용 항공권. [ITA 매트릭스]

유나이티드항공 마일리지런용 항공권. [ITA 매트릭스]


마지막으로 마일리지런용 항공권입니다. 47만 원에 탑승 마일이 거의 2만 마일입니다. 당연히 제주 출발로는 더 싼 가격에 가능합니다. 참고로 ‘G’ 클래스는 유나이티드항공의 마일리지 플러스 회원 등급을 따기 위한 PQM(프리미어 자격 마일)이 100% 적립됩니다. 3번만 탑승하면 프리미어 골드 등급이고, 스타얼라이언스 골드 혜택도 덤으로 따라옵니다.
이렇게 다양한 항공권을 보니 어떠세요? 항공권 검색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탐색하고 창의력을 발휘하면 정말 멋진 항공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유나이티드항공의 보스턴 왕복 항공권 최저가를 115만 원으로 알고 있지만, 52만 원에도 살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 것이 항공권의 세계입니다.






주간동아 2019.03.01 1178호 (p42~47)

  • 김도균 dgkim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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