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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닥터 김형준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똑!똑!똑! 모닝노크하세요

추운 겨울 아침에는 차 타기 전

똑!똑!똑! 모닝노크하세요

[shutterstock]

[shutterstock]

불볕더위가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강추위가 찾아왔다. 길거리의 사람들은 두꺼운 옷을 여미며 발을 동동 구른다. 에어컨 자리를 이제 온풍기와 전기장판이 넘겨받았다. 사람들은 날씨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살아간다. 그렇다면 길에서 옷 한 벌 없이 살아가는 길고양이는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길고양이에게 잔혹한 시기, 겨울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는 길고양이에게도 매우 위협적이다. 아파트나 빌라 지하실, 주택 보일러실, 상가 창고 등 본능적으로 바람이 덜하거나 따뜻한 곳을 찾아간다. 물론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에서 봄이 올 때까지 지내는 운 좋은 고양이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고양이도 적잖다. 따뜻한 잠자리를 확보한 고양이라도 먹이를 찾고자 끊임없이 길거리를 배회해야 한다.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길고양이에게 방금 주차된 자동차는 핫팩과 같은 선물이다. 주행하다 방금 주차한 자동차는 한참 동안 열이 남아 있어 고양이에게 온기를 준다. 그런 차 밑은 추운 바람을 피하는 방패막이이자, 혹여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몸을 숨기는 훌륭한 장소다. 

하지만 매서운 추위는 뜨거웠던 자동차를 조금씩 식히고, 온기는 엔진에서 먼 곳부터 사그라진다. 고양이는 온기를 찾아 조금씩 차 안으로 옮겨가는데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곳이 바로 자동차 엔진 옆이다. 

고양이는 대부분 운전자가 접근하는 기척이나 차문을 여닫는 소리에 놀라 달아난다. 하지만 간혹 패닉에 빠져 보닛에서 나오는 길을 찾지 못하거나, 깊은 잠에 빠져 탈출할 시점을 놓치거나, 너무 어려 상황 판단이 적절치 못해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고양이들이 있다. 

운전자가 고양이 울음소리나 이상한 기척을 감지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평소대로 시동을 걸게 된다. 이 경우 고양이의 생명이 위협받을뿐더러, 차량에도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고자 시작된 캠페인이 바로 ‘모닝노크 캠페인’이다. 추운 겨울날 시동을 걸기 전 보닛을 ‘똑!똑!똑!’ 두드려 고양이에게 사람이 왔다는 사실을 알리고, 운전을 시작하기 전 고양이가 탈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모닝노크 캠페인’은 고양이 보호단체, 일부 지방자치단체, 사료업체, 수의사 단체 등에서 홍보 중이지만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모닝노크를 하지 않으면 고양이뿐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 차도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 

많은 사람이 길고양이들에게 추운 겨울 동안 지낼 집과 음식을 마련해주고 얼어버린 물도 갈아주고 있다.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모닝노크’ 체크 리스트
1 자동차에 탑승하기 전 보닛을 똑똑똑 두드려 사람이 왔음을 알린다.
2 탑승하기 전 차량 문을 두세 번 여닫아 소리를 낸다.
3 클랙슨을 두어 번 울린 후 고양이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충분히 시간을 준 다음 주행한다.




주간동아 2019.01.04 1171호 (p72~72)

  • 김형준 수의사ㆍ백산동물병원장 ppir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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