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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고대의료원과 함께 하는 건강강좌 ③

대장암 복강경 수술로 안전성 높아져

대장암이 간, 폐에 전이돼도 개복 수술 없이 완치율 높여

대장암 복강경 수술로 안전성 높아져

홍광대 고대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왼쪽). [박해윤 기자]

홍광대 고대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왼쪽). [박해윤 기자]

20년 전만 해도 초기 대장암이 발견되면 배를 가른 뒤 암세포를 도려내는 수술을 했다. 요즘엔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돼도 개복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배꼽 주변에 작은 구멍을 낸 다음 암세포를 잘라내는 복강경 수술이 안전하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 복강경 수술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기에 환자 본인부담금도 줄었다. 홍광대 고대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를 만나 수술 현장을 살펴봤다.


출혈량 적고 회복 빨라져

국내 암 발병률 1위는 위암, 2위는 대장암이다. 대장암은 미국, 일본, 영국에서도 사망률과 발병률이 2, 3위로 높은 편이다. 국내 대장암 유병자 수는 22만 명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장암 복강경 수술은 환자의 복부에 0.5~1.5cm의 작은 구멍을 1개 또는 3~4개 낸 뒤 카메라가 달린 스코프와 수술 기구를 넣고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하는 방식이다. 

복강경 수술을 하는 고대안산병원 수술실을 찾았다. 여기선 의료진이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일반 선글라스가 아니었다. 선글라스를 써보니 3차원 입체영화를 보듯 큰 화면이 펼쳐졌다. 영상의 해상도가 매우 높았다. 홍광대 교수가 손을 섬세하게 움직이니 집게 끝이 환자 배 속의 연분홍 대장과 노란 지방을 헤치고 들어갔다. 배꼽 주변에 5~12mm짜리 투관침 4개를 삽입해 환자 배 속에 카메라와 기구를 넣어 조작하는 복강경 수술이다. 의사 처지에서는 개복 수술보다 힘들지만, 환자는 흉터가 현저히 작고 입원 기간도 2~3일 짧아진다. 

홍 교수가 손으로 집게를 조작하다 발로 버튼을 밟으니 화면에 연기가 피어났다. 배 속 혈관이나 종양 등을 안전하게 자르는 동시에 지혈하는 초음파 절삭기가 작동한 것이다. 

수술을 받는 이모(51) 씨는 한 달 전 항문 출혈을 경험했다. 복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결과 구불결장에서 4cm 크기의 암 덩어리가 발견됐다. 다른 장기로 전이되진 않았지만 주변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고 대장이 부분 폐쇄된 3기 대장암이었다. 홍 교수는 “암이 항문 입구로부터 25cm쯤 위에 있다”며 “심장이 좋지 않은 환자라 암을 완전 절제하면서도 가능한 한 출혈 없이 수술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장은 주로 물을 흡수하는 장기로, 전체 길이가 1.5m가량된다.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되고, 결장은 다시 상행·횡행·하행·구불결장으로 나뉜다. 홍 교수가 복막에서 하행결장을 떼어냈다. 그리고 절제할 위치를 정한 뒤 한쪽 끝을 자르고 투관침 구멍을 통해 대장을 몸 밖으로 꺼냈다. 암이 있던 구불결장을 잘라내고 그 끝에 동그란 판을 끼웠다. 대장을 다시 배 속에 넣고 자동문합기를 항문에 삽입했다. 잘라놓은 직장 끝과 결장 끝을 연결하는 과정이었다. 문합기에 살짝 힘을 주니 ‘딸깍’ 하는 연결음이 났다. 곁에 있던 의료진이 “깔끔하게 연결이 잘됐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 수술실에서 곧바로 다른 환자의 직장암 수술을 진행했다. 암세포가 항문 입구로부터 고작 3cm 위에서 발견된 71세 남자 환자였다. 암세포를 제거하면서 항문을 보존해야 하는 어려운 수술이었다. 또 암이 전이된 골반벽 림프절을 제거하면서 소변이나 성기능 등에 관여하는 신경과 혈관들을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 이날 오후 직장암 수술 경과를 물었더니 홍 교수는 “원래 인공항문을 달아야 하는 경우였으나 환자가 고통스러워할 것 같아 항문을 최대한 보존했다”고 말했다.


간과 폐에 전이된 대장암도 완치 가능

간호사가 복강경 카메라로 시야를 확보하고 보조 의사가 대장을 잡아주면, 집도의가 배꼽 주변에 낸 작은 구멍으로 기구를 넣어 암 덩어리를 잘라낸다. [박해윤 기자]

간호사가 복강경 카메라로 시야를 확보하고 보조 의사가 대장을 잡아주면, 집도의가 배꼽 주변에 낸 작은 구멍으로 기구를 넣어 암 덩어리를 잘라낸다. [박해윤 기자]

대장암은 초기에 자각증상이 없다. 체중 감소, 심한 피로, 식욕 부진, 구토 등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최근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으로 진단했을 때 3기가 36.4%로 가장 많았다. 이어 2기 28.8%, 1기 20.9%, 4기 13.9% 순이었다. 주변 림프절로 전이되면 3기,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4기로 구분한다. 

대장암이 가장 많이 전이되는 장기는 어디일까. 홍 교수는 “대장암 진단을 하면 간 전이 환자가 많다”며 “간 전이가 없던 대장암 환자도 40~50%는 수술 3년 내 간 전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수술로 완치를 기대하려면 간으로 전이된 암 병변을 모두 제거해야 하고, 절제하고 남은 간이 제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간은 70%를 잘라내도 일상에 문제가 없다. 특히 간으로 전이된 암 부위가 한 군데이거나 간 한쪽에 치우쳐 있는 경우 생존율이 높다. 

폐는 대장암이 두 번째로 많이 전이되는 장기다. 대장암 환자의 약 20%에 해당한다. 오른쪽 폐는 3개 엽, 왼쪽 폐는 2개 엽으로 나뉘는데 암 전이가 한쪽 엽에만 있으면서 종격동에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에만 수술할 수 있다. 암 부위를 깨끗이 절제하면서도 폐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관건이다. 

홍 교수는 “고해상도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 PET(양전자단층촬영), CT 검사를 통해 이전에는 찾지 못했던 작은 폐 전이 병소들이 함께 발견되고 있다”며 “이 경우 기존 흉곽개구술이 아닌 작은 절개창을 이용한 복강경 수술로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항암치료만 했던 대장암의 복막 전이 환자도 최근 적극적인 종양감축술과 복강 내 항암요법을 통해 치료 효과가 커지고 있다. 홍 교수는 “대장항문외과팀은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흉부외과, 간담췌외과, 소화기내과 교수들과 협진해 다양한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8.11.30 1166호 (p58~59)

  • 이주연 객원기자 doccoma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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