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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포도만 섞어 만든 꿈의 와인

프랑스 와이너리 ‘두르뜨’의 ‘에썽스’

최고급 포도만 섞어 만든 꿈의 와인

한국을 방문한 파트리크 제스탱이 에썽스 다섯 빈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 에썽스 양조의 중심 역할을 하는 샤토 벨그라브. [사진 제공 · 김상미,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한국을 방문한 파트리크 제스탱이 에썽스 다섯 빈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 에썽스 양조의 중심 역할을 하는 샤토 벨그라브. [사진 제공 · 김상미,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세계적인 와인산지 프랑스 보르도(Bordeaux). 포도밭 면적이 1200km2에 이르는 이곳은 메독(Medoc)과 생테밀리옹(St-Emilion) 등 지역마다 개성 넘치는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만약 유명한 샤토(Cha^teau·와이너리)의 최고급 와인을 한데 섞으면 어떤 맛이 날까. 엉뚱한 생각 같지만 놀랍게도 그렇게 만든 와인이 있다. 바로 두르뜨(Dourthe)의 에썽스(Essence)다. 

두르뜨는 1840년부터 와인사업을 해온 집안이다. 와인 도매상으로 자리 잡은 이들은 1929년부터 와이너리를 매입하며 와인 생산에도 관여하기 시작했다. 벨그라브(Belgrave)와 그랑 바라이 라마젤 피작(Grand Barrail Lamarzelle Figeac)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특급 샤토 외에도 두르뜨는 현재 보르도 곳곳에 샤토를 아홉 개나 보유하고 있다. 

1990년대 말 두르뜨의 오너이자 최고경영자인 파트리크 제스탱(Patrick Jestin)은 ‘꿈의 와인’을 계획했다. 보르도 곳곳에서 생산한 최고급 와인을 섞어 이상적인 와인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아홉 개 샤토 가운데 벨그라브, 그랑 바라이 라마젤 피작, 르 보스크(Le Boscq), 라 가르드(La Garde)를 선정해 특별 지시를 내렸다. 밭 가운데 가장 좋은 구획을 골라 최고급 포도를 생산하라는 것이었다. 

보르도를 관통하는 지롱드 강 왼쪽에 자리한 벨그라브, 르 보스크, 라 가르드는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프티 베르도(Petit Verdot)를, 지롱드강 오른쪽에 위치한 그랑 바라이 라마젤 피작은 메를로(Merlot)와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을 생산했다. 그리고 이것들을 블렌드해 만든 특급 와인 에썽스 2000년산이 2002년 첫선을 보였다. 


에썽스 2010년산. 에썽스 2015년산.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에썽스 2010년산. 에썽스 2015년산.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최고만 섞어 만들다 보니 에썽스의 생산량은 한 해 6000병밖에 되지 않는다. 매년 출시되는 것도 아니다. 와인을 블렌드해 숙성시킨 뒤 향미의 깊이와 밸런스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야만 판매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파트리크 제스탱과 함께 에썽스 2005, 2008, 2009, 2010, 2015를 시음했다. 해마다 다른 보르도의 자연처럼 빈티지마다 개성이 뚜렷했다. 2005년산은 향미가 깊고 중후하며, 2008년산은 부드러운 질감이 매력적이었다. 2009년산은 햇살을 품은 듯 과일향이 풍부하고 2010년산은 아로마, 산미, 타닌의 밸런스가 잘 잡혀 화사했다. 2015년산은 신선한 과일향과 촘촘한 타닌을 뽐내며 어린 와인의 풋풋함을 한껏 드러냈다. 

2005년산이 여전히 젊게 느껴지니 에썽스의 숙성 잠재력은 과연 얼마나 되는 것일까. 최고 중 최고가 보여주는 대단한 저력이다.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2010년산만 재고가 있고, 2015년산은 조만간 시판될 예정이라고 한다. 에썽스는 전국 유명 백화점과 와인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




주간동아 2018.11.02 1162호 (p76~76)

  •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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