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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스마트 국방·드론 산업대전

드론축구 해리포터의 퀴디치가 부럽지 않다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드론축구 만드는 ‘디랩스’

드론축구 해리포터의 퀴디치가 부럽지 않다

드론축구 경기 모습. 피아식별을 위해 각 팀의 드론은 다른 색으로 빛난다. [사진 제공 · 디랩스]

드론축구 경기 모습. 피아식별을 위해 각 팀의 드론은 다른 색으로 빛난다. [사진 제공 · 디랩스]

‘드론축구’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은 지금은 종영한 영국 BBC의 배틀 로봇 프로그램 ‘로봇 워’였다. 원격 조종 로봇들이 링 위를 바퀴로 달리며 부서질 때까지 싸워 승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이었다. 드론이 공중에서 싸울 수는 있겠지만 공을 드리블하며 골대로 달려가려면 당연히 지상에서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 드론축구에 대해 들었을 때 경북도의 드론산업 관계자에게 “땅에서 달리는 드론으로 하는 경기인가 봐요”라고 안일한 질문을 던졌다. 단박에 “그럴 리가요. 드론은 날아야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명확한 답변에 머리는 더 복잡해졌다. 드론이 나는데 공은 어떻게 움직이지, 공도 하늘을 나나 등의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의문을 해결하고자 경북의 드론축구 개발업체 ‘디랩스’의 황용구, 주수복 대표를 찾았다.


퀴디치와 미식축구를 섞었다

드론축구라는 단어가 생소하지만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드론축구를 검색하면 경기에 사용되는 드론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미 드론을 레저용품으로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경기인 것. 업계에 따르면 이미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규모의 드론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우승 상금은 100만 원 이상이다. 봄가을에는 거의 매주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전국 50여 개 팀이 꾸준히 참가한다. 

경기용 드론의 외형을 보면 드론축구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드론 외부에는 탄소 소재로 만든 공 모양의 안전망이 둘러져 있다. 즉 드론이 선수이자 공이다. 망은 드론을 보호하는 동시에 참가 드론의 규격을 정하는 기준이 된다. 드론을 감싸는 망의 크기를 비롯해 드론 크기와 출력도 일정해야 한다. 따라서 승부를 가리는 것은 드론 조종술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상위 팀에는 대부분 드론 경주 등으로 실력을 쌓은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즐기는 드론축구 만들겠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드론 축구 시연을 하는 모습. [사진 제공 · 디랩스]

학생들을 대상으로 드론 축구 시연을 하는 모습. [사진 제공 · 디랩스]

드론축구 전용 경기장은 ‘해리포터’에 나오는 스포츠인 퀴디치 경기장과 유사하게 생겼다. 가로 16m, 세로 8m의 경기장 양끝 부분 공중에는 링 모양의 골대가 있다. 하늘을 나는 빗자루를 타고 경기하는 퀴디치처럼 드론축구도 선수들이 하늘을 날기 때문에 골대가 공중에 있다. 퀴디치는 득점용 공인 ‘퀘이플’을 골대에 넣어 점수를 내지만, 드론축구에서는 상대팀 골대에 드론을 통과시키면 득점한다. 황용구 대표는 드론축구에 대해 “퀴디치 경기장에서 미식축구처럼 득점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드론이 선수이자 공이 돼 점수를 다투는 경기”라고 설명했다. 

물론 실제 축구와 유사한 형태의 경기도 있다. 드론의 제자리 비행 능력을 활용해 드론으로 만든 공을 하나 띄워놓고 선수 드론들이 공을 튕겨 골대에 집어넣는 방식인데, 상대적으로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다수의 경기는 드론이 공과 선수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드론축구는 팀당 5기의 드론을 띄워 승부를 겨룬다. 현행 드론축구 규칙에 따르면 점수를 낼 수 있는 드론은 5기 가운데 공격수로 지정된 1기뿐이다. 나머지는 수비수로 공격수의 골대 진입을 막는다. 경기 시간은 전·후반 각각 3분이며 전·후반 사이 드론 정비 시간 5분이 주어진다. 

디랩스는 더 박진감 넘치는 드론축구를 개발 중이다. 일단 모든 드론이 득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황 대표는 “수비수 4기를 뚫어야 득점할 수 있기 때문에 드론 10기가 주로 골대 앞에서 각축을 벌인다. 그만큼 경기 보는 맛이 떨어진다. 반면, 모든 드론이 골을 넣을 수 있게 하면 경기장 전역에서 양 팀 드론이 맞붙게 된다. 경합 패턴이 다양해지는 만큼 전략도 늘어날 것이다. 일부 선수를 섭외해 변경된 규칙으로 시범경기를 한 결과 선수 대부분이 더 재미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디랩스는 경기장도 손볼 예정이다. 황 대표는 “지금은 드론의 이탈을 막고자 경기장 둘레와 위쪽을 그물망으로 감싼다. 그래서 경기장이 약간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디랩스는 새 경기장에 펜스 대신 레이저 센서를 달 예정이다. 드론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 센서가 이를 알려, 중앙통제시스템에서 해당 드론의 작동을 5초간 멈춘다. 물론 관중석에는 별도의 안전장치를 설치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드론축구월드컵을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황 대표는 “현재 드론축구 선두주자는 전북 전주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기가 열리고, 리그도 몇 개 진행되고 있다. 2025년에는 드론축구월드컵 개최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 후발 주자지만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통해 드론축구의 주도권을 경북으로 옮겨 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북도와 디랩스는 협업을 통해 5년 내 경북에서 드론축구월드컵을 열 예정이다.


경북만의 드론축구 만들겠다

황용구(왼쪽), 주수복 디랩스 대표, 경북도에서 드론축구를 시연하는 모습(오른쪽 사진), 드론축구에 사용되는 드론과 보호망. (아래) [홍중식 기자, 사진 제공 · 디랩스]

황용구(왼쪽), 주수복 디랩스 대표, 경북도에서 드론축구를 시연하는 모습(오른쪽 사진), 드론축구에 사용되는 드론과 보호망. (아래) [홍중식 기자, 사진 제공 · 디랩스]

아직 경기장 개발과 규칙이 완벽히 정리되진 않았지만 ‘경북형 드론축구’를 구경할 기회가 생겼다. 11월 2~3일 양일간 구미코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스마트 국방·드론 산업대전’에 참가하는 디랩스의 시연 부스에서 새로운 방식의 드론축구를 볼 수 있다. 

경기 규모가 커지려면 드론축구라는 문화를 즐기는 인구가 많아져야 한다. 디랩스는 관중의 시선에서 드론축구를 재구성하고 있다. 당연히 중계 방식에도 신경 쓰고 있다. 디랩스는 경기용 드론에도 카메라를 달 계획이다. 지금 드론축구대회에 사용되는 드론에는 카메라가 장착돼 있지 않다. 드론이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데, 카메라를 달면 그만큼 무게가 나가고 출력에도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랩스는 카메라를 달아 중계 화면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주수복 대표는 “축구 경기 명장면을 보면 경기에서 뛰는 선수의 시선으로 저 명장면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람이 하는 경기에서 선수의 시선을 공유하는 것은 어렵지만, 드론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누구나 드론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소형 드론축구 경기장도 만들고 있다. 황 대표는 “아들 때문에 이 사업을 시작했다. 아들과 함께 드론이라는 취미를 시작했는데 새삼 날릴 곳이 마땅치 않았다. 이후 드론축구를 알게 됐지만 경기장 수가 적어 누구나 즐기긴 어려웠다”며 소형 드론축구 경기장 개발 이유를 밝혔다. 

현재 드론축구 경기장을 5분의 1 규모로 축소한 소형 드론축구 경기장에서는 팀당 3기의 소형 드론으로 경기를 할 수 있다. 경기 방식은 일반 드론축구와 동일하다. 투명한 플라스틱이나 그물망으로 경기장 외부를 감싸 드론 조종에 미숙하더라도 드론이 경기장 밖으로 날아갈 일은 없다. 

황 대표는 “초중고교나 드론 체험 행사장에 드론축구를 소개하러 갈 때 이 경기장을 이용하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항상 폭발적이다. 1990년대 중·후반 학교 앞 문구점에서 미니카 경주 서킷이 유행했던 것처럼, 시내 번화가에 드론축구 경기장이 생기는 것도 먼 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8.10.26 1161호 (p29~31)

  •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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