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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

“평양선언·군사합의 셀프 비준, 역사적 책임 따를 것”

“김병준 비대위, 당내 분열과 패배주의 걷어내고 제1야당 위상 되찾는 데 기여”

“평양선언·군사합의 셀프 비준, 역사적 책임 따를 것”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23일 국무회의를 열고 ‘9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심의한 뒤 각각 서명, 비준했다. 야당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국회와 합의 없이 판문점선언의 이행 성격인 두 안건을 국무회의에서 처리한 데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방부 차관을 지냈고 20대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구미갑)을 10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10월 23일) 국무회의에서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를 비준했다. 

“대단히 유감스럽다. 남북군사합의서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고, 평양공동선언은 판문점선언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지금 국회에는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계류돼 있는 상태다.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문재인 정부 스스로 국회 비준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그랬으면 국회의 입장 정리를 기다리거나, 국회 비준동의 요구를 철회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국회에서 판문점선언이 비준동의가 안 되니까, 우회해 법제처의 유권해석,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서명하는 절차로 비준 효력을 발생시켰다. 이번 비준은 역사적 책임이 따를 것이다.”


정부가 셀프 비준 서두른 배경

법제처는 예산추계, 입법 소요가 없기 때문에 국회 비준이 필요 없다고 했는데…. 

“내가 10월 10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유선으로 남북군사합의서의 효력 문제를 제기한 후 법제처가 검토 결론을 내고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는 데까지 보름도 걸리지 않았다. 결국 법제처가 졸속으로 현 정부의 입장만 고려해 결론을 내렸다고밖에 볼 수 없다.” 

백 의원은 정부가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 비준을 서두른 배경에는 자신의 문제 제기가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월 10일 조 장관에게 남북군사합의서 6항을 들어 “필요한 절차를 거쳤나” “북측과 문본(서명된 문서 원본)을 교환한 것을 보지 못했다”고 따져 물은 이후 셀프 비준이 서둘러 진행됐다는 것. 

“남북군사합의서 6항에는 ‘이 합의서는 쌍방이 서명하고 각기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그 문본을 교환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정부에서 무슨 필요한 절차를 거쳤는지 알 수 없었고, 북한과 문본을 교환한 것도 보지 못했다. ‘필요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문본도 교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GP 철수 등은 모두 불법 아니냐’고 조 장관에게 물었다. 정부가 그 같은 논란을 피하려고 서둘러 셀프 비준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7월부터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이도 백 의원이다. 10월 12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이뤄진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였다. 질의에 나선 백 의원이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7월 남북장성급회담 등이 열린 이후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무시하는 공세적 활동을 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서 작전본부장은 “통신상으로 그런 활동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백 의원은 “7월부터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인정하지 않은 채 자신들이 주장하는 서해 해상(경비)계선(서해계선)을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문제 제기’가 아니라 ‘바로잡은 것’이다. 한 명의 지아비에게 한 명의 지어미가 있어야 하듯, 하나의 접경지역에는 하나의 경계선이 존재해야 한다. 일부일처제처럼 일경일선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영해·영토·영공 모두 마찬가지다. 경계선은 하나여야 한다.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인정했다’는 문 대통령의 주장이 현실이 되려면 북한 스스로 주장해온 서해계선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 그런데 북한은 평양공동선언 부속 합의서인 남북군사합의서를 만드는 과정에 자신들이 주장해온 서해계선을 기점으로 삼자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했다. 그뿐 아니라, 우리 어선이 서해계선을 넘어 북방한계선 아래 우리 바다에서 어로 활동을 하면 ‘퇴각하라’는 방송을 매일같이 하고 있다. 우리 바다에서 우리 어선들이 퇴각 협박을 받아 불안해하는 현실을 외면하고 ‘북방한계선을 인정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내가 이런 진실을 국정감사에서 밝힌 것이고, 국방부와 합참이 인정한 것이다. 우리 군은 마땅히 북한의 이러한 태도를 감추려 해서는 안 되며,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


군사주권 포기 문제가 더 심각

남북군사합의서 3항은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군사적 대책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고 돼 있다. 합의서에 서해 북방한계선이 언급된 만큼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인정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데….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인정했는지는 남북군사합의서에 북방한계선 용어를 사용했느냐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주장하는 서해계선을 스스로 포기했느냐로 판단해야 한다. 북방한계선 용어 사용에 집착해서 외교적 성과로 만들려 하기보다 북한 스스로 계선 주장을 포기하도록 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백 의원은 “남북군사합의서 셀프 비준이 위헌이냐 아니냐의 논란도 중요하지만, 합의서에 포함된 군사주권 포기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남북군사합의서 제1조에는 대규모 군사훈련, 해상봉쇄작전, 군사력 증강 문제를 남북 차관급 국방부 관료가 참가하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하도록 돼 있다. 합의서 내용대로라면 우리 군의 군사력 증강, 훈련, 대외군사정책은 협의라는 이름으로 북한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방부 차관 출신인 백 의원의 국방·안보에 대한 우려는 기우일까, 아니면 안보 위기가 현실이 될까. 화제를 자유한국당 내부 문제로 돌렸다. 

자유한국당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조직강화특위(조강특위) 구성을 통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나. 

“우리 당은 수권 능력을 갖춰 집권 가능성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수권 능력은 리더, 정책노선, 우호세력 결집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갖출 수 있다. 비대위와 조강특위가 지금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내년 전당대회와 2020년 21대 총선을 통해 지금의 비대위, 조강특위 활동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다만 비대위가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진행된 극심한 당내 분열과 패배주의를 걷어내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 비판에 집중하면서 제1야당으로서 위상을 되찾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자유한국당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면 가장 먼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나. 

“우리 당을 지지해준 당원 동지들과 국민에게 희망을 만들어드려야 한다. ‘자유한국당이 반드시 집권할 수 있고, 자유한국당을 통해 대한민국 역사를 다시 책임질 수 있다’는 기대를 확대 재생산해야 한다. 우리 당을 외면한 국민에게도 각 분야에서 국정수행 능력을 보여주는 정책을 개발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 당 지지에 소극적인 청년들의 관심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우리 당을 통해 청년들이 각자의 꿈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모든 당협에 청년정치아카데미를 개설해 이런 과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구미, 방위산업도시로 재조명될 것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왼쪽)이 남북군사합의서 6항을 가르키며 “필요한 절차를 거쳐 문본을 교환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돼 있다”며, “정부가 셀프 비준한 이유가 그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왼쪽)이 남북군사합의서 6항을 가르키며 “필요한 절차를 거쳐 문본을 교환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돼 있다”며, “정부가 셀프 비준한 이유가 그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정부와 여당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면 제1, 2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통합하는 야권 통합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범보수세력의 정치적 에너지를 결집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무늬만 통합인 ‘샐러드 통합’이 아니라, 화학적 통합인 ‘수프 통합’이 필요하다. 몇몇 지도자가 협력을 선언하거나 유력 탈당 정치인을 재영입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수권 야당 건설이라는 공통된 목표와 가치에 대한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수권을 위해서는 지지세력 간 결합이 꼭 필요하다는 절실함이 화학적으로 이뤄져야 (야권 통합이)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의 일방주의 국정운영을 견제하라는 시대정신이 무르익으면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 ‘따로 국밥’으로는 모두가 망한다는 공포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보수통합이 활발해질 것이다.” 

정치개혁을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구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하나. 

“정당이나 정치인 개개인의 유불리를 따진다면 선거구제 개편 합의는 지난(持難)할 것이다. 1987년 헌법 체계를 바꾼다는 결기를 갖고 대한민국을 먼저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어떻게 하면 제왕적 대통령 중심 체제를 종식하고, 행정부 독주 체제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국회를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11월 2~3일 백 의원 지역구인 구미에서 ‘2018 대한민국 스마트 국방·드론 산업대전’이 개최된다. 이번 행사가 갖는 의미가 뭐라고 보나. 

“경북도민과 구미시민에게 몇 가지 메시지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 첫째, 드론을 통해 구미가 꿈꾸는 4차 산업혁명의 메카 도시로서 이미지를 전국에 알릴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육군 등이 행사에 대거 참가함으로써 구미가 방위산업도시로서 재조명될 것이다. 구미 방위산업에 대한 국방부 차원의 관심이 크게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구미시민의 관심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전자산업의 유출로 위축된 구미 지역경제의 대체산업으로 방위산업과 드론산업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산업대전에 군이 군악대 등을 지원해 군과 구미시민이 하나 되는 축제를 연다면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간동아 2018.10.26 1161호 (p8~11)

  •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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