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12

2015.11.09

트로피에 깃든 전통과 명예

다양한 컵 대회의 역사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입력2015-11-09 13: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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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로피에 깃든 전통과 명예

    10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아시아·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노무라컵)이 열렸다.

    골프 퀴즈 하나. 노무라, 아이젠하워, 커티스, 워커, 캐나다. 이 다섯 단어에 공통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단어는? 연관성 없는 유명인 4명에 국가 이름 하나, 일반인은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하지만 골프 마니아라면 금세 알아차린다. 그 답은 바로 ‘컵(Cup)’이다.

    이들은 모두 골프대회 이름이다. 역사가 오래된 국제 골프대회. 그중 노무라컵이 최근(10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야스링크스에서 마무리됐다. 노무라컵의 다른 명칭인 ‘아시아·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이라면 이해가 더 쉬울 것이다. 아시아·태평양에 속한 27개국 남자 아마추어 대표선수가 4명씩 출전해 나흘간 개인, 단체전으로 맞붙는다. 한국은 국가대표 에이스 4명(김남훈, 윤성호, 이재경, 김용태)이 출전했는데 일본, 대만에 이어 3위를 했다.

    이 대회는 1963년 시작해 올해 27회를 맞을 만큼 전통이 깊다. 58년 미국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주창하면서 시작한 전 세계 아마추어팀 대항전인 아이젠하워트로피를 본떠 일본골프협회 부회장인 순 노무라가 주창하면서 시작됐다. 63년 필리핀 마닐라의 왁왁컨트리클럽(CC)에서 시작했고 이후 2년에 한 번씩 아시아 각국을 순회하면서 개최된다.

    한국은 1969년 서울CC(오늘날 어린이대공원인 옛 군자리 코스)에서 개최한 것이 국제 골프대회로선 처음이었다. 이어서 83년, 2009년 두 번을 성남 남서울CC에서 개최했다. 2009년의 경우 아마추어 최강으로 평가된 한국팀(김민휘, 한창원, 윤정호, 이경훈)이 처음으로 단체전과 개인전(한창원)을 제패했다. 역대 전적에서는 호주가 10승이며, 일본이 올해까지 9번 우승했다.

    보는 스포츠가 아닌 참여하는 스포츠인 골프에선 PGA, LPGA 등 프로대회 이상으로 역사가 오래되고 전통이 깊은 아마추어 국제대회가 많다. 커티스컵과 워커컵은 대륙 간 프로팀 매치인 솔하임컵과 라이더컵의 아마추어 버전이다. 커티스컵은 1932년 시작된 영국과 미국의 여자 아마추어팀 매치다. 1906년부터 12년까지 4번의 미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한 해리엇-마거릿 커티스 자매가 은제 트로피를 기증하면서 명명됐다. 짝수 해마다 양국을 오가며 개최하는데 미국이 38전 29승으로 앞서 있다.



    워커컵은 홀수 해마다 개최하는 미국과 영국 간 남자 아마추어팀 매치다. 1920년 미국골프협회(USGA) 회장인 조지 허버트 워커가 주창해 12년 창설됐다. 워커는 미국 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외증조부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 미국 팀이 45전36승으로 절대적으로 앞서 있다.

    캐나다컵은 오늘날의 월드컵이다. 각국에서 2명씩 세계 골프 랭킹에 따라 대표로 출전하는데, 캐나다 기업가인 존 제이 홉킨스가 1953년 대회를 처음 만들면서 캐나다컵이란 이름이 생겼다. 이후 각 나라 대표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로 규모를 키우면서 67년 월드컵으로 개칭한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번은 중국 선전의 미션힐스가 스폰서를 자청해 3년간 미션힐스월드컵이라 부르기도 했다. 2013년에는 ISPS한다그룹이 스폰서가 돼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됐다. 올림픽을 마친 내년 가을에는 호주에서 다시 개최된다.

    월드컵은 초기에는 스트로크플레이였으나 2000년부터는 매치 포볼, 매치 포섬으로 방식이 바뀌었다. 1960년 아널드 파머-잭 니클라우스 조, 90년대 프레드 커플스-데이비스 러브 3세 조가 각각 4승씩 올린 게 다승 기록이다. 미국이 57전24승으로 압도적으로 우세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가 5승씩 거뒀다. 프로들이 출전하는 만큼 상금도 푸짐하다. 2013년 대회부터는 스타급 선수의 출전을 유도하고자 나흘간 스트로크 개인전으로 방식이 바뀌었다. 30개국 대표 60명이 출전하는데 총상금 800만 달러(약 90억3000만 원) 가운데 700만 달러가 개인전 상금이며 100만 달러는 우승팀에게 주어진다. 제이슨 데이-애덤 스콧 조의 호주가 단체전, 제이슨 데이가 개인전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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