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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목표는 181석 선거 여왕의 부활쇼

朴통의 ‘창조정치’ 바람몰이에 ‘무대’, 제2 홍준표 될 수도

목표는 181석 선거 여왕의 부활쇼

목표는 181석 선거 여왕의 부활쇼
10월 5일 청와대 민경욱 대통령비서실 대변인과 박종준 대통령경호실 차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2016년 총선 출마 준비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두 사람 외에 앞으로 추가적으로 거취를 표명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매듭을 지으려 한다고 언급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 총선 과정에서 청와대 참모들을 대구·경북 지역에 대거 전략공천할지 모른다는 관측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대한 자진 사퇴 압박도 거둬들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말 그럴까.

朴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해줘야”

6월 25일 박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격정 발언을 쏟아냈다. 정치를 정쟁으로만 접근하고 국민과 신의를 저버린 채 국민의 삶을 볼모로 이익을 챙기려는 구태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당선한 후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패권주의와 줄서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해줘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새누리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결국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이어졌다. 당시 다음 차례는 김무성 대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이후 김무성 대표에 대한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세는 거셌다. 김 대표가 정치적 생명을 걸겠노라고 했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는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고,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 문재인 대표와 전격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역시 사실상 지킬 수 없는 지경까지 몰렸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5대 불가론을 제기하며 김 대표를 압박했다. 결국 김 대표는 안심번호를 활용한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을 개인적으로 선호하지만 저항이 강한 만큼 지난해 재·보궐선거(재보선)에서 실시한 국민과 당원 여론을 각각 70%, 30% 반영하는 안도 좋다고 본다고 다시 한 발 후퇴하고 말았다.

김 대표가 전략공천 포기 약속만은 지키겠다며 배수진을 쳤지만 이 또한 지켜내기 힘겨워 보인다. 친박계가 당헌·당규상 허용된 우선추천제를 거론하면서 대구·경북 지역도 예외가 아니라며 추가 압박에 나선 탓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김 대표는 우선추천제는 당헌·당규에 명기된 내용이므로 실시할 수 있다고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우선추천과 전략공천이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 대통령은 정말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대구·경북 지역 전략공천을 포기한 것일까.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친박계 장관들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울러 좀 더 대규모 전략공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의 마음은 어쩌면 이미 이 지점에 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집권 전반기 동안 박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통과를 자주 호소했다. 하지만 속도는 더뎠고 여전히 일부 법안은 야당의 반대 속에서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 내에서는 국회선진화법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적잖다. 박 대통령 또한 같은 생각일 것이다. 그렇다고 본인도 찬성한 국회선진화법을 다시 개정할 수는 없는 노릇.

이런 속에서 떠오른 것이 바로 내년 총선 181석 확보 전략이다. 181석이면 야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국회선진화법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153석, 친박연대 14석, 자유선진당 18석을 합쳐 보수세력이 185석을 확보한 전례도 있다.

목표는 181석 선거 여왕의 부활쇼

10월 5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 최고위원(오른쪽)이 바로 옆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개인 마음대로 하는 것을 이제 용서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목표는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더욱이 최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012년 대통령선거(대선) 당시 득표율인 51.6%를 상회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은 대선 당시 41.4%에서 반 토막이 난 상황이다. 새정연의 정당 지지율도 20%대에 불과하다. 문 대표가 4월 재보선 패배에도 사퇴로 책임을 지기는커녕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해소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오히려 친노계 내지 친문(친문재인)계 중심의 친정체제를 강화한 탓이다. 최근 혁신안이 통과된 데 이어 정치적 재신임까지 받으면서 문 대표와 친노계는 당명까지 변경하는, 사실상의 재창당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안철수 의원을 상징하는 ‘새정치’라는 단어까지 당명에서 제거하고 나면, 새정연은 ‘제2 열린우리당’이자 ‘문재인의 당’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김무성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으로 노렸던 바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누리당을 ‘박근혜의 당’에서 ‘김무성의 당’으로 변화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내후년 대선후보 당내 경선 승리는 떼어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계산은 김 대표의 계산과 달라 보인다. 김 대표를 관찰해보니 야당을 상대로 생각보다 무기력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것이다.

10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은 대표가 주인이 아니다”라면서 “이제는 용서하지 않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날 작심발언은 결코 우발적인 것이 아니다. 박 대통령의 복심이자 친박계 내부의 정론으로 봐야 한다. 최근 친박계가 내놓은 일련의 발언이 지향하는 바는 분명하다. 김무성 대표의 고립이다. 김 대표와 친박계의 분리는 물론, 김 대표와 비박(비박근혜)계의 분리까지 겨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다면 절대 사용하기 힘든 전략이다. 그러나 지지율이 받쳐주다 보니 의외로 잘 먹히고 있다.

그 결과 이른바 멀박(멀어진 친박)은 물론, 원유철 원내대표나 김태호 최고위원 같은 본래 비박계까지 친박계로 변신하게 만들고 있다. 안 그래도 결집력이 떨어지는 비박계로서는 속이 탈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급기야 비박계 일부에서 김무성 대표에 대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에 이르렀다. 비박계 중진인 정병국 의원은 김 대표의 우선추천제 수용 가능성 언급에 대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책임론을 거론했다. 이래저래 친박계의 김 대표 고립전략이 잘 먹히고 있는 것이다.

친박계가 김무성 고립전략으로 돌아선 가장 결정적 계기는 김 대표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매개로 새정연 문재인 대표와 친노계를 우군으로 끌어들인 지난 추석연휴 여야 대표 회담이다. 김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의 불씨를 되살리는 반전을 기대했겠으나, 기대와 반대로 안 그래도 김무성 대표의 자진사퇴를 바라던 친박계에게 먹잇감을 던져준 격이 되고 말았다. 초읽기에 몰린 자충수가 아닐 수 없다. 낙장불입! 이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립무원! 김 대표는 친박계는 물론, 비박계로부터도 조만간 자진사퇴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김무성 대표를 뒤로 물린 뒤 박 대통령이 그리고 싶은 ‘창조정치’의 구도는 명백하다. 2012년 대선의 51.6 대 48.4 구도를 60 대 40, 더 나아가 70 대 30으로 끌고 가 국회에서 181석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친박계가 다수인 점을 활용해 최고위원회를 붕괴시키고 또다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만드는 일도 서슴지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이미 2011년 12월 홍준표 대표 체제를 무력화하면서 2012년 1월 박근혜 비대위 체제를 창출해낸 경험이 있다. 같은 방식으로 김 대표를 순식간에 제2 홍준표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목표는 181석 선거 여왕의 부활쇼

10월 5일 청와대 민경욱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왼쪽)과 박종준 대통령경호실 차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

신박계로 대대적 물갈이?

박 대통령이 대리인을 내세워 비대위 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면 다음 순서는 공천혁신, 곧 대규모 물갈이가 될 터이다. 여야를 불문하고 19대 국회의원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최고조에 달한 점을 활용해 현역 의원 3분의 2 이상을 신진인사, 곧 ‘신박계’로 대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새정연 내에서 친노계 공천이 기정사실이 된 상황에서 오히려 새누리당이 세대교체를 주도해간다면 바람은 새누리당 쪽으로 불 것이다.

이와 더불어 친노계가 장악한 새정연을 세차게 몰아붙이는 정치투쟁에도 주력할 것이다. 이미 호남민심이 돌아섰고 호남정치는 신당으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당은 내년 총선에 대규모 후보자를 출마케 함으로써 제1야당으로 발돋움하려 애쓸 것이다. 그것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새정연의 지지기반을 잠식하면서 타격을 줄 개연성은 충분하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공략하면 새정연을 제3당으로 전락하게 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이 점도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3권 분립이 엄연한데 대통령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전문가들은 반문할 테고, 야당 역시 문제제기를 할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요구했듯이 박 대통령에 대한 새누리당 탈당 요구도 빗발칠 것이다. 그래도 박 대통령이 멈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문 대표를 사실상 총재로 만든 친노계 또는 친문계의 친정 쿠데타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이미 총재로 등극한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의 총재정치 부활에 대해 비판할 명분을 상실한 상태다.

응답하라 2012! 박 대통령은 2012년 총선과 더불어 2016년 총선도 주도함으로써 집권 후반기 속도전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임기 말 레임덕도 방지하는 특단의 묘수를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의 부활? 떨고 있나 문재인? 가을이 깊어가며 쌀쌀해지는 속에서 경제에도 찬바람만 부는데, 정치권만 홀로 후끈 달아오르는 중이다.



주간동아 2015.10.12 1008호 (p12~14)

  • 이종훈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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