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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주식농부 박영옥이 말하는 성공투자법

좋은 기업과 3~4년 동행하라

“지금은 ‘탐욕’을 갖고 투자할 때  … 남북관계 좋아지면 기회의 문 열릴 것”

좋은 기업과 3~4년 동행하라

[홍태식]

[홍태식]

“국내외 경제뉴스 보기가 겁난다”는 사람이 많다. 나쁜 소식이 더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112를 기록한 소비자심리지수가 올해 7월에는 101로 크게 하락했고, 지난해 월평균 30만 명을 웃돌던 고용자 증가폭은 올해 7월 5000명 증가에 그쳤다. 해외에서 들려오는 소식도 우울한 것이 더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무역전쟁 여파로 유럽 경제에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워 있고, 중국 경제도 대내외 악재가 부각돼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다. 터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신흥국 도미노 위기설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다. 국내 주가지수 역시 올해 들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2600선을 돌파했던 종합주가지수가 2200선으로 하락했고, 900을 넘었던 코스닥지수도 790대로 떨어졌다.


성공투자의 3요소

[홍태식]

[홍태식]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경제가 어렵다는 이때, “지금이야말로 ‘탐욕’을 갖고 투자할 때”라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독려하는 이가 있다. ‘주식농부’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다. 그의 남다른 얘기에 귀가 절로 솔깃해졌다. 8월 21일 서울 여의도 그의 사무실에서 박 대표를 만났다.

무역전쟁과 신흥국 위기설, 고용 악화와 소비자심리 위축 등 국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얘기가 많다. 이럴 땐 어떤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나. 

“모두가 어렵다고 얘기하는데, 나는 오히려 지금이 좋은 회사를 찾아 적극 투자에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 

‘소나기는 피하라’는 말처럼 위기에 대한 경고음이 많은 현 상황에서는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하는 것 아닌가. 

“투자자는 담대해야 한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믿을 만한 회사다, 앞으로도 성장할 회사다’라는 확신이 들면 과감하게 투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박 대표는 성공투자의 3요소로 △좋은 기업을 찾아 △지속적으로 소통, 교류하며 △인내심을 갖고 3~4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것을 꼽았다. 

“경기가 좋든 나쁘든 우리의 삶은 지속된다. 불경기면 불경기인 대로 사람들이 원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있게 마련이다. 기업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기업 외적인 이유로 주가가 하락했다면 오히려 좋은 기업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지금 국내 기업은 저마다 위기를 극복하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혁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분야에 투자하면서 미래를 준비한다. 위기가 지나고 그런 노력의 결과로 높은 성과를 올리면 투자자는 과실을 공유할 수 있다. 지금은 어느 기업이 위기 이후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을지 꼼꼼히 따져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때다.” 

박 대표는 지난해 여름 한반도를 휘감았던 북핵 위기를 예로 들었다. 

“지난해 8월 북한과 미국이 말폭탄을 쏟아부으며 곧 전쟁이라도 벌일 것처럼 서로 으르렁댔다. 그때 국내에 들어와 있던 외국인 자금 가운데 1조 원이 현금화돼 빠져나갔다. 그때도 ‘북핵 문제로 불안해진 외국인이 1조 원의 주식을 팔았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당시 우리 증시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본 규모가 600조 원이었다. 만약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상황이었다면 600분의 1만 회수했을까. 그런데도 북한과 관련된 이슈가 있으면 늘 증시를 들먹인다. 어느 때는 북한 때문에 지수가 떨어졌다 하고, 또 어느 때는 ‘북한 이슈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올랐다고 한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북한 문제뿐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에서 무슨 일이 터지면 당장이라도 우리 경제가 어려워질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하지만 그 일과 관련해 실제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국내 기업은 많지 않다. 다만 주가가 등락할 뿐이다. 기업 활동은 그대로인데 주가가 떨어졌다면 오히려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일이다.” 

박 대표는 2016년 7월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이후 한 매체에 ‘위기는 늘 전대미문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후 코스피가 3.09% 하락하고, 코스닥이 장중 7%대까지 폭락했다 4.76%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박 대표는 점심도 거른 채 평소 눈여겨보던 기업의 주식이 떨어지자 약 40억 원어치를 매수했다고 한다. 

“위기는 언제나 찾아오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보다 위기의 본질을 파악하고 위기 이후 찾아올 기회를 볼 줄 아는 안목을 갖추는 일이다. 위기는 늘 오지만, 늘 극복됐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몇 년 전까지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하던 조선, 자동차, 화학 등 제조업 기업이 대부분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들이 우리 기업이 확보한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 경제의 산업구조는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옮겨갈 것이다.” 

예를 들면?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바이오와 제약, 헬스 분야 기업들의 사업 전망이 밝아질 것이다. 또 우리 사회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한 만큼 그것에 걸맞게 문화와 관광, 서비스 산업 분야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몇 해 전부터 카지노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관계가 좋아져 ‘코리아 리스크’가 해소되면 한반도는 동북아의 중심 국가로 부상할 것이다. 그동안 가요와 드라마 등 한류가 전 세계에 유행처럼 퍼져나갔는데, 앞으로는 세계인이 한류의 모국인 한국을 보려고 방문할 것이다.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찾아오면 놀고 먹고 즐길 거리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맛난 음식과 멋진 잠자리는 물론, 화려한 엔터테인먼트까지 결합된 카지노 산업은 앞으로 한국의 부가가치를 높일 유망한 분야다.” 

박 대표는 이 같은 소신에 따라 몇 해 전부터 파라다이스와 GKL, 강원랜드 등 카지노 기업들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나 중국 마카오, 싱가포르가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았나. 앞으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질수록 그에 걸맞은 문화와 관광,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카지노, 부가가치 높일 유망한 산업

카지노 하면 여전히 도박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 ‘돈을 따겠다’는 투기적 생각으로 카지노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카지노를 경제산업적 측면에서 달리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 테마주가 주목받고 있다. 

“테마냐 아니냐의 기준으로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북한이 개방의 길로 들어서면 우리 기업에게는 거대한 기회의 문이 열릴 수 있다. 우리 자본과 기술에 북한의 노동력과 자원이 결합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겠나.” 

박 대표는 북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의 성공신화가 북한에서 대동강의 기적으로 재현될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본격적인 개방의 길로 들어서면 도로와 철도,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활기를 띨 것이다. 그리고 동북3성과 연해주는 물론, 대륙을 통해 유럽까지 무역이 크게 확장돼 우리의 경제활동 범위가 비약적으로 넓어질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꿈같은 얘기 같지만 남북교류로 경제 생태계의 지평이 넓어지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도 크게 성장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때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남북관계를 매우 긍정적으로 전망하는데,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바로 비핵화다. 

“안보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제 관점에서 보면 북한이 쓰지도 못할 핵을 포기하는 대신 경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도록 우리가 적극 도울 필요가 있다. 통일은 먼 미래의 일일 수 있지만, 남과 북이 손잡고 새로운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노력은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남북 민간교류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박 대표는 북핵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북에게는 물론, 우리에게도 경제적 풍요와 축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며 낙관론을 이어갔다. 

“냉전체제의 마지막 산물이 DMZ(비무장지대)다. 그동안 분단으로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렀나.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되면 생태계 보고인 DMZ는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할 것이다. 평화로운 한반도의 상징이자 세계인이 찾는 한반도의 대표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 

박 대표는 대박을 노린 남북경협 테마주 투자는 경계해야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우리 기업들에게 미칠 긍정적 영향을 고려한 투자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식은 사는 것보다 파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박 대표는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어떻게 정하나. 

“투자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꿔야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주식을 사고파는 데만 목적을 두면 투기가 되고 만다. 주식투자는 엄밀히 말해 ‘기업에 대한 투자’다. 종목을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동행’할 기업을 찾는 일이다. 매매 차익을 거둔다는 생각보다, 기업과 동행해 성과를 공유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기업의 본질 가치를 보고 투자하면 외부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며 “조바심과 탐욕을 조절할 수 없는 사람은 주식투자를 시작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는 주가가 바닥일 때 사 꼭지에 올랐을 때 팔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가능하지 않다. 요행히 한두 번은 잘될 수 있을지 몰라도 오래 지속할 수는 없다. 주식 매매 기준은 주가 등락이 아니라 기업 가치가 돼야 한다. 나는 1~2년을 지켜본 뒤 그 기업의 적정 주가를 판단한다. 그리고 목표 주가에 도달하면 매도한다. 그 기업과 동행(투자)을 계속할지, 그만둘지 결정할 때도 주가 등락이 아니라 기업 본질 가치가 변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살핀다. 기업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할 이유가 없다. 특히 기업의 본질 가치를 보고 투자하면 외환위기나 9·11테러,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성장 둔화 등 세계적 위기 앞에서도 담대할 수 있다.” 

장기투자라면 어느 정도 기간이 적정하다고 보나. 

“단순히 오랜 시간 보유하는 것을 장기투자라고 할 수는 없다. 자신이 동행하는 기업의 성장주기를 예측하고 그에 맞게 투자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 기업이 예측한 주기에 따라 성장해가면 목표가까지 보유하고, 그렇지 않으면 투자를 철회하는 것이다. 내 경우는 1~2년 지켜본 뒤 3~4년 동행하는 것을 선호한다. 어떤 기업은 10년 넘게 동행하기도 한다.”


50여 개 회사와 동행하는 중

[홍태식]

[홍태식]

박 대표는 현재 몇 개의 회사와 동행하고 있나. 

“50개 회사가 조금 넘는다.” 

주로 어떤 회사인가.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들이다. 국민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제품과 서비스는 외부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기본은 한다. 그 대신 업종 내에서 1등을 하는 기업과 주로 동행한다. 사회가 다양화될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처럼, 사업 영역과 기업의 활동 분야도 다양화돼 있다.” 

박 대표가 생활 속에서 찾은 기업은 겔포스현탁액으로 유명한 보령제약과 신라면으로 라면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농심, 휴대용 부탄가스시장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태양과 대륙제관, 인공위성 전문업체 쎄트렉아이, 친환경 교통수단이자 레포츠 수단으로 효용성이 큰 자전거 생산업체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등이다. 그리고 2015년 펴낸 책 ‘돈, 일하게 하라’(프레너미)에서 밝힌 것처럼 글라스락으로 유명한 삼광글라스와 가죽제품 생산기업 조광피혁, 산업폐기물 전문처리업체 코엔텍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박 대표는 당시 책 서문에서 ‘자본시장이 우리의 희망’이라며 주식투자 당위론을 이렇게 강조했다. 

기업은 점점 부자가 되고 있다. 반면에 서민은 가난해지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돈이 기업에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부자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업의 부를 나눠 가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다. 주식투자는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방법이고, 국가 경제의 차원에서 보면 우리나라 자본시장을 튼튼히 하는 길이다. 부를 얻는 동시에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사고파는 행위로는 행복한 투자자가 될 수도,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도 없다. 기업과 동행하며 미래에 ‘투자’할 때 자본시장은 우리의 희망이 된다.

주식농부 박영옥 대표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기업을 발굴하고 매사에 겸양의 정신으로 파트너를 존중하며 적대적이기보다는 우호적으로 공생공영하는 길을 찾고 영속적 기업의 가치에 근거한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며 노력한 대가만큼의 기대수익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투자한다’는 농심투자철학을 통해 현재의 부를 일궜다. 다들 경제가 어렵다는 이 시점에 그의 말마따나 노후까지 ‘동행’할 기업을 찾아볼까나.




주간동아 2018.08.29 1153호 (p16~19)

  •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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