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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왜 한국에서만 화재 빈번할까

해외에선 재빠른 리콜로 화재 사고 이슈 안 돼  …  한국에선 유독 대응 늦어

BMW는 왜 한국에서만 화재 빈번할까

8월 20일 경북 문경에서 주행 중이던 BMW 520d 차량에 불이 붙어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동아DB]

8월 20일 경북 문경에서 주행 중이던 BMW 520d 차량에 불이 붙어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동아DB]

BMW 디젤 차량의 연이은 화재 원인으로 설계 및 부품 결함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똑같은 설계와 부품으로 제품을 출시했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화재가 자주 발생 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차량 화재가 나기 시작한 것은 2015년인데도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인은 물론, 대응책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어 국내 차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BMW 측은 리콜을 시작했으나 대상 차량이 10만 대에 달하고 서비스센터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BMW 차량 중 국내에서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모델은 520d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만 20대에 불이 붙었다. 2015년에는 3번,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1번씩 520d에 불이 났으니 올해 급증한 셈이다. 520d를 포함, 화재가 난 BMW 차량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36대다. 

BMW 측은 화재 원인을 EGR 고장이라고 밝혔다. EGR는 배기가스 저감장치로, 디젤 엔진에서 나온 배기가스를 다시 엔진에 주입해 배기가스의 유해물질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 BMW 측은 EGR 중 쿨러(냉각기)에서 냉각수가 새어나와 파이프와 흡기다기관에 찌꺼기가 쌓이고, EGR 밸브 오작동으로 냉각되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빠져나가 찌꺼기에 불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BMW는 2011~2016년 생산된 520d 등 42개 디젤 차종 10만6317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 중이다.


이슈가 안 됐을 뿐 해외서도 화재 잇따라

하지만 일부 BMW 차주는 BMW 측이 이런 문제를 알면서도 쉬쉬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BMW 피해자 모임 소속 차주 20명과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하종선 변호사는 8월 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찾아 BMW의 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BMW 측이 EGR 결함을 적어도 2016년 초부터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BMW 측은 2016년 말부터 EGR 쿨러와 밸브의 위치를 바꾸도록 설계를 변경했다. 자동차업계 관행상 설계 변경은 생산 시점 1년 전에 이뤄지므로 2015년 말이나 2016년 초 이미 EGR의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것. BMW 측은 “EGR 모듈이 화재 원인으로 밝혀진 것은 올해 7월”이라고 해명했다. 화재 원인이 다양한 만큼 전 세계 화재 발생 사례를 모두 조사해 원인을 찾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BMW 측의 대응이 늦었다고 볼 만한 정황 증거가 적잖다.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8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BMW 자동차 화재 조사계획’을 발표하며 “6월 BMW 520d 차량의 특정 부위에서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는 이상 징후를 확인했다. 이에 6월 25일, 7월 5일, 7월 19일 세 차례에 걸쳐 기술자료를 요청했으나 BMW코리아는 자료를 주지 않거나 일부 자료를 누락한 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BMW 차량의 화재 사고가 있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BMW 측이 미국에서 100만 대 넘는 차량을 리콜했다. 해당 리콜에 앞서 미국 ABC뉴스는 지난 5년간 BMW 차량에서 40건 넘는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5월 영국에서도 BMW 측은 미국과 같은 문제로 2004~2011년 생산된 3시리즈 29만4000대를 리콜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처럼 화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곳도 있다. 독일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7월 7~29일 3주간 BMW 차량에서 화재 사고가 3건 발생했다. 독일 신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FAZ)’은 7일(현지시각) BMW 측이 한국 내 차량 화재와 같은 문제로 유럽에서도 디젤차 32만3700대를 리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차량 정비업계는 BMW의 경직된 정비정책만 아니었어도 화재가 줄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BMW가 다른 수입차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몇 년 전부터 차량 가격을 크게 낮췄다. 그 대신 보증수리 가능 주행거리와 일부 서비스를 줄였다. 일례로 보증수리 기간에는 2만km당 한 번씩 무료로 엔진오일을 교체해줬는데 이를 3만km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정비만 잘했어도 막을 수 있었던 화재

BMW코리아가 리콜(결함 시정)을 시작한 8월 20일 서울 서초구 BMW한독모터스 방배서비스센터가 리콜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 [동아DB]

BMW코리아가 리콜(결함 시정)을 시작한 8월 20일 서울 서초구 BMW한독모터스 방배서비스센터가 리콜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 [동아DB]

BMW 측에 따르면 보증수리 기간은 3년, 주행거리는 20만km이다. 하지만 동력 계통에 관한 보증수리 가능 주행거리는 6만km. BMW 관계자는 “(동력 계통에 관한) 보증수리 가능 주행거리는 정부에서 정한 것을 따랐고, 다른 브랜드도 동일하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도 보증정책이 좋은 편이다. 배출가스는 수리 기간 5년에 8만km까지 보장되고, 이 중 일부 부품은 7년에 12만km까지도 보증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국토부)에 해당 내용을 확인한 결과 6만km의 보증수리 가능 주행거리는 최대 기준이 아닌 최소 기준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동력 계통 최소 보증수리 가능 주행거리는 6만km이다. 보증수리 가능 주행거리의 최대 기준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영국과 호주, 미국 내 BMW 보증수리 정책을 확인한 결과 보증수리 기간은 한국과 같았다. 하지만 해당 국가에서는 보증수리 가능 주행거리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국내 공식 BMW 서비스센터는 총 52개. 이들 서비스센터에서 10만 대 넘는 차량을 손봐야 한다. 부품 수급도 걱정이다. BMW 측은 올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40만 대를 리콜해야 한다. BMW 서비스센터에선 부품에 이상이 있으면 수리하거나 청소하는 대신 부품 자체를 교체한다. 이 때문에 수리비가 비싸 운전자들이 서비스센터를 자주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만약 BMW 차주가 일반 정비센터에서 정비를 받으면 남은 보증수리 기간을 없애버린다. 차주로선 울며 겨자 먹기로 서비스센터를 찾을 수밖에 없다. 

BMW 측은 이에 대해 “다른 메이커 차량도 보증수리 기간에는 일반 정비센터를 찾을 수 없고 수리 시 부품을 교체하고 있다. 외부 정비업체에는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사용하는 정식 부품이 없을 수 있고, 수리 프로세스 역시 보증할 수 없어 사고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반 정비센터에 들어간 차량의 정비 보증은 어렵다”고 밝혔다.




주간동아 2018.08.29 1153호 (p8~9)

  •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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