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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특집 | 3콤마캐피탈

포멜로에서 영그는 세계시장 진출의 꿈

스탠퍼드대 졸업한 베트남 엘리트 포멜로에 인생을 걸다

포멜로에서 영그는 세계시장 진출의 꿈

포멜로 농사에 미래를 건 베트남 청년들. 왼쪽부터 비엣 후인 3콤마캐피탈 대표, 쯔엉 하 COO, 딘 르엉 부사장(위). 40만㎡ 규모의 농장에서 종묘를 재배하고 있다.

포멜로 농사에 미래를 건 베트남 청년들. 왼쪽부터 비엣 후인 3콤마캐피탈 대표, 쯔엉 하 COO, 딘 르엉 부사장(위). 40만㎡ 규모의 농장에서 종묘를 재배하고 있다.

유교문화가 짙게 남아 있는 베트남에서는 집집마다 사당을 설치하고 조상을 모시는 풍습이 있다. 심지어 호텔 로비 한켠에도 사당이 자리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약식으로 차린 제상에 짙은 녹색의 과일 하나만 덩그러니 올려진 경우가 적잖다는 것. 수박처럼 생긴 이 과일의 정체는 뭘까. 하노이와 호찌민 공항에서도 이 과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베트남 특산물을 판매하는 매장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진열해놓고 있어 눈에 잘 띈다. 이 과일의 이름은 ‘포멜로’. 몸에 좋고 과즙이 풍부해 주스로도 인기다. 포멜로는 베트남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 가운데 하나인데, 이 포멜로 농사에 자신의 미래를 건 베트남 청년이 있다. 비엣 후인 3콤마캐피탈 대표다. 


포멜로 CTO가 작황을 살펴보고 있다. 프리미엄급 포멜로인 그린 포멜로는 과육 색깔부터 다르다. 일반 포멜로(왼쪽부터).

포멜로 CTO가 작황을 살펴보고 있다. 프리미엄급 포멜로인 그린 포멜로는 과육 색깔부터 다르다. 일반 포멜로(왼쪽부터).

포멜로 농부로 변신한 비엣 대표는 싱가포르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돼 싱가포르에서 고교를 졸업했고,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유학했다. 대학 졸업 후 모건스탠리에서 4년간 근무했으며, 이후 하버드대에서 MBA를 마쳤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지만 그의 최종 선택은 포멜로 농사였다. 

화려한 이력을 쌓았는데, 굳이 포멜로 농사에 뛰어든 이유가 뭔가. 


“포멜로는 베트남인이 즐겨 찾는 과일 중 하나다. 그런데 포멜로는 여전히 농가에서 한두 그루 재배하는 재래식 농법에 머물러 있다. 생산량이 많지 않다 보니 대부분 베트남 내수시장에서 소비되고 만다. 바나나와 망고, 오렌지처럼 플랜테이션이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포멜로가 베트남을 넘어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플랜테이션으로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비엣 대표는 포멜로 플랜테이션 농업법인을 세우기 전 2년 가까이 리서치를 했다고 한다. 포멜로를 키우는 농가를 두루 찾아다니며 작황과 품질이 좋은 농부를 찾아냈고, 이 농부를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영입해 포멜로 생산 과정을 규격화했다. 

“농산물을 대량생산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균일한 품질을 만드는 것이다.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내는 공산품과 달리 농산물의 대량생산이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포멜로를 가장 잘 키우는 대표농부를 찾아냈다. 그분을 CTO로 영입했고 그의 재배 노하우를 매뉴얼화했다. 포멜로 재배를 규격화·표준화해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게 우리 회사의 목표다.” 

포멜로 플랜테이션화에는 딘 르엉 부사장의 노하우도 한몫했다. 그는 형과 함께 베트남에서 새우 치어 대량생산에 성공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 성공 사례를 포멜로 농사에 접목하려는 것. 

어느 규모로 포멜로를 생산하고 있나. 


“지금은 CTO가 4만㎡ 규모의 농장에서 생산 중이고, 40만㎡ 규모의 농장에서 종묘를 재배하고 있다. 종묘가 3년가량 자라면 포멜로 생산이 가능하다. 앞으로 100만㎡까지 늘릴 계획이다. 3년 후부터는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비엣 대표는 포멜로를 직접 시식해볼 것을 권했다. 크기는 작은 수박만 하고 모양은 오렌지가 연상되는데, 과즙을 품은 속을 따로 떼어낼 수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단맛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청량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시중에 있는 포멜로와는 색깔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우리가 생산하려는 것은 그린 포멜로다. 표면이 누르스름한 일반 포멜로와 달리 우리 포멜로는 표면이 짙은 녹색이다. 그린 포멜로는 포멜로 중에서도 품질이 우수한 프리미엄급이다. 특히 그린 포멜로는 활성산소 제거 효능이 있어 건강증진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여러 농업대와 연계해 과학적 효능을 입증하는 연구를 의뢰해놓았다. 또 몇몇 인재를 직접 스카우트해 포멜로 생산 현장에 투입하기도 했다.” 

포멜로는 3년 준비 기간을 거쳐 4년 차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12년 차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1만㎡에서 50t가량 나오는데, 포멜로 1kg에 2달러 정도 하니까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비엣 대표는 앞으로 100만㎡까지 생산 규모를 키울 예정이라며 한국시장 진출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건강음료에 관심 많은 한국시장에 진출할 생각을 하고 있다. 깐깐한 한국인 입맛을 통과하면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 것 아닌가.(웃음) 장차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 포멜로 판로를 확보해나갈 때 한국이 주요 거점이 되리라 본다. 검역이 까다로운 한국 수출길이 열린다면 다른 선진국으로 수출도 용이할 것이라 생각한다.”




주간동아 2018.07.31 1149호 (p26~27)

  • | 호찌민=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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