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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의협 vs 문재인 케어

“비급여의 급여화 의사의 직업 수행 자유 박탈”

인터뷰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

“비급여의 급여화 의사의 직업 수행 자유 박탈”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 [지호영 기자]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 [지호영 기자]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는 내용을 철회하기 전까지는 ‘문재인 케어’의 어떤 항목에도 동의하지 않겠다.” 

3월 23일 대한의사협회(의협) 40대 회장으로 뽑힌 최대집 당선인의 발언이다. 최 당선인은 당선된 날부터 여론의 이목을 끌었다. 보수단체에서 활약한 이력 때문이다. 과거 그는 의협 외에도 극우단체로 분류되는 자유통일해방군 상임대표,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케어 반대 투쟁 최전선에 선 그를 4월 4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문재인 케어 반대는 시장경제 질서 수호”

4월 1일로 예정된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부터 반대에 나섰다. 정부는 그간 의협과 협의를 거친 사항이라고 발표했는데 사실인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합의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의협도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에는 찬성한다. 하지만 시행 시점은 합의하지 못했다. 또 진단적 가치가 떨어지는 단순 초음파는 어떻게 급여를 산정할지도 얘기된 바 없다. 정부에서는 치료 보조수단으로 2만5000원, 본인 부담 80%인 예비급여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의협은 해당 항목을 예비급여가 아닌 비급여로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당초 시행 시점과 예비급여 문제는 보건복지부와 의협 비대위가 추가 협상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합의 없이 4월부터 급여화를 시행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그 밖에도 정부의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에 문제가 있나. 

“의사 입회하에 방사선사가 초음파 검사를 가능케 한 것도 문제다. 정부는 의사가 실시간으로 지도하고 방사선사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적법한 의료행위라고 하지만 어불성설이다. 초음파 검사는 어차피 의사가 검사 내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신체적 불편사항이 있지 않다면 굳이 방사선사의 손을 빌릴 이유가 없다. 게다가 악용 여지도 있다. 방사선사 여럿이 초음파 검사를 하고 의사가 그 검사 결과를 한번에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식의 박리다매형 진료도 가능해진다. 진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합리적 의료수가 인상이 선행된다면 비급여의 급여화에 동의할 수 있나. 

“수가 인상은 별개 문제다. 비급여 항목 전체를 급여화한다는 것은 시장경제의 기본 질서를 해치는 행위다. 사실 국민건강보험제도 자체가 의사의 직업 수행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한다. 이 때문에 의료 서비스 가격을 국가가 정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이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 제기됐다. 물론 두 번 다 합헌 결정이 나왔는데, 비급여 항목 때문이었다. 비급여 항목의 가격은 정할 수 있으니 의사의 직업 수행 자유를 완전히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시행되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의사의 자유마저 박탈당하게 된다.” 

자유가 침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 건강 측면에서 보면 의료 서비스 가격을 국가가 일부 정할 필요는 있는 것 아닌가. 

“의료가 국민 건강에 필수적 서비스인 만큼 일부 항목은 국가가 건강보험 등을 통해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이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비급여 항목으로 지정돼 보호받던 최소한의 자유는 지켜달라는 요구다.”


“자유라는 가치 내걸어 당선”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최 당선인은 이번 의협 회장 선거에서 후보 4명을 제치고 총 투표수 2만1385표 중 6392표(29.67%)를 얻어 당선했다. 2위와 표차가 2000표에 달했다. 

큰 표 차이로 당선됐다. 이를 예상했나. 

“당선은 예측했지만 이렇게 큰 차이로 당선할지는 몰랐다. 의료계 인사 대부분이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지만 의료수가 등 작은 쟁점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사의 직업 수행 자유라는 큰 쟁점을 들고 나온 것은 내가 유일했다. 그런 측면이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보수단체에서 오래 활동해온 것이 이번 선거에 도움이 됐다고 보나. 

“확실히 도움이 됐다. 국회의원 총선 캠프에서도 일한 적이 있어 선거 시스템에 비교적 익숙했다.” 

힘든 점은 없었나. 

“농반진반으로 의협 회장 선거 유세가 총선 유세보다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국 병·의원을 돌며 선거 유세를 하다 보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는 말을 실감했다. 하지만 그만큼 일선 의사들의 고충을 자세히 들을 수 있어 값진 시간이었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지 않고 사회활동에 뛰어들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사회단체 활동 때문에 전문의 과정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서울대 의대 재학 시절 장래희망이 학계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전문의 과정 대신 의학 공부를 더 할 계획이었다. 일반의 자격을 취득하고 공보의로 근무했는데, 이때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는데,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가 화제였다. 국가보안법은 분단국가라는 특수성 때문에 꼭 필요한 법이라고 생각해 폐지 반대 집회에 나섰다. 집회에 나가 보니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는 국가보안법 폐지의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국가 안보의 한 축이 무너지는 광경을 보니 단순히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단체활동 등을 통해 계속 목소리를 내게 됐다.” 

의협 회장 선거에 나서 문재인 케어를 저지하는 것도 사회활동의 연장인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수호한다는 측면에서는 연장이라 볼 수 있겠지만,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다. 현재 의협 회장직 외에 다른 활동은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대다수 여론이 문재인 케어를 지지하고 있다. 

“국민이 의협의 주장을 단순히 의사단체의 이기주의로 치부하지 않고 비판적 시각으로라도 면밀히 봐줬으면 싶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 중이고 생산인구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급여 항목을 전면 급여화하는 식으로 국민건강보험 지출을 늘리면 현 청년 세대의 부담이 커진다. 이후 의료보험 재정 적자폭이 커질 경우 젊은 층은 자신들이 납부한 보험료만큼 혜택을 못 볼 수도 있다.”




주간동아 2018.04.11 1133호 (p16~17)

  •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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