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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짜오! 베트남❷

CJ, ‘K-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다

지난해 매출 1조 원 넘겨… 식품, 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생명공학에 초점

CJ, ‘K-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다

베트남 호찌민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CJ빌딩. [사진 제공·CJ그룹]

베트남 호찌민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CJ빌딩. [사진 제공·CJ그룹]

2012년 4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베트남을 ‘제3의 CJ’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1은 한국이고 제2는 중국인데,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곳으로 베트남을 꼽은 것이다. 

CJ그룹은 베트남에서 식품사업으로 시작해 바이오, 물류, 영화, 극장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현재는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등 4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삼고 있다. CJ그룹의 베트남 매출은 지난해 1조 원을 넘겼으며 2020년까지 5조 원이 목표다. 

베트남은 CJ그룹의 글로벌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가운데 하나로, 현지 투자와 고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베트남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생활문화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CJ제일제당, 베트남 식품업체 3곳 인수

‘CJ Cau Tre’ 판매직원들이 베트남 호찌민 이온(AEON) 마트에서 ‘리얼 짜조’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CJ그룹]

‘CJ Cau Tre’ 판매직원들이 베트남 호찌민 이온(AEON) 마트에서 ‘리얼 짜조’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CJ그룹]

CJ제일제당은 국내 신선식품 부문 선두주자다. 생산, 물류, 유통 등 인프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 육가공·냉동·수산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매출 규모도 1조 원대에 이른다. 1980년 햄, 소시지 등 육가공사업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은 88년 냉동식품 부문에 본격 진출했고, 2000년 김치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05년에는 신선식품사업 부문을 출범해 두부와 김, 달걀, 수산물가공 등으로 사업 범위를 점차 넓혔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이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증가로 질 좋고 맛있는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한류 인기가 높은 베트남에서 한국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2015년 기준으로 베트남 가공식품시장 규모는 15조 원에 이른다. 부문별로는 음료(4조 5000억 원)와 유가공(2조 6000억 원), 상온면(1조 5000억 원), 소스(1조 1000억 원) 순으로 시장 규모가 크다. 냉장·냉동식품의 시장 규모는 6000억 원대로 다른 부문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다. 그렇지만 연평균 20%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인구가 9000만 명에 달해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는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서 자사의 핵심 역량인 냉장·냉동 중심의 신선식품사업에 집중해 확고한 시장 지위를 확보한 뒤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상온간편식, 건강음료, 소스, 스낵 등 상온시장으로 진출해 종합식품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측은 “베트남 주요 식품업체들이 냉장·냉동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시장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4000억 원 규모의 스낵시장도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CJ제일제당은 본격적인 베트남 진출을 위해 2016년부터 베트남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인수했다. 특히 베트남 내 1위 김치업체인 킴앤킴을 인수해 ‘CJ Foods Vietnam’으로 사명을 바꿨다. 베트남 국민 사이에서 김치는 인지도가 98%에 이를 정도로 친숙한 음식이다. 아직 베트남의 김치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김치를 먹어본 베트남 국민이 75%에 이르고 60% 이상이 직접 구매한 경험이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최근 몇 년간 베트남 김치시장은 40% 이상 고성장을 해왔다”며 “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킴앤킴 인수 후 20억 원을 투자해 기존 김치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두부와 김·김스낵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도 갖췄다. 또한 ‘비비고’ 브랜드로 디자인을 바꾸고 포장을 고급화하는 등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마쳤다. 아울러 현지인 입맛에 맞게 기존 제품을 변형하는 한편, 현지 절임 문화에 한식 개념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현재 김치 6종과 두부 4종, 김·김스낵 3종이 ‘비비고’ 브랜드로 베트남 현지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어 2016년 12월에는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제(Cau Tre)를 인수했다. 까우제는 1983년 설립된 냉동식품 전문기업이자 베트남 국영 유통기업인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의 자회사다. 국민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까우제는 주요 제품인 스프링롤과 딤섬이 베트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CJ Foods Vietnam’에서 생산하는 비비고 김치. [사진 제공·CJ그룹]

‘CJ Foods Vietnam’에서 생산하는 비비고 김치. [사진 제공·CJ그룹]

‘CJ Cau Tre’는 주력 제품인 스프링롤과 딤섬은 물론, 냉동스낵과 냉장·상온 소시지, 어육가공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한국의 대형 히트제품인 ‘비비고 만두’를 생산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에서 ‘비비고’와 ‘고메’ 브랜드를 앞세워 냉동식품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듯, 까우제 인수를 계기로 베트남 냉동식품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3월에는 베트남 수산가공식품업체 민닷(MINH DAT)푸드를 인수했다. 민닷푸드는 미트볼과 피시볼을 생산하는 업체로, 가정집 식탁에 자주 오르는 반찬시장에서도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서 식품사업을 확대하고자 700억 원을 투자해 연구개발(R&D) 역량과 제조기술이 집약된 식품 통합생산기지 건설에 착수했다. 올해 완공 예정인 베트남 식품 통합생산기지는 특정 부문에 특화된 기존 식품공장과 달리 냉장·냉동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첫 통합공장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현지식 제품은 물론, 비비고 왕교자와 비비고 김치, 가정간편식, 냉동편의식품과 육가공식품 등 연간 6만t 규모의 식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식품 통합생산기지는 최상의 맛과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을 선보이고자 생산성과 품질뿐 아니라 고객의 신뢰 향상에도 초점을 맞춰 건설된다. R&D센터를 신설해 기존 제품의 맛과 품질 향상을 도모하고, 현지 전통식품과 ‘케이푸드(K-food)’를 접목한 신제품 개발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안전하고 위생적인 제품 생산을 위해 식품안전센터를 구축하는 등 시스템을 철저히 갖추는 것도 목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베트남 식품 통합생산기지 건설로 식품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선도함으로써 ‘월드 베스트(WORLD BEST)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고, 한식 대표 브랜드인 ‘비비고’를 베트남 및 동남아 전역으로 확대해 케이푸드와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전파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베트남 식품시장 매출 7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통합 브랜드인 ‘비비고’와 베트남 현지 브랜드인 ‘Cau Tre’ ‘MINH DAT’ 등을 주요 3대 핵심 브랜드로 삼고 냉동식품과 육가공, 수산가공, 김치, 김·김스낵 등 5개 품목을 주력 제품군으로 선정했다. 먼저 이들 품목을 집중 육성해 전체 식품사업 매출 비중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에서 성공을 발판 삼아 향후 싱가포르와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장으로 수요를 확대해 케이푸드 열풍을 일으키겠다는 게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전략이다.


뚜레쥬르 씬짜오

2007년 6월 1호점을 내고 베트남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현재 37개 매장을 운영하며 현지 프리미엄 베이커리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안내원 주차(valet parking) 등 철저한 서비스로 베트남 고객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매장에 들어서면 ‘뚜레쥬르 씬짜오(안녕하세요, 뚜레쥬르입니다)’라는 인사말이 울려 퍼지고, 매장을 찾은 베트남 고객에게는 주요 교통수단인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안내원 주차 서비스를 제공했다. 주차장에 돈을 내고 주차해오던 현지인들은 안내원 주차 서비스에 환호했다. 결국 베트남 유명 체인 레스토랑과 베이커리 업체들도 뚜레쥬르의 선도적인 주차 서비스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고. 이 밖에 마일리지와 멤버십 제도를 베트남에 최초로 도입한 것도 뚜레쥬르다. 

뚜레쥬르의 성공 원인 가운데 하나로 ‘카페형 베이커리’ 문화의 도입이 꼽힌다. 베트남에서는 처음으로 좌석과 테이블이 있는 카페형 매장을 선보여 집과 직장 외에 사람을 만날 ‘제3의 공간’을 원하던 젊은이들을 파고든 것이다. 오토바이에서만 데이트를 즐기던 베트남 젊은이들은 뚜레쥬르를 데이트 장소로 애용하고 있다.


베트남 국민 1.5명 중 1명은 CGV에서 영화 관람

CJ CGV는 2011년 7월 현지 1위 멀티플렉스인 ‘메가스타’를 인수하며 베트남에 진출했고, 2014년 ‘CGV’로 브랜드를 전환했다. 베트남 진출 첫해 연간 440만 명 관객에 그쳤지만 지난해 누적 관객 수가 62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해마다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베트남 인구가 9000만 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베트남인 1.5명 중 1명은 CGV에서 영화를 관람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8월 6일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최단기간 1000만 명 달성 기록을 세웠다. 2016년에는 9월 2일, 2015년에는 12월 18일에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CGV가 베트남에서 이처럼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특별관 운영 등 한국형 고품격 서비스가 자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CGV는 침대관인 ‘라무르’를 비롯해 ‘4DX’ ‘IMAX’ ‘스타리움’ 등 다양한 특별관을 운영하며 베트남 영화 관람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러브 캠페인’ ‘야외 커플 페스티벌’ ‘무비 다이어리 경품 이벤트’ 등 매달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젊은 층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해 CGV 베트남의 2030세대 관객 수는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CGV 베트남은 다양한 작품 편성으로 베트남과 한국의 영화산업 진흥에도 일조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 첫해인 2011년만 해도 베트남에서 할리우드 영화 상영 비율은 85%에 달할 정도로 해외 영화 집중도가 높았다. CGV는 2015년 1월 베트남과 한국 영화 전용상영관인 아트하우스를 론칭하는 등 베트남과 한국 영화 편성 비율을 30% 이상 끌어올렸다. 그 덕에 2011년 11편에 그치던 베트남 로컬 영화 상영 편수는 지난해 35편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한국 영화는 1편에서 8편으로 증가했다. CGV 베트남이 로컬 영화와 한국 영화를 적극 편성함으로써 베트남 영화산업을 성장시킨 것은 물론, 영화 한류의 플랫폼 구실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홈쇼핑 시장 45% 차지

한국 영화 ‘수상한 그녀’를 베트남판으로 리메이크한 ‘내가 니 할매다’ 포스터. [사진 제공·CJ그룹]

한국 영화 ‘수상한 그녀’를 베트남판으로 리메이크한 ‘내가 니 할매다’ 포스터. [사진 제공·CJ그룹]

CJ오쇼핑은 2011년 7월 베트남 1위 케이블TV 사업자인 ‘SCTV’와 합작 투자해 SCJ TV 쇼핑(SCJ)을 개국하며 베트남에서 홈쇼핑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베트남 홈쇼핑시장의 45%를 점유한 SCJ는 압도적 1위 회사로 성장했다. SCJ에서 판매하는 한국 상품의 비중은 25%에 달한다. 

SCJ는 실감 나는 방송을 위해 2013년 6월 1000㎡ 규모로 조정실, 편집실을 갖춘 홈쇼핑 전용 스튜디오 3개를 열었다. 평일 14시간, 주말 6시간씩 생방송을 하는 SCJ는 녹화방송 때보다 평균 2~3배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SCJ는 건강을 중시하는 베트남 고객의 구미에 맞게 홍삼, 글루코사민 등 한국 제품을 들여와 큰 성공을 거뒀다. ‘양면 프라이팬’과 ‘도깨비방망이’ 등은 SCJ 개국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매출을 기록 중인 대표적 스테디셀러다. 

특히 드라마, 영화, 케이팝(K-pop) 등 한류 영향으로 한국 화장품과 패션 등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SCJ 관계자는 “SCJ가 우수한 한국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을 베트남 고객들이 인정해 재구매율과 브랜드 신뢰도가 상승하는 상황”이라며 “품질 좋은 한국 상품에 대한 베트남 고객의 신뢰도와 만족감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CJ E&M은 2011년 ‘퀵’을 시작으로 베트남 영화배급시장에 진출한 뒤 해마다 한국 영화 8~10편을 소개하는 한편, 베트남 로컬 영화 제작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CJ E&M이 투자한 한-베트남 합작 영화 ‘내가 니 할매다’(베트남판 ‘수상한 그녀’), ‘마이가 결정할게2’, ‘걸 프롬 예스터데이’는 역대 베트남 로컬 영화 박스오피스 2, 3,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써니’의 리메이크작인 ‘고고 시스터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마이 미스터 와이프’, 현지 유명 감독 빅터 부가 연출을 맡은 ‘임모탈’ 등 로컬영화 3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 영화 ‘퀵’, ‘형’ 등의 리메이크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베트남의 유명 영화 제작사 HK필름과 합작법인 CJ HK 엔터테인먼트를 세워 단독 배급을 통한 라인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주간동아 2018.02.28 1127호 (p44~47)

  •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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