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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의 음담악담(音談樂談)

2010년대 그래미가 가장 사랑하는 남성 아티스트

그래미 6관왕 오른 브루노 마스

2010년대 그래미가 가장 사랑하는 남성 아티스트

압도적 승리다. 올해의 앨범  ·  올해의 레코드  ·  올해의 노래까지, 신인상을 제외한 본상 3개를 휩쓸었다. 이로써 아델과 함께 2010년대 그래미 어워드(그래미)가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 자리에 올랐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다. 브루노 마스 얘기다. 

‘Doo-Wops & Hooligans’로 2010년 데뷔한 이래 그의 상업적 성공은 눈부셨다. 그해 ‘Nothin’ on You’로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후 최근 앨범이자 3집인 ‘24K Magic’의 ‘That’s What I Like’까지 총 7곡의 노래를 1위에 올렸다. 마크 론슨과 컬래버레이션한 ‘Uptown Funk’는 14주 동안이나 정상에 머물렀다. 엘비스 프레슬리 이후 최단 기간에 가장 많은 노래로 빌보드 꼭대기를 밟은 가수가 됐다. 

하지만 이런 상업적 성공에 비해 상복은 없었던 게 사실이다. ‘Uptown Funk’가 2016년 그래미에서 올해의 레코드를 받긴 했지만, 이 노래의 주인공은 엄밀히 말하자면 마크 론슨이다. 그가 발표한 곡에 브루노 마스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이기에. 그랬던 브루노 마스가 마치 밀린 빚이라도 받아내듯 올해 그래미를 융단 폭격했다. 본상 3개에 장르 부문까지 총 6개의 트로피를 획득했다. 그 누군들 감격스럽지 않겠느냐만 브루노 마스는 특히 그랬을 것이다. 음악계로부터 인정은 차트 정상에 오른 것만큼이나 힘이 되는 법이니까. 하와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홀로 뉴욕 브루클린으로 건너와 음악계에 뛰어든 이래 거쳐왔을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펼쳐지지 않았겠는가. 

그래미가 매년 그래왔듯, 올해 역시 논란이 있었다. 나는 얼마 전 이 코너를 통해 브루노 마스의 수상 가능성을 예측하면서도 역시 주요 부문에 모두 이름을 올린 켄드릭 라마를 지지했다. 그건 단지 개인의 의견이 아닌, 2017년 음악계를 살펴온 음악 미디어의 바람이기도 했다. 비평가들 점수를 모아 평점을 산출하는 인터넷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켄드릭 라마의 ‘DAMN.’은 95점이다. 지난해 발매된 음반 가운데 단연 압도적이다(반면 ‘24K Magic’은 70점이다). 역대급 명반이라는 찬사와 함께 96점을 얻은 지난 앨범 ‘To Pimp A Butterfly’가 2016년 그래미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밀린 걸 생각해보면, 미국레코딩예술과학아카데미(NARAS) 회원들의 편파성과 보수성은 여전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브루노 마스와 켄드릭 라마를 단순 비교해보면 그들의 최근 앨범은 각각 다른 지점을 상징한다. ‘24K Magic’이 마이클 잭슨과 프린스가 정점을 찍었던 ‘아메리칸 팝’의 현대적 계승이자 재구축이라면, ‘DAMN.’은 힙합의 방법론으로 일궈낸 현대 대중음악의 혁신이자 창조적 파괴다. 힙합에 보수적인 이들조차 켄드릭 라마를 치켜세우는 이유다. 계승이냐 혁신이냐, 이 선택의 기로에서 그래미는 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음악산업 관계자들로 이뤄진 NARAS의 주된 계층이 백인 중년 남성임을 생각하면 이변이 발생하기 힘들었다. 그래미는 그래미다. 

무대에 오른 많은 이가 시대정신을 담은 발언을 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떠난 이들을 추모하고, 성차별 타파를 주장했다. 그래미가 단순한 시상식을 넘어, 음악을 통해 한 시대의 문화를 그려낼 수 있는 힘이다. 그래미의 참다운 권위가 어디서 생겨나는지를 되짚을 수 있는 순간이다. 매년 시상 결과를 아쉬워하면서도 생중계를 보며 늘 부러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입력 2018-02-06 15:38:05

  • |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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