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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에 쏘는 큐피드의 화살

칠레 와이너리 ‘몬테스’의 로제 와인 ‘슈럽’

밸런타인데이에 쏘는 큐피드의 화살

몬테스의 슈럽 로제 와인. [사진 제공 · 나라셀라㈜]

몬테스의 슈럽 로제 와인. [사진 제공 · 나라셀라㈜]

밸런타인데이가 가까워지니 가게마다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이 가득하다. 1년에 한 번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이날. 청춘남녀처럼 발랄하게 초콜릿을 건네기가 쑥스럽다면 와인으로 대신하는 건 어떨까. 사랑이 듬뿍 담긴 로제 와인을 준비한다면 낭만적인 분위기가 한층 살아날 것이다. 

슈럽(Cherub)은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칠레 와이너리 몬테스(Montes)가 만든 로제 와인이다. 슈럽은 ‘아기천사’(체루브)라는 뜻이다. 천사는 몬테스 와인 레이블에 자주 등장한다. 슈럽의 레이블에도 큐피드를 닮은 사랑스러운 천사가 있다. 이 천사는 영국의 천재 아티스트 랠프 스테드먼이 그린 것이다. 스테드먼의 작품세계는 영화 ‘랄프 스테드먼 스토리 : 이상한 나라의 친구들’에서 소개됐다. 스테드먼은 몬테스와 친분이 있어 슈럽의 레이블을 그리게 됐다. 레이블에 그려진 통통한 아기천사는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오르려 한다. 옷핀으로 고정한 기저귀와 천사의 익살스러운 표정에 스테드먼 특유의 해학과 재치가 잘 드러나 있다. 

흔히 로제 와인을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은 것이라고 오해하지만, 로제 와인은 적포도로만 만든다. 포도를 으깬 즙에 포도껍질을 잠시 담가 색을 추출한 뒤 껍질을 빼내고 남은 즙을 마저 발효시켜 생산한다. 슈럽은 시라(Syrah) 품종으로 만든 로제 와인이다. 슈럽의 영롱한 체리빛은 시라 껍질을 즙에 12~18시간 담가 만든 것이다. 


몬테스 와이너리 전경. 몬테스 와이너리에 있는 아기천사 조각상으로 천사는 몬테스를 상징하는 아이콘이기도 하다(왼쪽 부터). [사진 제공 · 나라셀라㈜, 김상미]

몬테스 와이너리 전경. 몬테스 와이너리에 있는 아기천사 조각상으로 천사는 몬테스를 상징하는 아이콘이기도 하다(왼쪽 부터). [사진 제공 · 나라셀라㈜, 김상미]

몬테스는 우리에게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으로 유명하지만, 시라 와인을 잘 만드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몬테스의 폴리(Folly)는 전 세계가 인정한 프리미엄급 시라 와인이다. 슈럽에는 딸기의 달콤함, 오렌지의 상큼함, 향신료의 매콤함, 장미의 은은함 등 시라의 다양한 향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몬테스는 슈럽을 발효할 때 온도를 섭씨 13~14도로 서늘하게 유지한다. 발효 온도가 낮아야 섬세한 향이 와인 속에 많이 남아 맛이 우아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로제 와인을 레드도, 화이트도 아닌 어정쩡한 와인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로제 와인은 레드와 화이트 와인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어 다양한 음식과 두루 어울린다. 프랑스에서 로제 와인의 인기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훈제 연어 샐러드에 슈럽을 곁들이면 와인의 향긋함과 샐러드의 풋풋함이 맛깔스러운 조화를 이루고, 와인의 상큼한 산도가 연어의 기름진 맛을 개운하게 해준다. 레드 와인처럼 향이 강하지 않아 생선회나 초밥과 즐겨도 좋다. 슈럽은 보디감이 묵직하며, 달콤하고 매콤한 향을 모두 갖고 있어 양념이 강한 고기 요리와도 궁합이 맞는다. 양념치킨이나 팔보채 같은 배달 음식도 어울린다. 

밸런타인데이에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뜻깊은 이벤트가 있을까. 슈럽의 우아한 빛깔과 향기가 둘만의 분위기를 핑크빛으로 물들일 것이다.




입력 2018-02-06 15:38:09

  •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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