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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500m 고지대 흙이 빚은 고급 와인

아르헨티나 와이너리 ‘카테나 자파타’

해발 1500m 고지대 흙이 빚은 고급 와인

안데스산맥 고지대에 위치한 아드리아나 빈야드의 전경과 아드리아나 빈야드 화이트 스톤 샤르도네, 아드리아나 빈야드 문두스 바킬루스 테레 말벡, 아드리아나 빈야드 포르투나 테레 말벡(왼쪽부터).[사진 제공 · 신동와인㈜]

안데스산맥 고지대에 위치한 아드리아나 빈야드의 전경과 아드리아나 빈야드 화이트 스톤 샤르도네, 아드리아나 빈야드 문두스 바킬루스 테레 말벡, 아드리아나 빈야드 포르투나 테레 말벡(왼쪽부터).[사진 제공 · 신동와인㈜]

카테나 자파타(Catena Zapata)는 아르헨티나 와인의 고급화를 이끈 와이너리다. 이탈리아 이민자가 1902년 설립한 이 와이너리는 아르헨티나의 불안한 정치와 경제 상황 탓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카테나 자파타가 도약하기 시작한 것은 이민 3세인 니콜라스 카테나가 운영하면서부터다. 경제학 박사로 미국 UC버클리 초빙교수까지 지낸 그는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Napa Valley)의 성공신화를 아르헨티나에서도 재현하고자 했다. 

1990년대 초 아르헨티나는 주로 값싼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였다. 미국에서 돌아온 카테나 박사는 벌크와인(bulk wine) 생산을 과감하게 접고 고급 와인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가 새로운 밭으로 찾아낸 곳은 안데스산맥 해발 1500m에 위치한 고지대였다. 그는 이곳에 포도밭을 조성하고 막내딸 이름을 따 아드리아나 빈야드(Adrianna vineyard)라고 명명했다. 사람들은 기온이 낮은 고지대에서 포도가 제대로 익겠느냐며 비웃었지만, 서늘한 공기와 강렬한 햇빛 속에서 포도는 오히려 더 알차게 익었고 맛과 향의 농축미도 놀랍도록 뛰어났다. 

아드리아나 빈야드가 명품 와인을 생산하는 최상급 밭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고지대의 서늘한 기후보다 토양 때문이다. 그다지 크지 않은 아드리아나 빈야드에는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된 다양한 흙이 뒤섞여 있다. 석회석이 많은 곳이 있는가 하면 둥글게 마모된 돌이 쌓인 곳도 있고 해양 퇴적물이 있는 곳도 있다. 바다에 잠겨 있던 땅이 올라와 안데스산맥이 되고 강이 흐른 자리에는 돌이 떠내려와 쌓였는데, 이 땅의 흙들이 여러 차례 일어난 지진으로 뒤죽박죽 섞인 것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아드리아나 빈야드에서는 같은 포도나무를 심어도 밭의 구획별로 맛이 다른 와인이 생산된다. 화이트 스톤(White Stones)과 화이트 본즈(White Bones)의 샤르도네(Chardonnay) 와인이 대표적이다. 화이트 스톤 구획에는 석회질이 엉겨붙어 흰색을 띠는 돌이 많은데, 이곳에서 생산된 샤르도네 와인은 맛이 둥글고 달콤한 과일향이 풍부하다. 반면 하얀 뼈처럼 생긴 석회석이 많은 화이트 본즈에서는 청량감이 좋고 상큼한 샤르도네 와인이 생산된다. 모두 프랑스 최고급 샤르도네와 견줄 정도로 맛과 향이 우아하다. 


카테나 자파타 와이너리. [사진 제공 · 신동와인㈜]

카테나 자파타 와이너리. [사진 제공 · 신동와인㈜]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적포도인 말벡(Malbec)도 아드리아나 빈야드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을 뽐낸다. 해양 퇴적물이 있는 문두스 바킬루스 테레(Mundus Bacillus Terrae)에서 생산된 말벡 와인은 신선한 베리향과 은은한 장미향이 매력적이다. 모래층이 깊은 포르투나 테레(Fortuna Terrae)의 말벡 와인은 묵직하고 과일향이 진하며 타닌이 부드럽다. 두 와인 모두 질감이 실크처럼 매끄럽고 향미가 섬세해 일반 말벡 와인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테루아르(terroir · 토양 및 환경)는 2000년 넘는 와인 역사를 가진 유럽의 전유물이었다. 와인 역사가 짧은 아르헨티나에서는 그동안 토질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않았다. 카테나 자파타가 이제 테루아르의 선구자가 되고 있다.




입력 2017-12-19 13:48:43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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