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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과일·장미 등 다양한 향이 매력

이탈리아 ‘피오 체사레’

말린 과일·장미 등 다양한 향이 매력

피오 체사레가 보유하고 있는 오르나토 포도밭과 오르나토 싱글 빈야드 바롤로, 피오 체사레를 대표하는 바롤로 DOCG 와인(왼쪽부터).[사진 제공 · 씨에스알와인㈜]

피오 체사레가 보유하고 있는 오르나토 포도밭과 오르나토 싱글 빈야드 바롤로, 피오 체사레를 대표하는 바롤로 DOCG 와인(왼쪽부터).[사진 제공 · 씨에스알와인㈜]

이탈리아의 명품 바롤로(Barolo)는 피에몬테(Piemonte) 주에 위치한 바롤로 마을에서 네비올로(Nebbiolo) 포도로 만드는 레드 와인이다. 바롤로 중에서도 피오 체사레(Pio Cesare)는 우리나라에 꽤 두꺼운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피오 체사레의 오너이자 와인 메이커인 피오 보파(Pio Boffa)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피오 보파에 따르면 한국에서 판매되는 피오 체사레 바롤로는 연간 6000병가량이라고 한다. 높은 인지도에 비해 너무 적은 판매량이다. 피오 체사레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인 데다 양보다 질을 중요시하다 보니 연간 바롤로 생산량이 7만2000병에 불과하다. 

피오 체사레는 1881년 피오 보파의 외증조부인 피오 체사레가 설립했다. 성공적인 사업가였던 체사레는 취미로 와이너리를 시작했지만 곧 와인 사업이 숙명임을 깨닫고 모든 일을 정리한 뒤 와인에 몰두했다. 1900년대 초 와이너리를 물려받은 외조부 주세페(Guiseppe)는 피오 체사레를 더 크게 성장시켰고, 이후 가업은 외동딸이자 피오 보파의 어머니인 로지(Rosy)에게로 이어졌다. 

피오 보파의 아버지 주세페 보파는 기계공학 박사로 이탈리아 방위산업 분야에서 활약하던 인물이다. 전공과 처가의 가업 사이에서 고민하던 주세페는 과감히 와인을 선택했고, 피오 체사레의 명성을 더욱 드높였다. 주세페와 로지는 창립자인 외증조부를 기려 막내아들의 이름을 피오라고 지었다. 피오 보파는 이제 4대손으로서 와이너리를 경영하고 있다. 


피오 체사레의 오너 피오 보파(왼쪽)와 그의 뒤를 이을 페데리카 로지 보파.[사진 제공 · 씨에스알와인㈜]

피오 체사레의 오너 피오 보파(왼쪽)와 그의 뒤를 이을 페데리카 로지 보파.[사진 제공 · 씨에스알와인㈜]

와인 철학을 묻자 피오 보파는 “전통 계승”이라고 바로 답했다. 

“바롤로는 작은 마을이지만 밭마다 토질이 다양합니다. 하지만 예로부터 밭별로 와인을 만들지 않고 여러 밭에서 난 네비올로 포도를 섞어 생산했습니다. 복합미가 뛰어난 와인을 만드는 것이 바롤로의 전통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시장에서는 단일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싱글 빈야드 와인이 더 고급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피오 보파는 그런 선입견은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싱글 빈야드 와인은 밭의 개성을 잘 보여줄 뿐이라는 것이다. 피오 체사레도 오르나토(Ornato)라는 싱글 빈야드 바롤로를 출시하지만, 피오 보파는 바롤로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 · 이탈리아 정부가 보증하는 와인 등급 가운데 최상급) 와인을 피오 체사레의 대표 와인으로 꼽는다. 이 와인은 마을 곳곳에 있는 자사 밭의 포도를 섞어 만든다. 외증조부 때부터 지켜온 피오 체사레의 전통 스타일이 바로 다양한 맛이 어우러진 바롤로이기 때문이다. 1980~90년대 과일향이 진한 와인이 인기를 끌었을 때도 피오 보파는 굴하지 않았다. 바롤로의 참맛은 풍부한 과일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롤로의 매력은 말린 과일과 가죽, 담배, 장미 등 다양한 향이 어우러진 복합미입니다. 20~30년 전 과일향을 살리려고 꼼수를 부렸다면 저희는 망했을지도 모릅니다. 당시엔 판매가 부진해 조금 힘들었지만 이제 피오 체사레는 바롤로의 전통을 이어가는 와이너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습니다.” 

피오 체사레의 연간 와인 생산량은 총 40만 병 수준이다. 생산량을 더 늘릴 계획도 없다. 가족 경영 와이너리가 포도를 건강하게 기르고 맛있는 와인을 생산하려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피오 보파의 설명이다. 그는 자신의 뒤를 이을 딸과 조카도 자연과 포도나무에 늘 귀 기울이고 살기를 바란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주간동아 2017.11.29 1115호 (p77~77)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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