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12

2017.11.08

인터뷰

“반지하 셋방 없애고, 싸고 질 좋은 셰어하우스 만든다”

대치동 스타강사가 청년 주거 문제에 사활 건 이유

  • 입력2017-11-07 16: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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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깔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 이지적인 느낌의 금색 안경테에서 ‘대치동 스타강사’의 위엄이 느껴진다. 2007년부터 서울 대치동에서 ‘여상진수리논술연구소’를 운영 중인 여상진(46사진) 티에스오비(교육콘텐츠 및 학원운영법인) 대표다. 

    서울 강남에서 ‘의대에 진학하려면 여 대표에게 강의를 받아야 한다’는 입소문이 나 있을 만큼 여 대표는 수리논술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다. 서울대 지질학과 석·박사 출신인 그는 대입 수리논술 문제를 예측해 성적 최상위층 학생의 수준에 맞춘 강의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는 사교육이 아닌 금융투자를 주제로 진행됐다. 수리논술과 금융의 조합이 생경하지만 여 대표의 또 다른 직함을 알면 생각이 바뀐다. 여 대표는 지난해 9월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한 티에스오비를 통해 지주회사 골든브릿지로부터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주식의 49.1%를 약 200억 원에 인수한 뒤 올해 5월 다시 6.15%를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55.25%(11만5000주)로 끌어올렸다. 이로써 여 대표는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최대주주가 됐다. 

    최근 그는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한다며 ‘골든브릿지알레프하우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 펀드(알레프하우스 펀드)를 설정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알레프하우스 펀드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셰어하우스 펀드로, 주거 불안 문제를 겪는 청년층에게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투자수익도 거두는 ‘착한 펀드’를 표방한다. 모집금액은 30억 원, 투자기간은 36개월이다.

    사교육으로 쌓은 부(富), 청년 위해 투자

    셰어하우스란 가족이 아닌 입주자에게 개인 및 공용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주거형태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1인 가구 증가 추세와 맞물려 셰어하우스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셰어하우스 중개 플랫폼 컴앤스테이에 따르면 국내 셰어하우스 규모는 2013년 대비 17배 이상 커졌다. 대학가 주변 원룸 등의 임대료 상승에 청년 1인 가구가 셰어하우스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의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이라는 여 대표의 소명의식이 깔려 있다. 



    “그동안 수많은 학생을 가르치면서 돈도 제법 벌고,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느꼈습니다. 그렇게 쌓은 부를 어떻게 하면 좋은 일, 특히 학생들을 위한 일에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 청년 주거 문제로 눈을 돌리게 됐죠. 2년 전 연세대 총학생회장이 ‘외부 기부금을 받아 학교 땅에 지은 기숙사 1인실이 왜 월 69만 원이나 하나’라며 대학 총장에게 공개편지를 쓴 것이 알려졌고, 이 일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30세 미만 청년층의 월세 거주 비중은 79%에 달한다. 이 중 절반 가까운 43%가 월 소득 100만 원 이하로, 월세 부담이 34.2%에 달한다. 한 달에 100만 원 벌면 34만 원을 월세로 내는 셈이다. 그러나 주거비 부담 체감 수준은 통계보다 훨씬 높다. 서울 신촌 일대 원룸 평균 월세는 보증금 1300만~1500만 원에 52만~57만 원 수준이다. 

    여 대표 역시 대학 진학 전까지 반지하방에서 생활했기에 비싼 방값에 허덕이는 학생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그는 “비싼 방값도 문제지만 대학 인근 원룸의 열악한 주거환경이 더 큰 문제다. 햇볕이 잘 안 드는 건 물론이고, 곰팡이·매연·소음·범죄 등 인간이 견디기 힘든 환경에 노출된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알레프하우스 펀드는 투자유한회사를 설립하고 공유임대주택을 지어 운영 수익으로 배당 재원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해당 펀드에 대한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기대수익률은 연 6.5%이고, 외부 전문기관은 연 9.07%로 더 높게 평가했다. 여 대표는 “투자자는 3년간 임대 수입으로 연평균 9%를 받을 수 있고, 3년 후 건물을 팔 경우 매각 차익으로 연 20%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억 원을 투자할 경우 3년 뒤 건물을 매각하면 4억8000만 원(원금 3억 원+수익금 1억8000만 원)을 돌려받는 것이다. 이미 의사, 금융사 임직원 등 10여 명에게 완판됐다. 이들 역시 대학가 주변 고시원이나 원룸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는 자수성가형 자산가라고 한다. 

    수익률만 높다고 착한 펀드는 아니다. 신촌에 들어설 셰어하우스의 임대료는 최소 월 37만 원으로 주변 시세에 비해 20만 원가량 저렴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대보증금은 70만 원대다. 일반적으로 임대보증금이 월 임대료 수준에 맞춰 수백~수천만 원으로 책정되는 것과 달리 이 셰어하우스는 두 달 치 월세에 해당하는 금액만 내면 된다. 

    연면적 640㎡(약 200평)에 지상 5층 45실 규모로 내년 7월 준공될 예정이다. 입주자에겐 침대와 책상 등이 있는 개별 방이 제공되고 거실·주방·화장실·세탁실 공간은 함께 사용하도록 만들어진다. 이 셰어하우스의 이름이 바로 ‘알레프하우스’다. 알레프는 ‘코란’의 첫 글자로 황소를 뜻하고, 수학적으로는 무한을 의미한다.

    땅을 싸게 매입해 낮은 임대료 가능

    정당한 투자로 돈도 벌고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제가 원하는 게 
‘전 직장인의 건물주화’예요. 
개개인이 모두 하나의 
사회적 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건전하게 
투자하면 좋겠어요.[조영철 기자]

    정당한 투자로 돈도 벌고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제가 원하는 게 ‘전 직장인의 건물주화’예요. 개개인이 모두 하나의 사회적 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건전하게 투자하면 좋겠어요.[조영철 기자]

    여 대표는 “임대료는 저렴하지만 입주자 삶의 질은 최고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셰어하우스가 청년 주거의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공간만 공유할 뿐 입주자 간 생활양식의 교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아파트 등 대형주택의 방을 쪼갠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마저도 1인실 기준 평균 월 임대료가 아파트 53만 원, 다세대주택 50만 원, 단독주택 44만 원으로 저렴하다고 보기 힘들다. 

    여 대표는 “셰어하우스가 처음 태동한 서구권 기준으로 보면 현재 한국의 공유임대주택은 진정한 셰어하우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수의 해외 셰어하우스 사례를 연구, 분석했다. 최근에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550명 수용 규모의 초대형 셰어하우스 ‘더컬렉티브(The Collective)’를 견학하고 왔다. 그곳에서 임차인끼리 바에서 맥주를 즐기거나 공부와 취미활동 등을 공유하며 자생적 커뮤니티를 형성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용공간이 넓어야 1인 가구가 흔히 겪는 외로움이나 치안 공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알레프하우스에도 임차인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공유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생각입니다. 4층에는 야외 바비큐 시설을 마련해 주말마다 입주민끼리 소규모 파티를 열 수 있고, 옥상데크에 카바나를 설치해 야외에서 책도 보고 낮잠도 잘 수 있게 하는 거죠. 또 1층은 대형스크린을 설치해 입주민들이 영화를 보고 토론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습니다. 이런 식의 공용공간이 전체 공간의 30%를 차지해요.” 

    ‘싸면서 살기 좋은 집’이 가능한 결정적 이유는 바로 토지 매입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여 대표는 일반인의 눈에 띄지 않던 토지를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획기적인 부가가치를 붙이는 데 성공했다. 

    “토지를 고르는 데만 몇 년이 걸렸어요. 알레프하우스가 들어설 땅은 앞의 도로는 넓지만 해당 토지에서 급격히 좁아졌다 다시 넓어지는 구조예요. 누가 봐도 가치가 없는 땅이었죠. 하지만 이 집 뒤로 2개의 맹지가 있었어요. 집과 맹지를 같이 매입해 집터 일부를 도로로 내주고 맹지에 새로 집을 지으면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땅을 싸게 매입했다고 누구나 임대료를 낮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 대표는 “탐욕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임대료 수준으로 받을 경우 투자자들에게 9%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지만 욕심을 버렸기에 30만 원대 저렴한 임대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학가 주변 원룸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높아요. 특히 몇십 년 전 세워진 건물의 경우 이미 감가상각이 끝나 임대료가 그렇게 비쌀 이유가 없죠. 하지만 한 번 올라간 월세는 어떤 일이 있어도 내려오지 않아요. 결국 임대업자들의 탐욕이 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은 개인 임대업자와 달리 투자기관으로서 합리적인 임대료 문화를 선도해나갈 생각이에요.” 

    한편 그는 정부 주도의 청년주거사업은 분명 한계가 있기에 민간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와 함께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민간사업자가 주거 면적 100%를 임대주택으로 지은 후 자격 조건에 해당되는 청년들에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권을 먼저 제공하는 것. 하지만 지역주민의 반대로 진행이 매우 더딘 데다 성공하더라도 용적률 상향에 따른 수익은 사업시행자가, 보증금 무이자 대출 혜택은 소수의 입주자만 보는 구조라는 점에서 역차별 논란이 인다.

    미분양 오피스텔 ·상가로 고수익 창출

    온라인상에서 대입 수리논술을 강의하고 있는 여상진 여상진수리논술연구소대표.

    온라인상에서 대입 수리논술을 강의하고 있는 여상진 여상진수리논술연구소대표.

    “청년주택임대사업을 반대하는 의견을 무조건 ‘님비현상’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관 주도의 임대사업은 토지주와 건설 시행사만 배불리고, 정작 해당 지역에서 세금 내고 투표권을 가진 주민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구조예요. 또한 원룸 임대로 생활을 유지하는 지역주민은 청년주택으로 손해를 보게 돼 있죠. 가장 좋은 방법은 민간, 즉 지역주민이 임대사업에 뛰어들어 수익을 얻으면서 청년 주거에도 기여하게끔 하는 거예요. 또한 청년주택임대사업은 ‘다중주택은 최대 제공 면적을 100평으로 제한한다’는 규제를 그대로 따르는데, 현재 신촌 등 대학가 인근의 다중주택의 경우 임대업자들이 수익률을 높이려고 ‘방 쪼개기’ 같은 불법을 저지르고 있어요. 차라리 최대 제공 면적을 두세 배 넓히고 방 쪼개기 같은 행위는 엄벌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화재 위험이나 소음·치안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수리논술 강사로 이름을 떨치던 그가 부동산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2013년 미분양된 경기 판교 소재 대형오피스텔(58평)로 큰 수익을 내면서다. 당시 그는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오피스텔 15채를 구매한 뒤 월세 수익이 가능하게끔 한 세대를 두 세대로 나눠 리모델링해 높은 가격으로 되팔았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그는 같은 건물의 미분양 상가도 11개나 추가로 사들여 왁자지껄한 먹자골목 상권으로 바꿔놓았다. 

    “당시 주변에는 카페, 레스토랑 등 럭셔리한 분위기의 가게가 대부분이었어요. 인근 회사 직원들이 퇴근 후 편안하게 회식할 만한 음식점이 많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주꾸미, 꼼장어, 양꼬치, 돼지껍데기 등 서민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가게를 대거 입점하게 했죠. 결과는 대박이었어요.(웃음) 임대료도 매출에 따라 받는 ‘수수료 방식’을 제시했기에 상가가 금세 채워졌어요. 지금도 인근 상업지역 안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 상가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연달은 성공으로 죽어 있던 부동산에 부가가치를 불어넣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 일인지를 깨달은 여 대표는 골든브릿지자산운용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부동산 사업의 외연을 더욱 넓혔다. 처음 그에게 지분 인수를 제안한 사람은 강봉구 골든브릿지자산운용 공동대표다. 두 사람은 은행지점장과 VIP 고객으로 만나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왔다. 신한은행에서 30년가량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업무를 맡아온 강 대표는 6월 골든브릿지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 대표는 “앞으로 강 대표와 함께 셰어하우스 임대 관련 대체투자는 물론, 교육 인프라·콘텐츠 관련 투자도 고민해가면서 특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학원 운영과 부동산 펀드 사업의 비중을 5 대 5로 조율하고 있다. 금융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본업은 수리논술 강의다. 현재 수리논술학원 연매출은 30억 원가량이다. 여 대표가 처음 학원사업을 시작한 건 20대 후반때. 당초 교수가 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학생 시절부터 유명했던 과외 실력으로 학원을 차렸다. 

    첫 학원은 그의 고향인 경기 광명시에서 시작했다. 학원 오픈과 동시에 금세 입소문이 나 사업은 순식간에 번창했다. 하지만 무리하게 학원을 확장한 나머지 졸지에 빈털터리가 됐다. 2년 뒤 다시 재기해 두 번째 학원을 차렸지만 똑같은 이유로 다시 학원을 접어야 했다. 이후 EBS 교육방송 수학 강사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2007년 대치동에 지금의 ‘여상진수리논술연구소’를 개원하면서 수리논술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수리논술은 2008년 대입에 처음으로 도입됐는데, 당시만 해도 학원가에 수리논술 시장이 거의 형성돼 있지 않았다. 일반 수학과 비교해 난도가 너무 높아 아무나 뛰어들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당시 대학에서 내놓은 예상문제도 15개밖에 되지 않았다. 

    “수리논술은 문제 하나를 푸는 데 칠판 전체를 다 사용해야 할 정도로 풀이 과정이 매우 지루하고 어려워요. 여간한 집중력이 아니고서는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저는 학생들의 주목도를 높이려고 미니시리즈 한 편을 연출하듯 풀이 과정에 기승전결을 넣어 강의했어요. 그게 반응이 좋았죠. 처음에는 100명 수용 가능한 강의실에서 단 3명을 앉혀놓고 강의했는데 점점 학생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1년 뒤에는 200명으로 늘었고, 3년 후부터는 1400명을 가르치게 됐어요. 특히 2010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엄청 어려워 보통 해마다 수리 가형 만점자가 5000명가량 나오는데 그해에는 30명밖에 안됐어요. 그중 10명이 저희 학원 출신이었죠.(웃음) 요즘은 셰어하우스 사업으로 더 바빠졌지만 여전히 매일 3~4개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전세 보증금 내고 월세 받는 펀드 가능

    대학가 인근 월세가 가파르게 올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학가 인근 월세가 가파르게 올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그는 신혼부부를 위한 부동산 펀드도 개발할 계획이다. 신혼부부 대부분이 전세보증금을 내고 나머지 금액은 대출받는데, 그마저도 부족하면 월세를 내며 생활한다. 하지만 그가 구상하는 펀드는 신혼부부가 추가 대출을 받을 필요 없이 보증금 자체가 펀드 투자금으로 사용돼 펀드 운용에 따른 수익까지 받아갈 수 있는 모델이다. 

    “집주인(자산운용사)에게 보증금을 주면 일종의 투자가 돼 그에 따른 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심지어 은행 이자보다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면 굳이 월세 때문에 서울 외곽으로 나갈 필요가 없죠. 현재 서울 시내 기준으로 방 2개짜리 집의 전세 가격이 1억7000만 원가량 합니다. 만약 신혼부부가 1억 원밖에 없다면 추가로 7000만 원을 대출받을 게 아니라 보증금으로 1억 원을 내고 펀드에 가입해 월 60만~70만 원을 수익으로 받은 뒤 그걸로 월세를 내면 됩니다.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은 실버세대와 미혼모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사용될 예정이에요.” 

    여 대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기업’이다.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무조건적 혜택이 아닌, 수익 창출과 배분이 합리적으로 일어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기업은 비영리기업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를 띠지만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후원 내지 저임금의 노동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여 대표는 일반인의 자발적인 투자로 수익이 발생하고 이 자금이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지향한다. 

    “정당한 투자로 돈도 벌고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제가 원하는 게 ‘전 직장인의 건물주화’예요.(웃음) 개개인이 모두 하나의 사회적 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건전하게 투자하면 좋겠어요. 요즘은 1억 원으로도 투자할 데가 마땅치 않은데 투자 리스크가 거의 없는 저가 월세시장에서 9% 이상 수익률을 보장한다면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죠. 지역도 서울에만 국한할 게 아니라 전국으로 퍼져나가 전국 모든 대학생이 집값 걱정 없이 즐겁게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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