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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성관계는 필수죠”

평생 살 사람 확인하는 시간 필요 …피임도 똑똑하고 철저하게

“결혼 전 성관계는 필수죠”

[shutterstock]

[shutterstock]

10년 전 기자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됐을 무렵, 당시 젊은이는 대부분 성관계 경험을 쉽사리 커밍아웃하지 못했다. 친한 친구끼리도 술 한 잔 마셔야 남 이야기인 양 포장해 조금씩 말문을 열었다. 남 이야기 다 들으면서도 끝까지 자기 경험담은 말하지 않는 친구도 있었다. 편의점, 약국 같은 오프라인에서 피임약이나 콘돔을 사는 것도 민망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혼자 사는 친구 집으로 택배를 부쳐 받기도 했다. 

요즘 젊은 남녀는 그때와 확실히 달라졌다. 맨 정신에도 친구들과 거리낌 없이 성관계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남자든 여자든 피임에 관해 철저하며, 콘돔뿐 아니라 피임약도 꼭 챙긴다. 결혼 전 성관계에 대해 오히려 긍정적이며, 혼전순결을 지키는 이를 신기하게 여길 정도다. 음지에 있던 성인용품점이 최근 번화한 대로변으로 나온 것과 남녀가 거리낌 없이 그곳을 찾는 것도 이런 세태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2017년을 살아가는 20, 30대 남녀로부터 성의식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


“혼전순결은 말도 안 되는얘기죠.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 26세 남자 대학생

성관계 경험이 있나요.
“첫 경험은 스무 살이 되던 해 대학입시를 마치고 입학을 기다리던 1월에 친구도, 애인도 아닌 소위 ‘썸녀’와 했어요. 그 후 사귄 여자친구들과도 합의하에 관계를 가졌고요. 지금 사귀는 사람은 없지만 연인과 관계에서 에로스적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평생 살아야 하는 사람과 확인도 없이 결혼하면 오히려 불행할 것 같아요.”

결혼 전 성관계에 대해 어떻게 보나요.
“혼전순결은 저도, 주변 사람들도 가능하다고 보지 않아요. 모두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요즘 대학생은 성인이니까 성관계 자체를 터부시하기보다 개방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20대 중반이 넘어서까지 성관계 경험이 없는 친구는 못 본 것 같아요. 친한 사이끼리는 경험담을 말하는 편인데 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고민되는 부분을 상담하는 수준이죠.”

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변화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성교육을 가정에서 할 정도로 개방돼야 한다고 봐요. 부모도 자식이 대학생이 되면 성관계를 한다는 것을 대부분 알 거예요. 친구의 어머니는 ‘아직은 할머니 되기 싫다. 피임 잘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신다고 해요. 사실 성교육을 친구들한테 받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다는 건 문제가 좀 있죠. 나중에 제 자식에게는 성교육을 제대로 시키고, 피임도 올바른 방법으로 하라고 가르칠 거예요.”


“친구들과 성관계 경험 얘기하며 정보 얻어요.”
- 29세 여자 직장인

첫 경험은 언제였나요.
“대학생이 되고 스무 살 때 처음 사귄 남자친구와 했어요. 성인이 된 직후 사랑해서 관계를 가진 거라 딱 적절한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성관계는 연인이든, 부부든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봐요. 또 자신이 어떤 식의 성관계를 좋아하는지 자신의 몸, 성감대 등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 같고요.”

친구들과 성관계 이야기를 하는 편인가요.
“사실 20대 초반까지는 잘 안 했어요. 그러다 2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죠. ‘남친과 지난주에 좋았다’ ‘예전 남친은 흑역사였다’ 등 느낌을 말하는 데서 시작해 ‘어떤 콘돔이 좋다더라’ ‘어떤 모텔이 좋다더라’ 등 여러 정보를 나누기도 해요.”

피임은 어떤 방법으로 하나요.
“콘돔을 가지고 다니지만 가급적 생리주기에 맞춰서 성관계를 해요. 저희는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남자친구가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어서 11월쯤 정관수술을 받을 예정이에요. 피임약을 먹을 때마다 몸이 안 좋아지는데 그걸 본 남자친구가 ‘그냥 내가 수술을 받는 게 낫겠다’며 나서더라고요. 솔직히 좀 감동했어요. 또 성병검사도 철저히 하고 있어요. 저는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성병검사를 받아왔거든요. 제가 성병검사를 요구하니까 남자친구가 비뇨기과에 가서 고가의 검사를 받고 왔더라고요. 서로 음성이 나온 걸 확인했고,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을 예정이에요.”


“성격 차이로 이혼하는 부부는‘성(관계) 차이’때문 아닌가요?”
- 31세 여자 직장인

현재 사귀는 사람과 성관계를 가지나요.
“남자친구와 사귄 지 6년쯤 됐는데 둘 다 혼전순결주의자는 아니에요. 서로가 원할 때 성관계를 하는 편이죠. 오히려 이런 걸 모르고 결혼했다 맞지 않아서 이혼하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어요. 이혼 사유가 대부분 ‘성격 차이’라지만 알고 보면 ‘성관계로 인한 불화’가 많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결혼 전 해보고 맞지 않으면 헤어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주변 사람들은 어떤가요.
“제 주변에 경험 없는 친구는 없어요. 대부분 남자친구와의 성관계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눠요. 남자 동기들도 마찬가지로 유경험자가 많죠. 만약 어떤 남자가 ‘처녀막이 있는 여자하고만 결혼하겠다’고 한다면 오히려 제 쪽에서 만나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피임은 어떤 방법으로 하나요.
“콘돔을 사용하죠. 기본적으로 아이를 가질 게 아니라면 피임에 신경 써야 한다고 봐요. 남자 중에는 ‘질외사정을 하면 돼’라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는데 너무 답답해요. 콘돔 사용을 꺼리는 남자도 많고요. 여자 중에도 안일하게 생각하는 부류가 아직까지 꽤 있는 것 같아 이런 부분에서 의식 개선이 필요할 듯해요.”


“사후피임약은 여자 몸에 안 좋잖아요. 콘돔은 꼭 챙겨야죠.”
- 28세 남자 직장인

“결혼 전 성관계는 필수죠”
사귀는 사람과 성관계를 가지나요.
“물론이에요.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형성되면 하는 편이죠. 대체로 여자친구보다 제가 주도하는 편인데, 여자친구가 승낙 의사를 분명히 할 때 가져요. 상대가 거절하면 그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좀 더 진전된 관계를 원한다면 그런 면에서 연인 간 대화를 많이 나눠야 한다고 봐요.” 

피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피임은 서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죠. 남자도 그렇지만, 여자 중에서도 콘돔을 사용하는 걸 싫어하는 경우가 있어요.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는 콘돔 대신 자기가 사후피임약을 먹겠다고 했죠. 그런데 몸에 좋지 않다는 후기가 많았고, 실제로도 그런 것 같아서 제가 콘돔을 항상 챙겼어요.”

성관계를 개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성관계 이야기를 꺼리거나 부끄러워하는 게 더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가까운 친구 사이, 연인 사이에는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봐요. 앞으로 더 개방적으로 바뀌어 결혼 전 성관계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사라졌으면 해요. 엄연히 성인인데 그런 면에서는 선택을 존중해줘야죠.”




입력 2017-11-07 16:03:54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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