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05

2017.09.13

윤지성부터 하성운, 황민현, 이대휘까지 보석 같은 멤버들의 매력 체크

워너원이 그냥 ‘강다니엘 그룹’이라고?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7-09-11 16: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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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편은 늘 본편만 못하다는 말은 그룹 워너원(Wanna One) 앞에서는 그저 무색할 뿐이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1에서 탄생한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에 이어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탄생한 아이돌 11인조 그룹 워너원은 선배 그룹의 인기를 능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데뷔 앨범 타이틀곡 ‘에너제틱’으로 3주 연속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는 기염도 토했다.

    워너원은 아시아 각국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달 말에는 일본에서 데뷔 앨범이 발매된다. 일본 메이저 기획사 포니캐년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의 초몬스터급 슈퍼 루키’다. 워너원은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각국에서 팬미팅과 콘서트를 진행하고자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제까지 이런 아이돌 그룹이 있었던가. 그동안 연예기획사가 ‘이렇게 하면 너희가 좋아하지 않고 배기겠어’라는 느낌으로 만들어 내놓은 ‘규격화된 상품’에 열광하던 팬들은 이제 제 손으로 투표해 뿌리부터 직접 키운 ‘사랑스러운 내 새끼들’에게 열광하고 있다. 강다니엘의 입술을 붉게 물들이는 틴트 브랜드부터 배진영이 쇼프로그램에 입고 나온 티셔츠 모델명까지, 워너원의 모든 것은 그들의 노래 제목 그대로 강력하다.

    ‘프로듀스 101 시즌2’를 보지 않았어도, 워너원을 몰라도 강다니엘은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민 프로듀서(국프)가 뽑은 1위의 위력은 대단하다. 하지만 워너원을 ‘강다니엘과 아이들’로 단순화하기에는 ‘국프’가 매의 눈으로 고른 멤버들의 숨은 매력이 무척 많다. 이번 호엔 윤지성, 하성운, 황민현, 이대휘(나이 순)의 매력을 조명해본다. 윤지성과 이대휘는 각각 1991년생과 2001년생으로 꼭 열 살 차이가 나지만 나이를 뛰어넘어 조화를 이룬 워너원의 맏형과 막내이고, 하성운과 황민현은 각각 핫샷(HOTSHOT)과 뉴이스트(NU’EST)라는 보이그룹으로 한 차례 데뷔한 바 있는 중고 신인이다.






    비주얼로 우뚝 선 황민현

    출생    1995년 8월 9일, 부산 수영구
    신장    181cm
    학력    인하대 연극영화과
    소속사 플레디스
    데뷔    2012년 뉴이스트

    “여자들이 되게 설렐 그런 얼굴인 것 같아요.” - 옹성우

    “역시 비주얼은 민현이죠. 남친돌(남자친구 같은 아이돌) 같은 사근사근하고 상냥한 이미지?” - 임우혁(‘프로듀스 101 시즌2’ 연습생)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 당시 황민현(22)은 연습생들이 뽑은 비주얼 톱 4에 오를 정도로 눈길을 끌었다. 181cm 큰 키에 뽀얀 피부, 긴 목, 깊고 그윽한 눈매, 갸름한 턱선은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의 준말)의 정석을 보여주는 듯했다. 차분한 성격에 말수도 적어 방송 출연 당시 무표정한 얼굴이 화면에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황민현은 냉미남(차가운 느낌의 미남)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황민현은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가 속한 아이돌 그룹 뉴이스트가 2012년 앨범을 내고 이미 데뷔를 했기 때문. 뉴이스트는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소속사 플레디스가 내놓은 5인조 아이돌 그룹이었는데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오히려 3년 뒤 데뷔한 같은 소속사 세븐틴(Seventeen)이 더 인기를 끌었고, 뉴이스트는 ‘비운의 아이돌’로 불렸다.
     
    이러한 이유로 5년 차 아이돌인 뉴이스트의 멤버 김종현, 강동호, 최민기 등을 포함한 4명이 첫 방송에서 춤과 노래를 선보이며 등급 평가를 받을 때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같은 소속사 애프터스쿨의 가희가 평가자로 출연했는데 이들이 나오자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더욱이 뉴이스트 멤버들이 실력 평가에서 C, D등급을 받자 더욱 화제가 됐다. 이 중 황민현만 유일하게 C등급을 받았지만 2차 평가에서는 긴장한 탓에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D등급으로 떨어지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탄탄한 팬덤을 확보한 덕에 첫 회 11위에서 방송 중 최고 4위까지 올라갔다 최종 9위로 데뷔 멤버에 안착했다. 함께 출연했던 뉴이스트 멤버는 모두 탈락했다. 혼자 합격한 황민현은 마지막 방송 내내 눈물을 흘렸다. 최근 출연한 KBS ‘해피투게더3’에서도 황민현은 “마지막 방송 때 뉴이스트 멤버 중 한두 명은 함께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름이 불리지 않더라. 멤버들이 앞에서 웃어주는데 지난 6년간 함께 고생한 시간이 떠올라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황민현은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데뷔했다. 중학교 3학년 때 하굣길에 친구들과 닭꼬치를 먹다 플레디스 직원의 권유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뉴이스트로 데뷔하기 전부터 애프터스쿨, 오렌지캬라멜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워너원으로 데뷔한 이후 MBC every1 ‘주간 아이돌’,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등 각종 예능프로그램에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케이블TV방송 tvN ‘SNL 코리아9’에서 강다니엘과 함께 한 코미디언 안영미가 연기한 남장 여자를 보호하는 선배 역할을 잘 소화해 여심을 저격하기도 했다.



    ‘재기의 아이콘’ ‘7전8기의 대명사’   하성운


    출생    1994년 3월 22일, 경기 고양시
    신장    167cm
    학력    동아방송예술대 케이팝학과
    소속사 스타크루이엔티(옛 아더앤에이블)
    데뷔    2014년 핫샷

    하성운(23)은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걸 몸소 보여준 참가자다. 그는 황민현과 마찬가지로 2014년 아이돌 그룹 핫샷으로 데뷔했지만 3년 동안 지상파방송 연예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없을 정도로 무명의 설움을 겪었다. 그러나 실력만큼은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그는 ‘프로듀스 101 시즌2’ 첫 방송의 등급 평가에서 격렬한 춤을 추면서도 노래 또한 흔들림 없이 불러 A등급을 받았다. 이후 안무 숙지 후 이뤄진 재평가에서도 A등급을 받아 이대휘, 김사무엘 등과 함께 A반 에이스로 꼽히기도 했다.

    실력은 A였지만 순위는 늘 중위권에 머물렀다. 첫 순위 발표에서 34위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20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개인 인터뷰에서 답답함과 절실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워너원 데뷔가 간절하던 그는 매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분량을 확보했다. 특히 8회에서 콘셉트 평가를 받을 때 하성운은 10여 명의 조원 가운데 유일한 20위권 참가자였다. 그러나 그는 “이번이 마지막 무대일 수 있지만 후회 없이 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연습 당시 댄스트레이너였던 권재승이 “나와서 해볼 사람이 있느냐”고 했을 때 유일하게 손을 든 게 하성운이었다. 당시 안무를 완벽하게 숙지하고 춤을 선보여 권재승이 “해보겠다고 나온 성운이 있잖아. 100% 잘될 거야”라고 말해 노력의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해당 방송이 나간 뒤 하성운의 순위는 27위에서 3위까지 올라갔다. 마지막 순위 발표에서는 11위를 놓고 정세운과 경합한 끝에 이겨 최종 멤버로 합류했다.

    하성운은 학창 시절 육상선수를 꿈꿨지만 고된 훈련에 중도 포기하고 가수의 꿈을 키웠다. 고등학생 때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의 오디션 문을 두드리다 SM 연습생 생활을 하기도 했다. 대학생 시절 공연 도중 발탁돼 아더앤에이블(현 스타크루이엔티) 소속 아이돌 그룹 핫샷의 마지막 멤버로 합류했다. 

    현재 하성운은 워너원 데뷔 이후 다른 멤버들과 마찬가지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MBC ‘무한도전’에 태양, 유병재, 쇼리 등 키가 작은 연예계 대표들과 함께 출연했다. 핫샷 데뷔 당시 자신의 키를 174cm로 밝혔고 프로필에는 168cm로 돼 있지만 방송에서 신발을 벗고 측정했을 때 167cm가 나와 출연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후 하성운은 무대 위에서 단신을 극복하는 안무 팁으로 “손을 올릴 때 남들이 눈치 못 채게 뒤꿈치를 드는 게 포인트”라며 비법을 공개했다.




    워너원의 ‘정신적 지주’ 리더   윤지성


    출생    1991년 3월 8일, 강원 원주시
    신장    175cm
    학력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소속사 MMO엔터테인먼트

    윤지성은 스물한 살에 연예기획사에 들어가 6년간 연습생 생활 끝에 워너원이라는 이름으로 빛을 보게 됐다. 그는 워너원의 최연장자로 리더를 맡아 동생 10명을 이끌고 있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하찮은 형 이미지라고 덧씌우지만, 팬들 가운데 실제로 그를 하찮게 여기는 이는 아무도 없다. 어머니 김현순 씨의 말처럼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말이 앞서기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아이”였다.

    윤지성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작은 가요제에 혼자 나가 예선, 본선 다 치르고 대상을 차지했다. 어머니 김씨도 아들이 “나, 대상 탔어”라고 얘기하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어머니는 데뷔가 늦는 아들이 걱정됐지만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하기 전엔 짐 싸서 내려오지 마라”고 아들을 독려했다. 그 덕에 윤지성은 연기, 연출, 현대무용이 모두 되는 다재다능한 맏형이 됐다.  

    팬을 아끼는 마음도 남다르다. 그가 인스타그램에 ‘밥길만 걷자’고 쓰자 팬들은 밥알이 돼 그가 밥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반응했다. 그러자 그는 밥솥이 돼 밥알(팬)들을 지키겠다고 화답했다. 이때 붙은 별명이 ‘쿠쿠’다.

    멤버들을 자상하게 잘 챙겨주는 모습은 그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도 모두가 탐내는 센터 자리를 어린 연습생에게 양보하는 ‘대인배’적 면모를 보였다. 그는 KBS ‘해피투게더3’에 워너원 완전체가 나왔을 때 팀 내 포지션을 묻는 질문에서 모든 멤버로부터 ‘엄마’로 꼽히기도 했다. 어느 보이그룹에나 있는 ‘엄마’ 역할을 윤지성이 맡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들을 잘 돌보는 윤지성의 모습에서 미래의 멋진 부모가 된 그를 어렵지 않게 연상할 수 있다. 8월 방송된 KBS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삼촌 특집에 출연했던 그는 아이들에게도 존댓말을 하며 ‘세상 다정’한 모습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저는 지성이가 예쁜 장미나 백합처럼 화려하게 피는 것도 좋지만, 그늘 밑에서 아주 작게 피어도 괜찮다고 말해요. 지금은 속상하고 힘들겠지만 기본 인성이 된 사람은 어디서든 빛날 수 있기 때문이죠. 사람마다 꽃피우는 시기가 다르잖아요. 일찍 피는 꽃이 있고 나중에 피는 꽃이 있으니,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겠어요.”

    아이돌치고는 조금 늦게 피었을지언정 어머니 김씨의 말대로 윤지성은 지금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신만의 향기를 뽐내고 있다.




    끼 많은 ‘사랑둥휘’   이대휘


    출생    2001년 1월 29일, 서울 강남구
    신장    173cm
    학력    서울공연예술고 무대미술과
    소속사 브랜뉴뮤직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한 101명의 연습생 가운데 대표곡인 ‘나야 나’의 센터를 차지한 건 열여섯 살 연습생 이대휘였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시즌2에 참가한 연습생들이 직접 뽑은 센터였다. 어떻게 모두가 탐내는 센터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워너블(워너원 팬덤)들은 그 나이에 그런 끼를 가진 아이돌이 없다며 입을 모은다. ‘끼돌이’ ‘휘랑둥이’ ‘사랑둥휘’ 같은 별명이 붙은 것도 그 때문이다. 이대휘는 첫 등급 평가 때 선보인 곡 ‘Hollywood’의 작사, 작곡, 편곡을 혼자 했을 정도로 실력파다. 기획사별로 마련한 무대를 보고 이대휘가 혼자 만든 곡임을 알아챈 심사위원 이석훈은 “이거 물건”이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그렇게 이대휘는 A등급을 받으며 초기부터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의 또 다른 매력은 귀여움이다. 생년월일로만 보면 워너원의 호적상 막내는 이대휘와 동갑내기인 2001년 9월생 멤버 라이관린이다. 그럼에도 많은 팬이 이대휘를 워너원 ‘막둥이’처럼 대한다. 순둥순둥한 얼굴과 자신의 유행어처럼 ‘마구마구’ 솟아나는 애교 덕에 더 어리게 보인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워너원에서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힌 이대휘는 같은 그룹 멤버 박지훈과 함께 귀여움의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귀여움만으로 워너원에 뽑힌 건 아니다. 격렬한 춤을 추면서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선보이는 이 소년의 매끈하고 예쁜 춤 선은 많은 팬이 꼽는 ‘입덕 포인트’. 여기에 이대휘는 풍부한 표정과 리액션으로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확실하게 시청자에게 자기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다. 최근에는 같은 소속사(브랜뉴뮤직) 일원이자 함께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했던 임영민, 김동현의 유닛 ‘MXM’의 첫 데뷔 싱글 타이틀곡 ‘Good Day’의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의 남자 아이돌에게는 ‘입대’라는 큰 고비가 찾아온다. 이제 16세인 이대휘에게는 아직은 먼 이야기. 그에게는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시간이, 팬들에게는 그의 활약상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차고 넘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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