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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for you

기름기 많을수록 타닌과 색↑ 나물과 전은 화이트 와인

추석 음식과 와인 궁합

기름기 많을수록 타닌과 색↑ 나물과 전은 화이트 와인

기름기 많을수록 타닌과 색↑ 나물과 전은 화이트 와인

불고기, 육전, 누름적과 잘 어울리는 코트 뒤 론(왼쪽)과 메를로 와인.

추석을 맞아 와인 할인행사가 한창이다. 한두 병 구매해볼까 하는 마음에 레이블을 살펴보지만 이해가 어려워 결국 할인율이 좋거나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와인을 살 때가 많다. 선물로 받은 와인도 마찬가지다. 유럽 와인은 레이블에 포도 품종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고, 품종이 쓰여 있는 신대륙 와인도 그 맛을 잘 모르니, 어떤 음식과 마시면 좋을지 결정하는 일은 늘 어렵기만 하다.

풍성한 한가위.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때다. 이럴 때 와인과 잘 맞는 음식을 쉽게 고를 수 있는 간단한 방법 몇 가지를 알아두자. 레드 와인은 색만 보고도, 화이트 와인은 향기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음식과 어울리는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먼저 레드 와인부터 살펴보자. 레드 와인은 육류에 곁들이는 것이 안전하다. 레드 와인에 많이 든 철 성분이 해산물의 불포화지방산과 만나면 비린내가 강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타닌과 색에 따른 음식 궁합

레드 와인 안에 들어 있는 타닌도 음식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할 요소다. 타닌은 잇몸과 혀에 닿으면 떫고 죄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육류의 지방이 입안에 고루 퍼진 상태에서 레드 와인을 마시면 타닌이 훨씬 부드럽게 느껴진다. 타닌이 입안에 남아 있는 지방을 씻어주기 때문에 지방이 많은 육류와 타닌이 강한 레드 와인은 최상의 궁합이다.

그렇다면 와인 안에 타닌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와인 색을 보는 것이다. 타닌은 포도 과육이 아닌 껍질에 들어 있다. 그리고 껍질에는 색소도 들어 있다. 레드 와인은 껍질에서 색과 타닌이 나오기 때문에 포도를 으깬 뒤 껍질과 함께 발효한다. 따라서 포도껍질이 두꺼운 품종은 대체로 색이 진하고 타닌도 강한 와인을 만들며, 포도껍질이 얇은 품종은 색도 연하고 타닌도 약한 와인을 만든다. 색의 강도는 와인의 보디감과 비례할 때가 많은데 색과 타닌이 강한 와인은 묵직하고, 색과 타닌이 약한 와인은 가벼운 편이다.



와인 색을 살피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글자가 적힌 종이 위에 와인 잔을 45도 정도 기울여 보는 것이다. 색이 진한 가운데 부분을 통해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면 색이 연하고, 글자가 보여도 읽을 수가 없으면 색이 중간이며, 글자가 전혀 보이지 않으면 색이 진한 와인이다.

기름기 많을수록 타닌과 색↑ 나물과 전은 화이트 와인

쇠고기산적이나 갈비찜처럼 육질이 두껍고 지방이 많은 요리와 잘 어울리는 말벡와인(왼쪽)과 보르도 와인.

색이 진하고 타닌이 강한 레드 와인을 품종별로 보면 시라(Syrah 또는 Shiraz),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말벡(Malbec)이 있다. 프랑스 보르도(Bordeaux)와 이탈리아 토스카나(Toscana)에서 생산된 와인도 묵직하면서 색이 진하고 타닌도 강하다. 이런 와인은 쇠고기산적이나 갈비찜처럼 육질이 두껍고 지방이 많은 음식에 곁들이면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고 와인도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타닌과 색의 강도가 중간인 품종으로는 메를로(Merlot), 진판델(Zinfandel), 그르나슈(Grenache)가 있다. 산지별로는 이탈리아 키안티(Chianti)와 발폴리첼라(Valpolicella), 프랑스 코트 뒤 론을 꼽을 수 있다. 이 와인들은 중간 정도 무게감에 타닌도 적당하므로 지방이 많지 않고 육질이 부드러운 불고기, 육전, 누름적과 잘 어울린다.

피노 누아르(Pinot Noir)와 가메(Gamay)는 색이 연하고 무게감이 가벼운 품종이다.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산 레드 와인도 대부분 피노 누아르로 만든다. 이 와인들은 타닌이 적으므로 지방이 많지 않은 닭고기 요리에 곁들이거나, 잡채처럼 가늘게 썬 고기가 들어간 요리와 즐기면 좋다.

두루 무난한 스파클링 와인

기름기 많을수록 타닌과 색↑ 나물과 전은 화이트 와인

나물류 또는 생선구이와 잘 어울리는 상세르 소비뇽 블랑 와인(왼쪽)과 신대륙 소비뇽 블랑 와인.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처럼 특정 음식과 부딪히는 요소를 갖고 있지 않아 음식을 선택하기 훨씬 쉽다. 새콤한 물김치를 곁들이면 좋을 만한 음식은 화이트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화이트 와인도 종류마다 향이 다르므로 그 향에 따라 음식을 선택하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우리가 자주 마시는 화이트 와인을 품종 별로 보면 샤르도네(Chardonnay)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리슬링(Riesling)이 있다. 샤르도네는 레몬이나 파인애플 같은 과일향, 소비뇽 블랑은 채소향과 허브향, 리슬링은 꽃향과 꿀향이 두드러진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은 샤르도네가 묵직한 반면, 리슬링이나 소비뇽 블랑은 가볍다.

묵직하고 과일향이 좋은 샤르도네는 생선전이나 호박전 같은 전류와 잘 어울린다. 샤르도네 와인은 전 세계 거의 모든 와인 생산국에서 만들고 있지만, 프랑스 부르고뉴산이 원조다.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은 레이블에 품종 대신 마을 이름이나 밭 이름을 적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샤르도네로 만든다.

채소향이 좋고 무게감이 가벼운 소비뇽 블랑은 나물류에 곁들이면 음식과 와인 사이 무게감과 향의 균형이 맞아 맛있는 조합을 이룬다. 레이블에 상세르(Sancerre)나 푸이퓌메(Pouilley-Fume)라고 적힌 와인도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와인이다. 이 와인들은 프랑스 루아르밸리(Loire Valley)에서 생산된 것으로, 부싯돌 냄새처럼 느껴지는 미묘한 미네랄향이 생선구이와 특히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산도가 좋아 생선에 레몬을 뿌린 듯한 효과도 볼 수 있다.

꽃향과 꿀향이 매력적인 리슬링은 차게 식혀 떡과 함께 즐기면 좋다. 특히 독일산 리슬링 와인은 단맛이 살짝 느껴지기 때문에 송편, 인절미, 유과 같은 디저트와 궁합이 가장 잘 맞는다. 리슬링 와인은 산도도 강해 침샘을 자극하기 때문에 떡을 먹을 때 목이 막히는 것을 해소해주기도 한다.

기름기 많을수록 타닌과 색↑ 나물과 전은 화이트 와인

송편, 인절미, 유과와 잘 어울리는 독일산 리슬링 와인.

이것저것 기억하기 번거롭다면 모든 음식과 두루 잘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기포가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주므로 약간 매운 음식이나 느끼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맥주와 즐기기에 좋은 음식은 스파클링 와인과도 잘 맞는다고 보면 된다. 단 건어물은 스파클링 와인뿐 아니라 모든 와인과 어울리지 않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스파클링 와인으로는 샴페인이 가장 유명하지만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그 대신 프랑스산 크레망이나 스페인산 카바(Cava), 이탈리아산 프로세코(Prosecco)를 선택하면 가격도 2만~3만 원대로 저렴하고 과일향도 향긋해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훨씬 부담이 없다.

여유롭고 풍요로운 한가위. 간단한 규칙 몇 가지만 익혀서 와인을 곁들인 근사한 주안상을 차려보는 건 어떨까. 늘 마시는 맥주나 소주도 좋지만, 모처럼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와인 한두 병 여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주간동아 2015.09.21 1006호 (p132~133)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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