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02

2017.08.23

영주 닐슨의 글로벌 경제 읽기

커피 한 잔 값 아끼지 않는 욜로(YOLO)는 노(no)!

  •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Ynielsen@skku.edu

    입력2017-08-21 17: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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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를 ‘욜로’(YOLO)라고 한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영어문장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욜로족은 남이나 미래를 위해서가 아닌, 오직 자신의 행복을 위해 소비한다. 현재 자신의 행복이 소비를 결정하는 오직 한 가지 요소인 것이다.

    과거에는 안 먹고 안 쓰고 돈을 모아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놓으면 집값이 올랐고, 저축하면 이자가 높아 저축액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하지만 이제는 집을 사기 힘들고, 산다 해도 많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 저축해도 이자율이 너무 낮다. 이처럼 현재를 희생해도 미래가 빛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욜로족이 득세하는 것 같다.

    그럼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한 사람이 부를 쌓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먼저 돈을 아껴야 한다. 미래, 특히 노후를 위한 장기투자를 고려할 때 현재 적은 돈을 아껴 얼마나 지속적으로 투자하는가가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내는가보다 훨씬 중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27세 욜로족 A씨의 세후 연봉은 2000만 원이다. 30년 동안 2000만 원의 5%인 100만 원을 매년 투자하고 수익률은 연 4%라고 가정하자. 4%는 현재 정기적금 금리보다 높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수익률이다. 이 경우 A씨는 30년 후 5833만 원을 수중에 넣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첫해 연봉의 1%인 20만 원씩을 매년 더 부으면 어떻게 될까. 첫해 100만 원, 다음 해는 120만 원, 3년째는 140만 원 이런 식으로 붓는 것이다. 그럼 30년 후에는 1억9397만 원이 된다. 그냥 100만 원만 계속 넣을 때와는 거의 4배나 차이가 난다.





    매년 처음 연봉의 1%씩만 더 저축하면  

    투자 금액은 같게 하고 수익률을 연 10%로 올려보자. 10% 수익률은 전문 투자자나 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매년 100만 원을 30년 동안 투자하면 1억8094만 원이 된다. 이는 수익률 4%로 20만 원씩 매년 더 투자했을 때 금액인 1억9397만 원보다 적다. 만약 매년 20만 원씩 더 투자한 경우 수익률이 5%라면 2억2280만 원이 되고, 10%이면 4억7683만 원이 된다.

    30년간 매년 20만 원씩 투자 금액을 늘린다면 마지막 해엔 100만 원에 580만 원을 더해 680만 원을 저금해야 한다. 적잖은 돈이다. 하지만 5년째를 생각해보자. 그때는 80만 원을 더 저금하게 된다. 주말을 빼고 계산할 경우 매일 커피 한 잔 값인 약 3000원씩을 아끼면 채울 수 있는 액수다. 즉 젊은 욜로족이 하는 투자는 늙은 욜로족이 하는 투자보다 훨씬 쉽고 수익도 높다.

    앞에서 필자가 제시한 숫자에 공감하는 욜로족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4% 수익률을 어디서 올릴 것인지가 관건인데, 요즘은 퇴직연금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투자를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육, 금융상품, 애플리케이션 등도 다양하다. 그런데 여전히 비싼 커피를 마시고, 디저트 가게에 들러야 한다면 다 부질없는 일이다. 

    사람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사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 대가로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면 현재의 행복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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