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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강영구 이지스자산운용 해외부문 대표이사

“부동산 직접투자? 간접투자가 더 유리”

“중위험 - 중수익 ‘리츠’, 1~2년 내 대중화될 것”

“부동산 직접투자? 간접투자가 더 유리”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최근 투자업계에 주목할 만한 이벤트가 있었다. 경기 성남시 판교와 서울 용산구 대형빌딩에 투자하는 신한알파리츠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4.32 대 1이나 됐던 것. 이는 역대 상장리츠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 1140억 원 모집에 4928억 원이 몰렸다. 특히 이목을 끄는 대목은 1000만 원 이하 소액 투자자가 전체 청약자의 40% 가까이 됐다는 점. 신한알파리츠는 ‘판교 알파돔시티 6-4블록’ 빌딩에 입주한 네이버, 블루홀, 스노우 등 임차인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투자자에게 향후 5년간 연평균 6% 배당수익률을 안겨줄 예정이다. 

리츠(REITs)란 다수의 투자자를 모아 오피스나 상업시설 등 대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금융 상품을 말한다. 간접투자 상품인 부동산펀드와 유사하다. 그러나 리츠와 부동산펀드는 아직 개인투자자에게 낯설다. 대부분 사모 형태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부동산펀드 가운데 공모펀드는 3.3%에 불과하고(순자산 기준), 현재까지 나온 공모리츠도 6개에 그친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진다. 공모리츠를 장려하려는 정부 정책과 맞물려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공모리츠를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하반기 홈플러스가 보유한 전국 매장 44곳에서 나오는 임대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홈플러스 리츠’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2조 원을 모집한다. 최근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받은 NH농협금융, 이지스자산운용 등도 조만간 공모형 리츠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도 신한알파리츠를 내년까지 1조 원 규모로 키우려 한다. 2016년 티마크 그랜드호텔 명동 이후 부동산 공모펀드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소액으로 대형빌딩주가 된다?!

이 같은 흐름이 정착되면 누구나 소액으로도 고층빌딩이나 대형쇼핑몰 등에 투자할 수 있게 될까. 이러한 부동산 간접투자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어느 정도이며, 위험 요소는 없을까. 나아가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는 한국 특유의 부동산 열풍을 잠재우는 데 기여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을 안고 강영구(49) 이지스자산운용 해외부문 대표를 만났다. 그는 “앞으로 1~2년 내 국내에서도 리츠가 대중화될 것”이라며 “한국의 경제·사회 구조 및 부동산시장 현황, 정부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부동산은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가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10여 년간 해외 부동산 투자를 주도해왔다. 영국 런던 HSBC 본사, 독일 베를린 소니센터 등 국민연금공단에서 투자한 약 90건의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 및 펀드가 그의 손을 거쳤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운용 자산 기준 국내 1위 자산운용사로, 강 대표는 7조 원 규모의 해외부동산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신한알파리츠의 공모 ‘완판’을 본 소감은. 

“이지스자산운용을 포함해 많은 회사가 공모형 리츠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반가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이제 한국에서도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다. 소비자 인식 개선 측면에서 신한알파리츠가 좋은 출발이 됐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일반인이 참여하는 공모형 리츠나 부동산펀드가 매우 활발하다고 들었다. 

“그렇다. 선진국 중산층은 공모를 통해 부동산에 굉장히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참여하는 공모리츠가 매우 막강해, 질 높은 자산이 시장에 나오면 주요 매입 경쟁자에 공모리츠가 꼭 있다. 보스턴 프로퍼티(Boston Property) 등 미국의 대표적 리츠는 자산 규모가 20조~30조 원에 달한다. 이들 리츠는 뉴욕 같은 주요 도시의 굉장히 좋은 자산들을 보유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 시내를 죽 걸어간다고 해보자. 눈에 들어오는 대형오피스의 절반 이상에 공모리츠가 들어가 있다. 쇼핑몰의 경우엔 60%이다.” 

국내 개인투자자가 부동산 간접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뭘까. 

“J리츠, 즉 일본 리츠가 성장한 배경과 동일하다. 일본은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저금리가 고착화되며,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리츠가 크게 성장했다. 경제활동이 활발할 때는 주식에 많이 투자하지만, 은퇴자에게 주식은 리스크가 크다. 일본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3%대다. 예금보다 높고, 주식보다 안전하다. 미국 리츠는 4%, 싱가포르 리츠는 6% 이상 수익률을 보인다.” 

리츠가 안전하다? 

“어떤 금융상품도 수익을 100% 보장하진 않는다. 그러나 리츠는 수익이나 배당의 예측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고 생각해보자.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가전 등 다양한 산업의 경기를 전망해야 하고, 중국 반도체 등 경쟁자의 현황도 고려해야 한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너무 많다. 리츠 수익은 임대료에서 나온다. 임차인의 질과 임대차 계약 내용 등을 살피면 임대 수익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리츠는 법적으로 수입의 90%를 배당해야 한다. 배당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형오피스, 쇼핑몰, 임대주택…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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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펀드와 리츠는 뭐가 다른가. 

“둘 다 투자자를 모아 부동산에 간접투자하는 금융상품이란 점에선 동일하다. 다만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부동산펀드는 폐쇄형이라 만기일까지 팔 수 없다. 리츠는 공모 후 주식시장에 상장되기 때문에 언제든 사고팔 수 있다. 리츠가 부동산펀드보다 공모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수익률에서 차이가 있나. 

“수익률은 부동산펀드냐, 리츠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상품 내용과 운용사의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국내에 리츠는 2001년, 부동산펀드는 2004년 도입됐다. 제도 도입 10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활성화되지 않은 셈이다. 그 이유에 대해 강 대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투자 수요가 충분해 굳이 복잡하게 개인투자자를 모집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투자청 등 외국계 자본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활발한 점, 일반인이 대출이나 전세를 끼고 아파트, 상가 등에 직접 투자하는 성향이 강했던 점도 그 이유다. 

기관투자자 위주의 투자 유치가 훨씬 수월한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 아닌가. 

“모든 산업에는 흐름이 있다. 그동안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던 대형빌딩, 쇼핑몰, 물류센터 등에 대한 투자가 개인투자자의 영역으로 이미 들어가기 시작했다. 시장이 재편될 때 그것에 맞춰 사업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편 기관의 투자기간은 5~7년, 길어야 10년이다. 리츠를 영속적으로 꾸려갈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공모를 통하면 리츠의 규모를 키우면서 영속적으로 운영해갈 수 있다.” 

리츠 규모가 최소한 얼마 이상이 돼야 한다고 보나. 

“최소 500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 그래야 대출로 1조 원짜리 펀드를 만들어 ‘운용의 묘’를 살릴 수 있다. 이 정도 규모는 돼야 여러 자산을 강남, 여의도, 판교 등으로 분산해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럼 임대에 문제가 생기거나 리모델링 비용이 발생할 때, 매각이 되지 않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리츠나 부동산펀드는 대형오피스, 쇼핑몰, 물류센터, 호텔 등에 주로 투자한다. 서울 대치동 바른빌딩, 티마크 그랜드호텔 명동, 서초 하이트진로 사옥 등이 최근 공모형 부동산펀드가 투자한 대상이라면 공모형 리츠는 판교 알파돔시티 빌딩(신한알파리츠), 뉴코아아울렛(이리츠코크랩), 홈플러스(홈플러스 리츠·예정) 등에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이지스자산운용이 선보이는 첫 번째 공모형 리츠 상품은 임대주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올해 안에 인천 부평구 십정동과 부산 사하구 감천동에 총 7000가구 아파트를 신축해 일반인에게 임대하는 공모형 리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왜 임대주택에 투자하고자 하나. 

“미국에선 임대주택이 가장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낸다. 그래서 미국 연기금은 부동산 투자 시 20%가량을 임대주택에 투자한다. 한국 집값은 너무 비싸다. 개인이 사서 임대하면 기대수익이 연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뉴스테이 등 임대주택 관련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것이다. 5% 내외 배당수익률을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기업이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입주민들도 좋을 것이다. 이지스자산운용뿐 아니라 롯데, KT, SK, 코오롱 등도 임대주택 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한국에서도 ‘기업이 소유·관리하는 아파트’가 주거 문화의 한 형태가 되리라 보나. 

“저성장 시대에 들어서면서 고용이 불안해져 결혼을 늦게 하거나 기피해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있다. 한국은 2015년 518만 가구이던 1인 가구가 2045년 810만 가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인구는 줄지만 가구 수는 느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비싼 집 소유’ 개념이 약화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내 집 소유 의식이 강하던 미국도 집 소유 비율이 70%까지 올라갔다 현재 60% 아래로 떨어졌다.” 

소비 경향이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하면서 쇼핑몰 영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상업시설에 투자하는 리츠는 전망이 어둡지 않나. 

“큰 흐름에서 보면 온라인 쇼핑 증대로 상업시설보다 물류센터의 전망이 더 좋다. 그렇다고 쇼핑몰이 다 죽는 것은 아니다. 스타필드나 인사동 쌈지길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다. 문화생활이 가능하고, 테마가 있는 공간들이다.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고급 상업시설은 괜찮다고 본다. 상업시설에 투자할 때는 임차인이 누구고 신뢰할 만한지 잘 따져봐야 한다. 최악의 경우 임차인이 부도가 나면 다음 임차인을 구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도 나올까. 

“먼저 리츠가 정착돼야 한다. 하나의 리츠가 자산을 계속 편입해 늘려가면 자연스럽게 해외 부동산에도 투자하게 될 것이다. 싱가포르, 네덜란드, 캐나다 등 해외 부동산 투자를 많이 하는 국가를 보면 그 이유가 분명하다. 보유 자산에 비해 국내시장이 너무 작다. 한국도 마찬가지여서 리츠가 성장하면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1~2년 후에는 그렇게 되리라 예상한다.” 

해외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서 투자 대상을 추천한다면. 

“국내에 없는 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이미 선진국에는 데이터센터, 개인 물품을 보관하는 셀프 스토리지, 병원과 의료연구기관 등이 들어선 메디컬 오피스 등 다양한 종류의 리츠 상품이 많이 나와 있다. 해외 리츠 종목에만 투자하는 펀드 상품도 조만간 국내에 나올 예정인데, 이를 통해 해외 부동산에 간접투자하는 것도 좋은 재테크 전략이다.”


“리츠가 부동산 투기 잡을 것”

“부동산 직접투자? 간접투자가 더 유리”
2017년 10월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리츠 활성화’가 포함된 것에서 알 수 있듯, 공모형 리츠시장 활성화에 대한 정부 의지는 강하다(표 참조). 부동산 투자를 원하는 국민적 ‘욕구’를 직접투자에서 리츠를 통한 간접투자로 돌려 가계부채 등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리츠 상장 심사기간을 2~3개월로 현행보다 단축하고, 공모 의무가 면제되는 연기금 보유 비율을 기존 30%에서 50%로 상향 조정했다. 금융지주회사가 리츠 AMC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도 허용했다. 상장리츠를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의 투자 대상에도 포함시켰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는 9월 ‘리츠 활성화 대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정부의 리츠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정부 의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인투자자의 인식 변화다. 아파트나 상가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면 돈을 벌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부동산 직접투자 수익률은 2~3%대에 불과하다. 공실 위험이나 건물 관리 등도 쉽지 않다. 리츠도 대출을 한다. 그러나 개인이 대출할 때보다 금리 등 대출 조건이 크게 유리하다. 세금 면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리츠 활성화가 건강한 경제를 만드는 데 도움되리라 보나. 

“물론이다. 투자시장이 다변화할수록 시장은 건전해진다. 부동산 투기는 한국 사회의 계층 간 갈등을 야기하고, 가계부채를 지나치게 높여놓았다. 리츠 등 부동산 간접투자가 활성화되면 개인도 적은 금액으로 대형오피스나 쇼핑몰, 임대주택 등에 투자해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부동산 투기 현상 또한 잦아들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리츠의 최근 3년 평균수익률은 8.57%로 예금금리(1.56%)보다 월등히 높다. 그러나 강 대표는 “저금리 영향으로 앞으로는 다소 낮아져 4~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츠나 부동산펀드는 분기(혹은 반기)마다 배당되는 수익 외에도 부동산을 팔 때 발생하는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강 대표는 “부동산 투자의 추가 수익과 위험의 원천은 비유동성”이라며 “높은 가격에 팔리면 큰 수익을 얻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손해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리츠의 비유동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리츠 규모가 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장된 리츠들의 주가를 보면 신한알파리츠를 제외하곤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 시가총액이 크지 않고 거래량 자체가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천대교, 우면산터널, 서울춘천고속도로 등을 보유한 맥쿼리인프라는 6% 배당수익률을 내고, 주가도 탄탄하게 형성돼 있다. 앞으로 리츠가 성장하면서 맥쿼리인프라와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개인투자자에게 조언한다면. 


“은퇴자에게 리츠는 주식과 비교해 안전하면서도 5% 안팎의 배당수익률을 보장하는 좋은 수입원이다. 한창 일할 나이인 30, 40대에게 리츠는 중위험-중수익 투자 대상이다. 배당 수익을 꺼내 쓰지 말고, 재투자를 거듭하면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가 될 것이다. 서울 강남 아파트를 사 큰돈을 번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심리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것을 이제는 그만하자. 한국도 선진국처럼 집이 투기 대상이 아닌 ‘사는(stay)’ 곳이 될 것이라는 사실, 매매 차익보다 임대 수익이 중요하게 되리라는 시대적 변화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강영구 대표는…
•한양대 법학과 졸업, 미국 코넬대 부동산학 석사
•삼성에버랜드 부동산 관리 및 법무 담당(1996~2000),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해외부동산팀장(2004~2015)
•이지스자산운용 해외부문 대표이사(2015~ )




주간동아 2018.08.22 1152호 (p34~38)

  •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 김유미 인턴기자 · 캐나다 토론토 라이어슨대 언론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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