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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수원 비상임이사 사퇴한 조성진 경성대 교수

“반핵운동가가 이사 된 건 비정상적”

“반핵운동가가 이사 된 건 비정상적”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이사회의 비정상적인 운영을 비판한 조성진 전 한수원 비상임이사 (경성대 에너지학과 교수). [사진 제공 · 조성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이사회의 비정상적인 운영을 비판한 조성진 전 한수원 비상임이사 (경성대 에너지학과 교수). [사진 제공 · 조성진]

탈핵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겠다” “(세월호 설계수명 연장을 거론하며) 노후 원전의 설계수명 연장은 없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여당이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직후인 올해 6월 15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사회를 열어 월성원전 1호기 폐쇄와 신규 원전인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건설 백지화를 의결했다. 

이사회에서 이에 대해 홀로 반대 의견을 표한 비상임이사가 있었다. 조성진 경성대 에너지학과 교수다. 그는 이사회 직후 사퇴했고, 한수원 노조 등은 이사진을 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불볕더위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자 정부와 한수원은 가동을 멈췄던 원전을 풀가동했다. 하지만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탈원전 때문에 전력 위기가 왔다는 것은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조성진 전 한수원 비상임이사를 만나 ‘원전 싸움의 실체’를 들어봤다. 

이사회는 어떻게 열리고, 하는 일은 무엇인가. 

“매달 한 번 정도 열리며, 80억 원 이상 지출이 필요한 사항 등을 심의 의결한다. 지난해처럼 탈핵정책으로 원전 건설 취소 등 중요한 결정이 많을 때는 더 열기도 한다. 또 비상임이사 3~4인, 외부 인사 2~3인으로 사장·감사·(비상임)이사 등을 추천하는 임원추천위원회도 운영한다.” 

추천은 어떻게 하는가. 

“공공기관 운영법령과 한수원 규정 등에 따라 모집 공고를 내고 응모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한다. 사장이나 감사는 면접심사까지 해 3~5배수로 추천하면 정부가 낙점한다. 배수 추천이기에 정부가 미는 사람은 다 통과된다고 봐야 한다.” 


탈핵에너지전환교수모임 공동집행위원장을 하다 한국수력원자력 비상임이사가 된 김해창 경성대 산학협력 교수(위).
더불어민주당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 회장을 하다 올해 한국수력원자력 비상임이사가 된 강래구 씨. [김해창,뉴시스]

탈핵에너지전환교수모임 공동집행위원장을 하다 한국수력원자력 비상임이사가 된 김해창 경성대 산학협력 교수(위). 더불어민주당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 회장을 하다 올해 한국수력원자력 비상임이사가 된 강래구 씨. [김해창,뉴시스]

이사회가 강래구 더불어민주당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 회장과 더불어, 고리1호기 폐쇄 위한 부산범시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과 탈핵에너지전환교수모임 공동집행위원장 등 반원전 활동을 한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산학협력 교수를 비상임이사로 추천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인가. 

“비상임이사는 3배수 추천한다. 올해 3명이 그만둬 9명을 추천해야 해 응모자를 거의 다 추천할 수밖에 없었다. 정치인도 그렇지만, 반핵인사를 추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정부가 지명하는 것은 더 옳지 않다. 나는 6월 20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유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적법하게 월성원전 1호기 계속 운용을 승인했는데, 이를 한수원 이사회가 뒤엎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상임이사들이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원전 건설 현장을 직원 격려차 순방하기도 했다. 멀쩡한 자산을 버리기로 해놓고 UAE를 방문한다는 것이 이율배반적이라 사퇴했다.” 

한수원은 신재생에너지도 사업 영역으로 해놓았다. 신재생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사업을 전환하려는 것 같다.
 
“태양광 붐이 일고 있는데, 그 밑에 어두운 거래가 있다. 국산 정품 태양광 패널의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W당 가격이 약 0.4달러다. 반면 중국 제품은 0.2달러 선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 소식지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산 정품과 비슷한 수준의 패널 개발을 유도하고자 구식 패널 유통을 제한하고 있다. 이런 구식 패널이 창고에 쌓여 있다 비정상적 방법으로 터무니없이 싸게 흘러나와 한국에 수출된다. 정품 패널의 수명은 10년 이상인데, 이것들은 창고에 보관된 탓에 수명이 짧다. 그런데도 (태양광 붐을 타고)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풍력발전도 환경 훼손 얘기가 나온다. 


“풍력발전기는 약 500m를 이격해 지어야 제대로 발전이 된다. 풍력발전기의 출력은 약 2MW인데, 이것으로 1400MW의 원전을 대체한다면 700대가 필요하다. 그러데 가동률은 20%밖에 되지 않으니 90%인 원전에 견주려면 4.5배를 곱해 3150대가 필요하다. 만약 원전 20기가 생산하는 전기를 얻으려면 6만3000대를 세워야 한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평지는 바람이 적으니 산꼭대기에 세워야 한다. 500m가 이격된 한국의 산봉우리가 몇 개인가. 산꼭대기의 풍력발전기는 레이더 탐지를 방해한다. 같은 고지(高地)에 있는 레이더라면 덜 하겠지만, 저지에 있는 비행장 레이더는 반사파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한다. 이착륙을 관제하는 레이더가 정상 작동을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저공침투하는 북한 AN-2기의 탐지도 어려워진다. 아직 신재생에너지는 기저(基底) 전원이 되기엔 부족하다. 그런데 20%를 차지하게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맞추려 하니 문제가 생긴다. ‘적절하게’ 해야 한다.” 

가스발전은 신재생이 아닌데도 정부가 적극적이다. 

“우리가 수입하는 가스의 30~40%가 카타르산(産)이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등은 카타르가 테러단체를 지원하고 이란에 우호적이라며 단교 위협을 가하고 있다. 2022 카타르월드컵이 위태롭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우디 등이 집단행동을 하거나 이란이 미국과 갈등으로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가스는 장기계약으로 도입하는 것이라, 새로운 도입선을 찾기 어렵다. 찾는다면 큰 비용이 든다. 그래서 파이프라인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도입하려는 것 같은데, 이는 안보상 문제가 있다. 에너지 문제는 안보 차원에서도 봐야 한다. 가스는 결코 청정에너지가 아니다. 가스를 태우면 극미세먼지가 발생하고, 이 먼지는 너무 작아 피부점막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최근 의학논문 중에는 극미세먼지가 일으키는 각종 성인병을 경고하는 내용이 제법 있다. 미국과 유럽이 가정용 취사원을 인덕션으로 대체하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고도 한다.” 

신재생을 하면 변전소도 문제라던데. 

“원전이나 화전의 경우 큰 변전소 하나만 지어 관리하면 되는데 집집마다 태양광, 산마다 풍력발전기를 세우면 작은 변전소를 도처에 지어야 한다. 전봇대 하나 세우는 것도 반대하는 국민이 변전소 건설에는 찬성할까. 발전소와 변전소를 그렇게 펼쳐놓으면 사고도 많이 일어날 것이다. 그럴 바에는 민가로부터 격리된 곳에 대형 원전과 변전소를 지어 잘 관리하는 편이 훨씬 더 합리적이고 경제적이다. 비전문가들이 인터넷 등에서 퍼온 부정확한 내용으로 전문가처럼 행동하는 것이 문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원전을 안전하게 운용하는 방법이지, 탈핵이 아니다. 반핵운동가를 한수원 비상임이사로 지명해 외국 현장까지 가보게 한 것이 옳았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2018.08.08 1150호 (p48~49)

  •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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