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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전 승리 열쇠는 손흥민과 이근호

대표팀 기나긴 원정경기 패배 슬럼프 끊어야

카타르전 승리 열쇠는 손흥민과 이근호

카타르전 승리 열쇠는 손흥민과 이근호

5월 31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하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FC).[스포츠동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 출전한 ‘신태용호(號)’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기니(3-0 승), 아르헨티나(2-1 승)와 가진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연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조기 확정했지만 거기가 끝이었다. 잉글랜드와 3차전에서 0-1로 덜미가 잡혀 조 2위가 됐고, 포르투갈과 붙은 16강전에서 1-3으로 패해 탈락했다. 안방에서 펼쳐진 대회인 만큼 1차 목표인 8강을 넘어 4강 신화의 재현도 가능하리란 낙관적 기운까지 감돌았으나 결과는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원정 악몽을 깨라

U-20 대표팀이 5월 30일 포르투갈전에서 좌절을 맛본 뒤 이튿날에는 K리그의 ‘마지막 자존심’ 제주유나이티드FC가 고개를 숙였다. 제주는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일본)와 맞붙은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2차전에서 0-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홈 1차전에서 2-0으로 이겨 8강 진출 기대를 키웠지만 원정에서 90분 정규시간에 0-2로 뒤져 합계 2-2를 기록한 뒤 결국 연장에서 통한의 결승골을 내줬다. FC서울, 수원삼성블루윙즈, 울산현대축구단 등 올해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나머지 세 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가운데 제주까지 무너지면서 K리그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 축구가 연이은 상처로 신음하는 상황에서 성인 국가대표팀이 벼랑 끝 승부를 앞두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6월 14일 오전 4시 도하에서 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 원정경기를 갖는다.

A·B조로 나눠 각 조 6개국 총 12개 나라가 최종예선을 치르는 아시아에선 각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3위는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승자가 북중미 4위와 한 차례 더 대륙 간 PO를 펼친다. 조 3위를 할 경우 아시아 PO는 넘어선다 해도 북중미 4위와 맞붙는 2번째 PO는 그야말로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한국은 4승1무2패, 승점 13으로 선두 이란(승점 17)에 이어 조 2위에 올라 있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과는 승점 1점 차다. 팀당 세 경기씩 남겨둔 가운데 A조 상위 3팀은 나머지 두 팀과 묘하게 한 번씩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9차전에서 이란(홈·8월 31일), 10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원정·9월 5일)과 만나고,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은 8차전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원정경기인 우즈베키스탄과 10차전에서 최종 2위 싸움을 해야 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카타르전 승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해 9월 중국과 홈 1차전을 시작으로 최종예선의 7번 경기에서 단 한 번도 만족할 만한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원정경기에선 더 실망스러웠다. 당연히 이겨야 하는 시리아와 원정 2차전은 제3국 중립 경기로 펼쳐졌음에도 0-0으로 비겼고, 이란과 원정 4차전에선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0-1로 패했다. 스코어상으론 1점 차 패배였지만, 내용상으론 3점 차 이상 대패였다.

3월 중국과 맞붙은 원정 6차전도 충격의 0-1 패배였다. 대표팀이 역대 중국 원정경기에서 거둔 첫 패배라 충격은 더욱 컸다. 최종예선 원정경기 3번에서 한국은 1무2패를 했고, 단 1골도 넣지 못한 채 2실점만 했다. 홈에서 한 4번의 경기는 비록 내용은 부실해도 승리를 챙겨 원하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원정에서는 결과도, 내용도 부족했다. 카타르전에서 ‘원정 악몽’을 끝내야 한국 축구에 희망이 생긴다.

카타르전 승리 열쇠는 손흥민과 이근호

A매치 19골 중 11골을 중동국가와 경기에서 넣어 ‘중동킬러’로 꼽히는 이근호.[스포츠동아]


손흥민과 이근호, 대표팀의 두 에이스

중국과 원정경기에서 패한 한국은 다득점 승리가 필요하던 시리아와 홈 7차전에서 가까스로 1-0 승리를 거두는 데 그쳤다.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론이 거세게 고개를 들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고심 끝에 ‘조건부 유임’을 결정했다. 그 대신 경험 많고 선수들로부터 신망을 받는 정해성 수석코치를 영입했다. 이와 별도로 정 수석코치가 합류하기 전 대표팀에서 실질적인 코치 구실을 담당하던 차두리 전력분석원이 팀을 떠났다. 카타르전은 새로운 코칭스태프 체제로 치르는 첫 최종예선이다. 정 수석코치가 합류한 후 일단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하나로 뭉친 팀 분위기가 경기력으로 이어지느냐 여부다. 더구나 전술적 한계를 드러낸 슈틸리케 감독이 정 수석코치의 조언을 얼마나 받아들여 이를 그라운드에서 구현하느냐도 관건이다. 카타르전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대한축구협회도 더는 유임을 고집할 수 없게 된다. 카타르전이 슈틸리케 체제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표팀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 FC)이다. 2016~2017시즌 21골(리그 14골·FA컵 6골·챔피언스리그 1골)을 뽑아 1985~86시즌 차범근 FIFA U-20월드컵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바이엘 04 레버쿠젠 시절 기록한 19골을 넘어섰다. 한국선수의 유럽무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또 두 시즌 만에 29골을 기록해 박지성(27골·은퇴)이 갖고 있던 잉글랜드 무대 한국 선수 통산 득점에서도 1위에 올라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는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선 지난해 10월 카타르와 홈 3차전 이후 골맛을 보지 못했다. 토트넘에서 활약이 대표팀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다른 선수들과 책임을 나눠 지는 토트넘과 달리 홀로 큰 기대를 받는 대표팀에선 심리적 부담이 막중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손흥민이 이겨내야 할 숙제다.

또 한 명 주목할 선수는 이근호(32·강원FC)다. 2015년 1월 호주아시안컵 이후 2년 5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근호는 소문난 ‘중동킬러’다. 2007년 6월 이라크와 친선경기에서 A매치 첫 경기를 치른 그는 A매치 데뷔 골까지 폭발시켰고, A매치 통산 19골 중 11골을 중동 팀을 상대로 뽑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같은 조인 카타르를 상대로 원정 2골, 홈 1골을 기록했다.

한국 축구선수 가운데 카타르를 상대로 3골을 기록한 선수는 이근호가 유일하다. 특히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카타르 엘 자이시SC에서 활약해 누구보다 카타르 현지 분위기에도 익숙하다. 이근호는 왕성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상대 수비수들을 괴롭혀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능력도 탁월하다.


입력 2017-06-09 17:49:56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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