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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나는 ‘국민타자’ 돌아온 ‘조선의 4번 타자’

올 프로야구 관전 포인트 4선…이승엽, 이대호, LG·KIA 리빌딩, 김성근 감독 위기설

박수칠 때 떠나는 ‘국민타자’ 돌아온 ‘조선의 4번 타자’

박수칠 때 떠나는 ‘국민타자’ 돌아온 ‘조선의 4번 타자’

‘국민타자’로 불리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스포츠 동아]

2013시즌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 시즌 리베라가 마지막 원정경기를 치르는 상대 팀은 그에게 멋진 은퇴 기념 선물을 전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리베라에게 부러진 방망이로 만든 흔들의자를 선물했다. 순박한 인상의 리베라는 활짝 웃으며 미네소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리베라의 등번호 42가 새겨진 서핑 보드, LA 다저스는 낚싯대를 각각 선물했다. 선물에는 미국 문화 특유의 익살이 담겨 있다. ‘제발 변심하지 말고 은퇴해 제2의 인생을 즐기라’는 상대 팀의 간절한 마음이다.

전설 보내는 KBO, 우승 노리는 KIA와 LG

KBO리그에서도 전설적 스타들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러나 리베라처럼 스스로 은퇴를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감독과 알력이나 팀 세대교체에 따라 뛸 자리가 사라져 어쩔 수 없이 용퇴로 내몰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마지막까지 은퇴를 거부하다 쓸쓸히 사라진 사례는 더 많다.

한 은퇴 선수는 “야구 인생은 평생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지만 마지막 해는 구단과 싸우느라 아무것도 못 하고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7년 KBO리그 10개 팀과 야구팬은 ‘박수칠 때 떠나는’ 한 명의 대스타를 성대하게 환송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민타자’라는 최고 별칭을 갖고 있는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은 마지막 선택도 달랐다. 그동안 그는 수차례 “2017시즌이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그는 “은퇴 번복은 없다. 떠날 때를 알아야 한다. 구단도 내 은퇴 시기를 알아야 전력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그동안 나 때문에 서너 명의 선수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한 미안함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단장은 2017시즌을 앞두고 이승엽의 은퇴 투어에 대해 논의했다. ‘서로 눈치 보지 말고 정성을 다해 예우하자’는 의견을 나눴다. 이번 시즌에는 1982년 리그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대스타의 은퇴 투어라는 명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2017 KBO리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최고 인기 구단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정상 도전이다. KIA는 ‘전국구 인기 구단’이다. 잠실야구장, 고척스카이돔, 인천SK행복드림구장 등 수도권 원정지에서 홈 팀보다 더 많은 관중을 동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KIA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삼성 출신의 강타자 최형우를 영입하고 외국인 스카우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불펜이 유일한 약점으로 꼽힐 뿐 선발진과 타격, 수비 모두 강팀이라고 할 만한 전력을 구축했다.

LG 역시 다년간 공을 들인 팀 재건이 꽃을 피우고 있다. 그동안 LG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점은 주요 포지션의 중복에 따른 비효율성이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이 온갖 비난을 정면 돌파하고 이룬 세대교체로 채은성, 유강남, 이형종, 서상우, 양석환이라는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냈다.

LG는 이번 시즌을 상위권 도전의 적기로 보고 FA시장에서 삼성 좌완 투수 차우찬을 영입했다. 선발진이 한층 두꺼워지면서 NC 다이노스, KIA와 함께 두산 베어스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2위권 경쟁이 가능해졌다.

‘사직노래방 재개장’ 역시 이번 시즌 눈길을 끄는 관심사다. 야구 도시 부산의 팬들은 가장 열성적이다. 2010년을 전후해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 사직야구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으로 불리며 외신에 소개되기도 했다. 홍성흔, 이대호, 조성환이 주축이 된 롯데의 화끈한 공격 야구는 팬들을 열광케 했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은 “부산에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야구팬이 있다”고 말했다.

사직노래방 다시 연 롯데

박수칠 때 떠나는 ‘국민타자’ 돌아온 ‘조선의 4번 타자’

친정 팀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온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위)와 LG 트윈스로 이적한 후 첫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투수 차우찬. [스포츠 동아]

그러나 2011년 간판타자 이대호가 해외 리그로 떠나고 팀 성적이 추락하기 시작하자 사직야구장의 열기는 급속히 식었다. 팬들은 ‘사직노래방 폐업 위기’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올 시즌 롯데는 이대호의 복귀와 함께 다시 강력한 타선을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다. 사직야구장 홈 개막전이 열린 4월 4일은 화요일이었지만 2만4953명이 몰려 최대 수용인원 2만6600명에 육박했다.

마침 사직야구장에 2007일 만에 등장한 이대호가 2021일 만에 홈런을 때렸고, 야구장에는 ‘부산 갈매기’가 울려 퍼졌다. 롯데는 선발 투수진이 약하지만 조원우 감독이 그동안 공을 들인 김원중 등 젊은 투수들이 기대만큼 성적을 내준다면 중위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2017년은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인 4월 2일부터 박종훈 단장 및 구단과 2군 투수 기용 문제를 두고 대립하며 자신의 팀 장악력을 키우려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 만 75세인 김 감독은 자신이 처음 감독을 맡았던 1980년대 제왕적 권한에 대한 집착이 크다.

이 때문에 그의 지도 방식은 프런트와 선수들의 소통이 중요한 현대 야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한화는 김 감독 영입을 전후해 지난 수년간 전력을 보강하고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팀이다. 전력이 정상적으로 가동하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이번 시즌 성적 외에도 김 감독과 구단의 갈등, 그의 재계약 여부 등이 2017년 내내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특히 김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에는 어김없이 구단과 마찰하며 각종 뉴스를 쏟아냈다. 그의 퇴장 혹은 재계약은 한국 야구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입력 2017-04-12 10:23:40

  • 이경호 스포츠동아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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