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72

2017.01.18

스포츠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3총사 반전이 필요하다

큰경기 활약 손흥민, 부상 회복 기성용, 경기 출장 이청용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입력2017-01-16 16: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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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축구팬을 가장 흥분케 하는 ‘별들의 전쟁터’인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캡틴 박지성(36·은퇴)이 명문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이름을 날린 이후 어느덧 우리나라 축구팬에게도 익숙한 리그가 됐다. 이후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김두현, 조원희, 이청용, 지동원, 박주영, 기성용, 김보경, 윤석영, 손흥민 등 많은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았다.

    2016~2017시즌 현재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는 한국 선수는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과 ‘쌍용’ 기성용(28·스완지시티 AFC), 이청용(29·크리스털 팰리스) 등 3명. 1월 5일 토트넘과 첼시 전을 끝으로 크리스마스 전후 열흘 동안 4경기 정도를 치르는 ‘박싱데이’ 스케줄을 마무리한 프리미어리그는 짧은 휴식기를 보낸 뒤 1월 14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시즌 후반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3총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다 2015~ 2016시즌 처음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은 손흥민은 데뷔 첫 시즌 28경기(교체 출장 15회 포함)에 출장해 4골을 기록했다. 바이엘 04 레버쿠젠에 이적료 2200만 파운드(당시 약 400억 원)를 내주고 야심차게 손흥민을 영입한 토트넘으로선 성에 차지 않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손흥민, ‘찬란했던 9월’을 되살려라

    그리고 두 번째 시즌. 시작은 그야말로 찬란했다. 손흥민은 9월 한 달 동안 프리미어리그 3경기에서 4골·1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인 최초로 ‘이달(9월)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스토크시티 전에서   2골·1도움, 미들즈브러 전에서는 2골을 기록하며 9월 한 달간 전 세계 축구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10월 이후 부상과 잦은 대표팀 차출로 눈에 띄게 성적이 떨어졌다. 족저근막 부상으로 10월 한 달간 전열에서 이탈한 게 결정적이었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득점 본능은 결국 11월까지 두 달간 침묵했고, 그사이 뜻하지 않은 이적설 등이 흘러나오며 불안해진 팀 내 입지를 드러냈다. 12월 스완지시티 전에서 1골·1도움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추스른 손흥민은 연말에 펼쳐진 사우샘프턴 전에서 리그 6호골(시즌 7호골) 폭발에 성공했지만, 새해 들어 벌어진 왓퍼드, 첼시 전에서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토트넘은 박싱데이 마지막 스케줄이던  1월 5일 리그 선두 첼시와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상대의 14연승을 제지했다. 손흥민은 교체 멤버로 나서 그라운드를 고작 2분 누볐을 뿐이다. 공을 단 한 번도 건드리지 못했다. 토트넘 처지에서 첼시 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큰 의미를 지닌 승부였던 만큼, 손흥민의 출장 시간이 짧았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손흥민은 큰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급선무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기록을 들여다보면 약팀에 강하고, 강팀에 약했다. 코치진이 ‘믿고 쓰는 카드’가 되지 못하는 이유다. 1월 9일 잉글랜드 FA컵 64강 애스턴빌라와 경기에서 시즌 8호골을 작렬했지만,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등 주전 공격수들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상태에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소속팀을 상대로 뽑아낸 득점포였다. 다수 영국 언론이 손흥민의 약점으로 ‘기복 있는 플레이’를 지적하고 있다. 팀 내 확실한 주전 공격수 자리가 흔들릴수록 분데스리가 복귀 등 각종 이적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며 그를 더 불안하게 할지도 모른다. 팀 상황에 따라 왼쪽 날개, 때로는 투톱 중 한 자리를 맡는 손흥민은 결국 골로 말해야 한다.

    한편 기성용과 이청용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둘은 10여 년간 FC서울과 국가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 ‘절친’으로 불리지만 이번 시즌 나란히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기성용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16년 11월 20일 에버턴 전 이후 발가락 골절이 발견됐다. 당초 3주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한 달이 훌쩍 지난 올해    1월 1일 AFC 본머스 전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2014~2015시즌 리그 33경기(교체 출장 3회 포함)에 나서 8골을 뽑으며 스완지시티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던 기성용은 지난 시즌 28경기(교체 출장 7회 포함) 출장에 2골에 그친 뒤 이번 시즌에는 아직까지 시즌 마수걸이 골도 신고하지 못했다. 최근 중국 슈퍼리그로부터 거액 제안을 받고도 뿌리친 그는 강등 위기에 처한 스완지시티의 ‘구원투수’ 구실을 다짐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부상 위험에서 벗어나 완벽한 몸 상태임을 증명하는 게 시급해 보인다.



    기성용은 부상 회복, 이청용은 성적 회복 급선무

    기성용(2012~2013시즌), 손흥민(2015~2016시즌)보다 이른 2009~2010시즌부터 볼턴 원더러스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이청용은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데뷔 시즌 34경기(교체 출장 7회 포함)에 나서 4골을 기록하며 최고 시즌을 보낸 이청용은 2010~2011시즌 31경기(교체 출장 6회 포함)에서 3골을 넣은 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13경기(교체 출장 9회 포함·1골)밖에 뛰지 못한 이청용은 이번 시즌 온전한 몸 상태임에도 코칭스태프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개막 이후 한동안 출장 기회를 잡았지만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11월 이후 단 4경기에 출장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 힘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득점도 없다.

    한동안 앨런 파듀 감독과 불화설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낸 이청용은 지난해 말 감독 교체라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지만 아직까지 별 효과가 없다. 파듀 대신 부임한 샘 앨러다이스 감독에게도 그다지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앨러다이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4경기에서 2경기(교체 출장 1회 포함)에만 출장했을 뿐이다. 새 감독이 구상하는 ‘주 전력’에서 빠져 있는 것이다. 1월 이후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장하며 조금씩 활로를 모색하는 기성용과 달리 이청용은 이런 추세라면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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