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01

2019.08.09

캣닥터 이영수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고양이 급식 노하우

  • 수의사·백산동물병원장

    vetmaster@naver.com

    입력2019-08-1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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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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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고양잇과 동물은 육식을 하며 강한 사냥 본능을 갖고 있다. 야생고양이는 작은 사냥감을 혼자 잡아 나 홀로 먹는다. 자연에서 잡아먹는 사냥감은 무게 대비 칼로리가 낮다. 따라서 여러 번 사냥해 자주 먹는다. 반면 집고양이는 보통 한 장소에서 다른 고양이와 함께 음식을 섭취하곤 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하루 1~2회 급식 받는다. 이런 급식 방식은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급식의 적 비만과 스트레스

    고양이는 하루에 적은 양을 여러 번 나눠 먹는 게 습성에 맞다. 음식을 한번에 많이 주면 과식하게 되고 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고양이 사료는 맛도 좋고 빠르게 먹을 수 있도록 제조돼 과체중을 유발한다. 집고양이는 스트레스와 지루함 때문에 과식할 때가 많다. 그래서 체중이 늘면 점프나 사냥놀이 같은 육체활동을 기피하는 비만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두 번째는 스트레스와 연관된다. 다묘 가정의 경우 싫어하는 다른 고양이와 같은 밥그릇을 쓰는 것을 꺼리는 고양이가 종종 있다. 안전한 장소로 빨리 돌아가려고 게걸스럽게 먹은 뒤 구토하는 습관도 생길 수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음식을 잘 먹지 못해 영양 불균형이 초래된다. 

    국제고양이수의사회 가이드라인은 야생고양이의 식이 방법에 맞출 것을 주문한다. 이를 통해 음식을 구걸하는 행동이나 불만, 고양이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집고양이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40~66kcal이다. 다만 고양이에 따라 비만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우리 집 고양이의 비만도나 체중부터 측정하도록 한다.

    푸드퍼즐(food puzzles)로 즐겁게 먹이 탐색!

    푸드퍼즐을 집 안 곳곳에 둔다. 고양이가 스스로 음식을 꺼내 먹을 수 있게 해주면 사냥 본능이 자극돼 스트레스가 줄고 비만도 예방된다. 푸드퍼즐은 형태가 고정돼 있거나 굴려서 사용하는 방식처럼 종류와 난이도가 다양하다. 고양이가 닿을 수 있는 높은 장소 또는 새로운 곳에 음식을 두는 것도 고양이의 탐색 욕구를 자극할 수 있어 추천한다. 24시간 내 필요한 양만 급식기에 넣는다. 자동 급식기를 사용한다면 한 달에 한두 번 체중을 잰다.



    다묘 가정이라면 고양이 성향부터 파악

    고양이가 싫어하는데도 다른 고양이와 가까운 거리에서 음식을 먹게 하면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건강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먼저 가정 내 고양이 그룹의 역학관계를 파악해 밥그릇과 음수기, 화장실을 어디에 둘지 결정한다. ‘어떤 고양이들이 서로 피해 다니는가’ ‘각 고양이가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어디인가’를 살펴본다. 그 후 서로 분리된 장소에 여러 개의 밥그릇을 둔다. 밥그릇을 놓아둘 위치는 선반이나 탁자처럼 높은 공간을 활용하는 식으로 고양이의 특성에 맞춘다. 물론 이때도 화장실과 가까운 곳은 피한다.

    스트레스 줄여주는 간식 보상

    훈련이나 적절한 보상을 위해 간식을 주는 것은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서적 자극과 흥미를 높인다. 푸드퍼즐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 간식으로 훈련할 수도 있다. 간식거리로는 쉽게 먹일 수 있고 열량이 낮으며 한입거리가 적당하다. 특히 하루에 필요한 열량의 1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하루 급식량을 계산할 때는 간식 열량도 포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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