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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닥터 김형준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주인님 혈액형을 아세요?

고양이 응급상황 대비 혈액형 인지 필수…헌혈 문화도 확산돼야

주인님 혈액형을 아세요?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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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도 혈액형이 있다. 사람이 대부분 자신의 혈액형을 알고 있는 것과 달리, 반려묘의 혈액형을 알고 있는 보호자는 많지 않다. 고양이에게 혈액형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매우 드물다. 최근 국내 반려묘 수가 늘어나면서 고양이 혈액형에 대한 관심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A형 고양이가 전체의 90%

고양이 혈액형은 크게 A형, B형, AB형으로 나뉜다. 해외 통계에 따르면 A형이 전체의 약 90%, B형이 약 10%, AB형은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이는 대부분 A형이지만 브리티시 쇼트헤어, 터키시 앙고라, 아비시니안 등 몇몇 품종묘의 경우 B형일 확률이 높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한국 고양이(Korean domestic short hair)의 경우 아직까지 혈액형 분포가 조사된 바 없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추정하건대 적잖은 한국 고양이가 B형일 것으로 판단된다. 

사람은 Rh형 등 특이한 혈액형이 존재하나, 고양이는 현재까지 AB방식의 혈액형이 일치함에도 수혈 적합성이 불량할 때 특이 혈액형으로 추정할 뿐, 국내에는 아직 특수 혈액형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람의 경우 사고나 질병으로 수혈이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 혈액형은 그저 알고 있어야 하는 정보로 간주된다. 간혹 몇몇 매체에서 또는 지인으로부터 Rh- 혈액을 급구한다는 내용을 접하거나 위중한 지인을 돕기 위해 헌혈증을 모을 때, 혹은 헌혈할 때 혈액형 정보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고양이에게 혈액형은 왜 중요할까. 의료기술의 발달 및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로 아픈 고양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되면서 사전정보로 혈액형을 알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은 이제 가족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반려동물의 치료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반려인의 적극성이 과거에 비해 상승했다. 이와 동시에 반려동물에 대한 질병 진단 및 치료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수혈이라는 적극적인 조치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만큼 치료율도 높아지고 있다. 

고양이 혈액형을 미리 알아두면 평균 수명을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동물병원에서 진료하다 보면 15세 넘는 고양이가 적잖으며, 20세를 넘어선 고양이도 간혹 본다. 노령묘가 증가한 만큼 노령성 질환도 많아졌는데, 대표적인 노령성 질환 가운데 하나가 바로 종양(암)이다. 미국, 일본 등의 통계에 따르면 몇 년 전부터 고양이의 질병 사망 원인 1위가 종양인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노령성, 종양성 질환의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수혈이 필요한 빈혈 상태가 종종 확인된다.


고양이도 헌혈할 수 있다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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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수혈 조건이 까다롭다. 사람의 경우 O형이 다른 혈액형을 가진 이에게 수혈할 수 있는 것처럼, 강아지도 유니버설 도너(universal donor)가 있다. 또한 강아지는 유니버설 도너의 혈액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최초 1회에 한해 다른 혈액형으로 수혈할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는 유니버설 도너가 없으며, 응급 수혈이 필요한 경우에도 다른 혈액형을 수혈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반려묘의 혈액형을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수혈이 필요한 아픈 반려동물이 늘어나면서 혈액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유럽,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동물혈액은행(Animal Blood Bank)과 헌혈(Blood Donation)이 치료 목적의 혈액 공급에 각각 절반 정도를 책임지고 있다. 국내도 비슷한 구조지만 헌혈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동물혈액은행이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혈이 필요한 반려동물에 비해 혈액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체구가 큰 품종이 없어 한 고양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혈액량이 제한적이고, 채혈을 위해서는 전신마취가 필요하며, 강아지 혈액보다 빨리 변질돼 보관 시간이 짧은 점 등 여러 특징 때문에 적절한 혈액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반려동물 헌혈은 몇몇 대학 동물병원과 일선 동물병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헌혈 과정에서 반려동물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혈액형 검사를 포함한 전반적인 검사를 실시한다. 또한 헌혈을 마친 후 반려동물과 반려인에게 감사의 표시나 추후 검진에 대한 혜택을 주기도 하며, 헌혈 전 검사를 통해 혹시 숨어 있는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는 기회도 된다. 

수혈은 혈액이 급히 필요한 고양이를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이를 대체할 다른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 내 고양이의 헌혈이 다른 고양이의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 헌혈에 동참하는 행렬이 이어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주간동아 2018.11.16 1164호 (p66~67)

  • 김형준 수의사ㆍ백산동물병원장 ppir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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