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62

2018.11.02

캣닥터 김명철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고양이 감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 입력2018-11-05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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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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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눈이 붓는 증상으로 동물병원을 찾는 고양이가 늘고 있다. 이 경우 대부분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virus)의 영향으로 결막염이 생겨 눈이 붓고 호흡기 질환으로 진행된다. 고양이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특성상 잠복감염인 사례가 많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증상이 나타난다. 재채기와 콧물도 동반한다. 

    사람이 독감 예방접종을 하듯이, 고양이 종합백신에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도 포함돼 있다. 특히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파보(parvo), 칼리시(calici) 등 다른 바이러스보다 항체 형성이 잘 되지 않는 편이라 매년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환절기 집 안 환경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느 시점에 병원 치료를 받게 해야 할까. 환절기 고양이에게 가장 큰 변화는 실내 난방에 따른 습도 저하다.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는 습도를 40~60%로 유지해야 한다. 

    면역력 유지를 위한 주기적인 사냥놀이도 필수다. 날이 추워지면 고양이도 따뜻한 장소만 찾아다니고 활동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보호자의 주기적인 사냥놀이가 고양이에게는 활력을 되찾아줄 것이다. 

    이렇게 관리했는데도 어느 날 고양이 눈이 퉁퉁 부어 있다면 생리식염수나 1회용 인공눈물로 눈을 씻겨주고 상태를 살핀다. 다음 날 눈이 가라앉았다면 괜찮지만 노란 눈곱이 끼어 있으면 2차 세균 감염이 시작된 것이므로 바로 동물병원으로 가 치료하는 것이 좋다. 방치하면 각막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각막 형광염색 등의 방법으로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한쪽 눈에 결막염이 생겼다 반대편 눈까지 붓고 재채기와 콧물 증상도 보인다면 병원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병원 진료 후에는 집에서 고양이의 컨디션과 함께 식욕을 확인해야 한다. 

    후각으로 식욕을 느끼는 고양이는 콧물이 나면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 이 경우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 평소 먹던 사료에 간식을 소량 올려줘 더 많이 먹을 수 있게 한다. 그래도 음식을 먹지 않으면 영양가 높은 처방식 캔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감기가 나은 뒤에도 고양이가 간식 캔을 요구한다면 하루 이틀 먹는 양이 줄더라도 무시해야 습관이 되지 않는다. 

    재채기, 콧물에서 더 진행돼 발열과 심한 기침 증상까지 나타난다면 입원이 필요하다. 기관지염 또는 폐렴에 이른 경우 통원 치료만으로는 낫지 않으니 입원 후 수액 및 항생제 처치, 항바이러스제 투약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예방한다고 알려진 보조제 엘라이신(L-lysin)은 생각보다 효과가 없다. 최근 논문들은 엘라이신이 치료용으로 적합하지만 예방용으로는 그다지 추천할 만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다만 보조제에 첨가된 항산화 성분들이 신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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